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대진연, '美대사관저 점거' 담당 경찰관 실명·휴대전화 공개하며 항의전화 독촉

박상현 기자 백윤미 기자
입력 2019.10.20 15:49 수정 2019.10.20 16:49
대진연, 수사 경찰관 소속·실명·휴대전화 온라인 공개
"접견 금지는 인권침해" 항의 전화 독촉
경찰관 "전화 많이 받았다"면서도 말 아껴

"면회 금지를 의뢰한 남대문 경찰서 OOO경위에게 강력한 항의전화를 해주시기 바랍니다. OOO경위: 010-XXXX-XXXX"

지난 18일 주한미국대사관저를 무단 침입해 점거 시위를 벌인 친북(親北) 성향 대학생 단체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이 체포된 회원들을 조사하는 담당 경찰관의 소속과 실명, 휴대전화 번호를 소셜미디어에 공개해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대학생진보연합이 ‘미대사관저 무단 침입 사건’ 다음 날인 19일 오후 3시 20분 페이스북에 올린 경찰 내부 공문. 담당 경찰관의 소속과 실명, 휴대전화 번호를 공개하고 ‘항의전화’라는 글을 적었다. /대진연 페이스북 캡처
대진연은 지난 19일 페이스북에 피의자 접견 금지를 신청한 담당 경찰관의 실명과 휴대전화 번호를 올리고, 항의전화를 독려하는 문구를 적었다. 남대문서는 미대사관저 침입 사건의 주동자를 찾는다는 취지로 입건된 피의자들에 대한 접견금지를 신청했다.

대진연은 페이스북에 A경위의 실명과 휴대전화 번호를 그대로 노출하면서 "남대문서에서 주동자를 찾는다며 면회를 일체 금지시키고 있는 것은 명백한 인권침해"라며 "면회 금지를 의뢰한 남대문서 A경위에게 강력한 항의전화를 해달라"고 했다. 또한 A경위가 의뢰한 '유치인 접견 금지 요청' 경찰 내부 공문도 소셜미디어에 그대로 게재했다. 대진연 측은 체포된 대진연 회원들의 성명과 주민등록번호는 모두 모자이크 처리하면서도 담당 경찰관인 A경위의 이름과 휴대전화 번호에는 별도 표시를 한 뒤 ‘항의전화’라고 적었다.

A경위는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통화에서 "관련 전화를 많이 받고 있다"면서도 "더이상 드릴 말씀은 없다"고 말을 아꼈다.

이에 대해 김계리 변호사(법무법인 서인)는 "판례에 따르면 공무집행방해죄에서 협박죄는 객관적으로 상대방(경찰관)으로 하여금 공포심을 느끼게 하기에 족하면 되고 상대방이 현실로 공포심을 일으킬 것까지 요구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경찰관이 전화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협박죄 적용도 가능할 것"이라고 했다.

채명성 변호사(법무법인 선정)는 "개인 신상을 올려 경찰관이 전화를 많이 받고 있는 상황이라면 공무집행방해죄나 협박죄 등 적용을 검토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채다은 변호사(법률사무소 월인)는 "경찰관의 연락처가 공용이 아닌 개인 휴대전화일 경우 개인정보법 위반 소지가 있다"고 했다.

남대문경찰서 측은 "현재 수사에 집중하고 있으며, 추후 공무집행을 방해하면 (대응을) 검토해 볼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중구 정동에 위치한 주한미대사관저 담장을 넘은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학생들을 경찰이 연행하고 있다. /뉴시스
앞서 대진연은 지난 18일 오후 사다리 2개를 이용, 3m 높이의 담벼락을 넘어 미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해 "해리스 떠나라" "(방위비)분담금 인상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경찰은 당시 대진연 회원 19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9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검찰은 이 중 7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고, 이들의 구속 전 피의자심문(영장실질심사)은 오는 21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대진연은 지난 18일 미대사관저 월담 과정도 페이스북을 통해 실시간 생중계했다. 일부 진보단체는 입건 이튿날 서울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국적 항거를 한 대학생들을 즉각 석방하라"며 "주한미대사를 규탄하는 우리 대학생들의 의로운 행동은 처벌이 아니라 오히려 혈세강탈을 막고 재정주권을 지키려 한 의로운 행동으로 격려받아야 한다"고 밝혔다. 대진연은 체포된 회원 석방을 요구하는 1인 시위와 온라인 탄원서 서명을 받고 있다. 구속영장이 청구된 대진연 회원들은 모든 진술을 거부하면서 항의 단식을 이어가는 것으로 알려졌다.

말모이100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