광화문·서울·청계광장, 한달 한번은 행사 없게… 서울시 '비움의 날' 검토

정지섭 기자
입력 2019.10.22 03:01

서울시가 종로구 광화문광장 등 도심 광장 3곳에서 한 달에 하루 어떤 행사도 진행하지 않는 '광장 비움의 날'을 지정해 운영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21일 확인됐다. 시민 의견을 묻는 절차를 거쳐 여론이 호의적일 경우 주 1회까지 확대한다는 구상이다. 각종 행사와 집회·시위로 광장이 혼잡해지고 소음도 심해지면서 광장을 일상적인 휴식 공간으로 돌려달라는 시민들의 요구가 커져 시가 운영 방식의 개정 검토에 나선 것이다. 시가 광화문광장 재조성 사업을 추진하면서 꾸린 광화문시민위원회에서 먼저 제안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시에 따르면 '비움의 날' 지정과 운영을 우선적으로 검토 중인 곳은 광화문광장 중 중앙광장, 서울광장 중 서편, 청계광장 전체 등 3곳이다. 시는 이 지역들에 대해 매달 특정일을 비움의 날로 지정해 어떤 행사도 치르지 않는 방안을 구상 중이다. 요일로는 월요일이 유력하다. 다른 요일보다 행사 진행 횟수가 상대적으로 적었기 때문이다.

광화문광장·서울광장·청계광장은 모두 자체 운영 조례가 있다. 서울시는 이 조례들에 비움의 날을 운영할 수 있는 근거 조항을 추가하는 방안을 들여다보고 있다. 가령 광화문광장 조례의 경우 시장이 사용 허가 여부를 결정할 때 검토해야 하는 사항(6조)에 '시민 휴식권 보장을 위해 시장이 행사 사용을 제한할 필요가 있다고 인정하는 경우'를 추가해 '비움의 날' 운영 근거를 만들자는 것이다.

시 내부에선 '비움의 날'에 대한 시민 호응이 상당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광장에서 무분별하게 열리는 집회와 시위, 이로 인한 교통 혼잡과 각종 소음 등에 대한 민원이 끊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시는 시민 의견을 충분히 들은 뒤 최종 결정을 내릴 방침이다. 먼저 시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시민 의견 청취 사이트인 서울민주주의서울플랫폼, 광장 운영과 관련한 사항을 심의하는 협의체인 열린광장운영시민위원회 등을 통해 여론을 수렴하기로 했다. 시는 또 베를린·런던·프라하 등 광장으로 이름난 해외 도시들의 광장 운영 규정도 참고해 우수한 사례는 적극적으로 도입할 계획이다.


조선일보 A14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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