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한 부모…딸 귀신 쫓는다며 무속인 주술행위 적극 돕고 목도 졸라

이지은 인턴기자
입력 2019.10.21 15:30
귀신을 쫓아낸다며 주술의식을 하다가 딸을 죽게 한 부모와 무속인이 경찰에 붙잡혔다. 부모는 무속인이 주술의식을 할 때 이를 적극적으로 도왔고, 심지어 딸에게 귀신이 들어가지 못하도록 한다며 목을 조르기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조선 DB
전북 익산경찰서는 상해치사 혐의로 무속인 A씨(43)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21일 밝혔다. 또 B씨(27·여)의 부모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입건했다.

이들은 지난 6월 전북 익산 모현동의 한 아파트와 군산 금강하구 둑에서 주술의식을 하던 중 B씨를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지난 6월 18일 오전 "딸이 숨을 쉬지 않는다"는 B씨 부모의 신고를 받고 현장에 출동했다. 경찰과 119구급대가 현장에 도착했을 당시 B씨는 이미 숨진 상태였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숨진 B씨를 살피던 중 얼굴과 양팔에 붉은 물질이 묻어 있는 것을 발견했다. 경찰은 이 붉은 물질이 주술 의식에서 부적 글씨를 쓸 때 사용되는 ‘경면주사’일수도 있다고 판단해 본격적인 수사에 나섰다. 또 경찰은 B씨의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조사 결과 무속인 A씨는 주술의식을 행하기 위해 B씨의 얼굴에 뜨거운 연기를 쐬게하고 B씨의 부모는 B씨가 움직이지 못하도록 꽉 붙잡은 것으로 드러났다. 또 B씨의 부모는 귀신이 다시 B씨의 몸으로 들어가는 것을 막는다는 이유로 옷 등으로 B씨의 목을 조른 것으로 밝혀졌다.

경찰은 B씨를 부검한 결과 얼굴에 묻은 ‘경면주사’의 수은 성분이 수은중독을 일으켜 B씨의 사망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았다. 경찰은 또 A씨가 피운 뜨거운 연기로 인해 입은 흡입화상과, 부모가 목을 조른 것이 질식사로 이어져 B씨가 사망했다고 추정하고 있다.

경찰 관계자는 "정확한 사망원인을 밝히기 위해 수사에 오랜 시간이 걸렸다"며 "경면 주사에 의한 수은중독과 연기흡입, 호흡곤란 등이 질식의 복합적 원인으로 나왔다"고 밝혔다.

한편 A씨는 "부모들 때문에 B씨가 숨진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으며 B씨의 부모는 "무속인이 시키는 대로 했을 뿐"이라며 혐의를 강하게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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