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朝鮮칼럼 The Column] 北 '굿모닝 미사일' 막는 최적의 한 수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입력 2019.10.21 03:17

北 미사일 대응한 초보적 협력도 없이 '3불 정책' 편 건 中華事大
미사일 방어 美와 통합하면 한·미 동맹, 北 핵·미사일 방어… 첨단 미래 산업 발전에 도움

신원식 前 합참 작전본부장·예비역 육군 중장
북핵은 날로 고도화하고 있다. 북한은 핵물질 생산을 계속하고, 이스칸데르형 미사일에다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인 북극성 3형까지 선보였다. 우리 능력만으론 미사일 발사 전 파괴나 방어가 어렵다. 그런데 문재인 정권은 아무 대책도 없이 평화가 왔다고만 한다. 김정은이 착한 남자라고 무조건 믿으라는 소린가.

확장 억제는 미국이 세계 경찰 역할을 한다는 보증수표다. 핵무기, 미사일 방어, 재래식 군사력이라는 세 가지 억제 수단을 가지고 동맹국과 우방국까지 지켜준다는 약속이다. 우방국에는 단순히 확장 억제 수단을 제공하는 정도지만, 동맹국과는 연합작전의 틀에서 이를 공유한다.

확장 억제 수단을 얼마나 공유하느냐에 따라 동맹 강도를 구분할 수 있다. 전술핵을 포함해 거의 모든 수단을 공유하는 미·나토 동맹은 가장 강력하다. 미·일 동맹은 핵을 제외한 재래식 군사력과 미사일 방어를 공유하니 그다음쯤 된다. 한·미 동맹은 재래식 군사력만 공유하니 미·일 동맹보다 한 단계 아래다. 미국은 본토는 물론 해외 주둔 미군과 동맹국을 방호하기 위해 동맹국과 미사일 방어 작전을 통합하는데 우리만 중국을 자극한다는 이유로 거부하고 있다.

탄도미사일은 속도가 너무 빨라 방어를 하려면 '지휘통제-탐지-요격 시스템'이 즉각, 이른바 '실시간' 연동돼야 한다. 미국은 세계를 4개 권역으로 나눠 본토는 북부사령부, 유럽은 유럽사령부, 중동은 중부사령부, 아시아·태평양 일대는 인도·태평양사령부가 지휘·통제하고 전략사령부에서 이를 총괄한다. 세계 전 지역에서 발사된 미사일을 탐지하기 위해 우주·지상·해상에 수백 개 레이더가 촘촘히 배치돼 있다. 3만6000㎞ 상공에 떠 있는 고고도 위성이 미사일 발사 즉시 나오는 불꽃을 탐지하면 저고도 위성이 이를 추적한다. 이어 탐지 거리 5000㎞ 안팎인 장거리 레이더와 1800㎞ 이내인 사드와 이지스함 레이더 등이 정확한 데이터를 산출해 요격미사일에 제공한다. 요격은 상공 2000㎞부터 22㎞ 사이에서 고도별로 지상발사요격미사일(GBI), 해상 요격미사일(SM-3), 사드, 패트리엇 등이 담당한다.

북 미사일은 발사 몇 분 후면 우리 땅에 떨어져 긴밀한 한·미 연합 작전이 필수적인데 중계기를 통해 간접적으로 협조하고 각자 대응한다. 이스라엘·일본·나토는 미국과 통합 작전은 물론 정기적인 연합 훈련과 무기 공동 개발 등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하는데 우리는 초보적 협력조차 안 하고 있다. 현 정부는 한술 더 떠 '사드 추가 배치, 미국 미사일 방어와 통합, 한·미·일 동맹' 안 한다는 3불(不)을 중국에 다짐했다. 훗날 최악의 중화사대(中華事大)로 기억될 수 있다.

우리도 미국과 탄도미사일 방어 작전을 통합하고 높은 수준의 협력을 하면 어떤 이점이 있을까. 우선, 손상된 한·미 동맹을 강화하는 계기를 만들 수 있다. 나토처럼 핵 공유까지 더하면 북핵 위협을 완벽히 억제하고, 중국이 북 비핵화에 발 벗고 나서게 할 수 있다. 중국은 북핵을 방관해서 얻는 것보다 한·미 미사일 방어 통합과 핵 공유로 잃을 게 훨씬 많기 때문이다.

둘째, 북한이 당장 핵·미사일을 쏘더라도 우리 국민을 보호할 가능성이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지구가 둥근 탓에 미사일 발사 즉시 탐지할 수 있는 수단은 군사위성이 유일하다. 미·일의 위성 정보를 바로 받으면 우리 대응에 그만큼 여유가 생긴다. 앞으로 나토와 일본처럼 자체 군사위성을 가져도 즉시성과 신뢰도를 위해선 한·미 간 실시간 정보 공유는 필수다. 특히 미국의 최첨단 요격 수단과 통합하면 최근 발전한 북 미사일도 거뜬히 막아낼 가능성이 커진다.

셋째, 미국과 무기를 공동 개발하면 성공이 확실하고, 그 과정에서 습득한 첨단 기술은 미래 산업 발전에도 도움이 될 것이다. 엄청난 속도로 날아가는 작은 점에 불과한 미사일을 맞히는 것은 첨단 과학의 결정체다. 이스라엘은 미국과 공동 개발로 자체 4중 방어망을 구축했고 일본은 요격 고도가 사드 10배인 신형 SM-3를 공동 개발했다. 우리만 독자 개발로 2020년대 중반 2중 방어망을 만들겠다고 고집하는데 성공할지는 미지수다. 성공해도 일부 지역만 방어할 수 있다. 성공 전까진 뾰족한 대책이 없으니 그냥 넋 놓고 있으면 되는 건가.

북 핵 위협에서 당장 국민을 보호하는 간단하고 확실한 방법은 '한·미 미사일 방어망 통합'뿐이다. 이어서 '9·19 군사합의'를 폐기해 국군을 정상화하고 북핵 대응 능력을 체계적으로 확충해야 한다. 상식적인 해법을 놔두고 현 정권은 반대로만 한다. 잘못된 이념과 정치가 국민을 벼랑 끝으로 내몰고 있다.


조선일보 A30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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