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검찰개혁 정치공방이 국민갈등 증폭"...통합메시지 예상 종교지도자 만남서 또 정치탓 했다

박정엽 기자
입력 2019.10.21 14:35 수정 2019.10.21 16:08
[종교지도자 靑 초청오찬]

"국민 공감 개혁조치도 정치권 귀 기울이지 않고 정치 공방만"
"협치·통합 노력했지만 큰 진척 없어" 보수야당 비판
조국 전 장관 사태에는 "합법적 제도 속 불공정도 해소해달라는 것이 국민 요구"

문재인 대통령이 21일 종교 지도자들과 만나 "검찰개혁이나 공수처 설치 등 개혁을 위해 필요한 조치로 국민의 공감을 모았던 사안도 정치적 공방이 이뤄지면서 국민 사이에서도 갈등이 일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과 종교지도자들이 21일 청와대에서 오찬 간담회 전 대화를 나누고 있다.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날 주요 종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한 자리에서 이같이 언급한 뒤 "총선이 다가오기 때문에 정치적 갈등이 더 높아지고 정치적 갈등은 곧바로 국민 갈등으로 증폭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취임 후) 우리 나름대로 협치를 위한 노력을 하고, 많은 분야에서 통합적 정책을 시행하면서 나름대로 노력해왔다"면서 "국민 통합이란 면에서 크게 진척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런 언급은 일가(一家)의 각종 불법·비리 의혹에도 문 대통령이 조국 전 법무장관 임명을 강행해 두달 가까이 대규모 도심 집회 등 찬반 논란이 벌어졌음에도 그 원인이 정치권의 공방 때문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해석된다. 야당에서는 청와대의 인사 검증 문제나 임명 강행으로 불거진 국론 분열의 책임을 야당 등 정치권에 떠넘기는 것이냐는 반응이 나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조 전 장관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이번에 국민들의 목소리를 들어보니 공정에 대한 국민들의 요구는 그보다 높았다"면서 "불법적 반칙이나 특권 뿐만 아니라 합법적 제도 속에 내재돼있는 불공정까지 모두 해소해달라는 것이 국민들의 요구였다"고 했다.

이 발언을 두고도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씨에 대해 검찰이 각종 비리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한 상황과는 거리가 있는 인식이란 지적이 나온다. 문 대통령의 사태 인식이 조 전 장관 임명을 강행하면서 "본인이 책임져야 할 명백한 위법 행위가 확인되지 않았다"고 했던 것과 크게 달라진 게 없다는 것이다.

문 대통령은 "제가 지난 2017년 처음 종교 지도자들을 모셨을 때 우리 정치가 국민 통합을 이끌어내는 데 부족한 점이 많으니, 종교지도자들께서 국민 통합과 화합을 위해 큰 역할을 해달라고 당부했다"면서 "우리 정부는 집권 후부터 나라다운 나라,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최고 국정 목표로 세우고 공정한 사회를 위한 많은 노력을 기울여왔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정치가 귀를 기울여야 한다"면서 "그렇게 된다면 우리 사회의 공정을 한 단계 더 높일 수 있는 좋은 계기도 될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제도 속에 어떤 불공정한 요인이 내포돼있는지를 찾아내고 어떻게 고쳐나갈 것인지 건강한 논의들이 이뤄져야 하는데 공정에 대해서도 구체적 논의는 없고 정치적 공방거리만 되고 있는 실정"이라며 "국민 통합과 화합을 위해 대통령인 저부터 우리 정치 모두가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겠지만 종교지도자들께서 더 큰 역할을 해주셔야겠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마지막으로 "우리 사회에 어려운 점들이 많다"면서 "세계 경기가 빠르게 하강하는 가운데 우리 경제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태고, 남북 관계도 북미 대화가 막히면서 진도를 더 빠르게 내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했다.

이날 오찬간담회에는 조계종 원행 총무원장, 이홍정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총무, 김성복 한국교회총연합 공동대표, 김희중 한국천주교 주교회의 의장, 오도철 원불교 교정원장, 김영근 성균관 관장, 송범두 천도교 교령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이 각 종단의 종교 지도자들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함께 한 것은 2017년 12월 6일과 올해 2월에 이어 세번째다. 문 대통령은 지난 7월에는 조계종과 천태종 등 불교계 지도자들과 오찬을 함께 했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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