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당 출신 문희상 국회의장 발언 논란⋯"내년 총선, 어느 당이든 3분의 2 몰아줬으면"

김명지 기자
입력 2019.10.21 17:40 수정 2019.10.21 20:40
민주당 출신 무당적 국회의장, 특정 정당 지지 의사 오해 소지 논란
"촛불 민심 제도화하고 헌법 고치고 검찰개혁 할 사람 눈 부릅뜨고 뽑아야"
"선거법 한번도 합의 처리된 적 없다⋯숫자로 처리할 수밖에 없어"
文의장 측 "3분의 2 발언, 선진화법 불합리성 설명하다 나온 발언일 뿐⋯특정정당 지지발언 아냐"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을 마치고 21일 귀국한 문희상 국회의장은 마지막 순방지인 조지아 트빌리시에서 가진 기자단과 인터뷰에서 내년 4월 총선과 관련 "합의·토론할 수 있는 사람들로, (전체 의석) 과반이 아니라 3분의 2를 어느 당이든 몰아 줬으면 싶다"고 말했다. 문 의장은 "광장에 나와서 소리 지르지 말고 촛불 민심을 제도화하고, 헌법을 고치고, 검찰개혁 등 개혁 입법을 할 사람을 눈 부릅뜨고 뽑아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문희상 국회의장이 세르비아·아제르바이잔·조지아 순방 마지막 일정으로 동행 기자단과 인터뷰하고 있다. 문 의장은 21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연합뉴스
문 의장의 이 발언은 이른바 '검찰개혁' 등의 과제를 추진하기 위해 내년 총선에서 어느 당이든 전체 의석의 3분의 2 이상을 갖는 힘 있는 정당이 나와야 한다는 취지로 해석된다. 문 의장은 '어느 당이든'이라고 했다지만 현 정부·여당이 '촛불 혁명'으로 태어난 정권을 자처하고 '검찰개혁'을 내걸고 있다는 점에서 내년 총선에서 여당이 압도적으로 승리해야 한다는 뜻을 은연 중에 드러낸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문 의장은 민주당 출신이지만 국회의장은 당적(黨籍)을 가질 수 없어 현재 무소속 신분이다. 야당에선 그런 문 의장이 '친정'인 민주당 편을 노골적으로 들고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문 의장은 민주당이 추진하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 신설안와 검·경 수사권 조정안에 대해 "지금 검찰개혁은 시행령과 지침 등으로 할 수 있는 것은 다 했는데, 입법을 하지 않으면 '앙꼬없는 찐빵'이 된다"며 "개헌과 개혁입법 과제 중 겨우 3건(선거법과 사법개혁 법안 2건)을 패스트트랙에 올렸는데 지금 와서 나자빠지면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선진화법상 패스트트랙 요건을 느슨하게 해서 웬만한 법안은 패스트트랙에 올릴 수 있게 해야 한다"고도 했다.

문 의장은 자유한국당이 반대하는 연동형 비례대표제를 도입하는 선거법 개정안과 관련, "(선거법은) 한번도 합의 처리 된 적 없다. 선거법 합의 처리는 천만의 말"이라며 "선거 날짜, 구역 획정을 정했었는데 착각하는 것이다. 숫자로 처리할 수밖에 없었고 그래서 선진화법이 생겼다"고 했다. 문 의장은 "왜 숙려 기간을 두겠는가"라며 "그 안을 바로 표결에 들어가는 게 아니고 합의하라고 숙려 기간을 둔 것 아닌가"라고도 했다. 지난 4월 패스트트랙 지정 과정에서 불거진 의원들간 고소·고발 및 인사청문회의 여야 대립과 관련해서는 "지금의 선진화법은 말도 안되며 청문회법도 고쳐야 한다"며 "이대로 가다가는 나라가 결단 난다"고 했다.

문 의장은 여야의 정치 협상을 통한 사법제 관련 법안과 선거법 개정안의 '일괄 타결'을 거듭 강조했다. 문 의장은 "(본회의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서는 (과반인) 150표 이상이 필요하니 결국 일괄타결 밖에 답이 없다"며 "예산과 사법개혁 법안, 정치개혁 법안 등 모든 것을 뭉뚱그려 (일괄타결)해야 한다고 예측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국회는 합의에 의해 운영하는 것이 최선"이라면서도 "그러나 (국회의장으로서) 아무것도 안할 순 없는 것 아닌가"라고 했다. 문 의장은 "국회가 결정하지 않으면 안된다"며 "3당 원내대표는 무조건 합의를 도출해야 한다. 만나서 협상하라"고 했다.

이에 대해 국회의장실 관계자는 "문 의장이 내년 총선에서 3분의 2를 어느 당에 몰아달라고 한 것은 현행 국회 선진화법의 불합리성을 설명하는 과정에서 나온 곁 가지일 뿐, 특정 정당을 지지해 달라는 뜻으로 해석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는 이어 "문 의장의 해당 발언은 '여야 합의 처리'에 방점이 있다"고 말했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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