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사일·어뢰 매달고 10시간 잠수함 사냥… 한국 온 美 최신예 '포세이돈' 초계기

변지희 기자
입력 2019.10.20 10:00 수정 2019.10.20 11:35
[美 해군 최신예 해상초계기 올라보니]
ADEX2019서 美해군 P-8A 포세이돈 성남공항 전시
동체·날개에 하푼미사일, 레이저유도폭탄·어뢰 등 무장 탑재
해상 감시·정찰·방어 위해 레이더·카메라, 적외선 센서 설치
우리도 작년 6월 방추위서 6대 구매 확정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에 전시된 P-8 포세이돈./보잉 제공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포세이돈은 '바다의 신(神)'이다. 바다를 지배하는 포세이돈은 현대전(戰)에서 해상초계기 P-8A의 별칭이 됐다. 표적을 탐색하고 추적해 교전하는 능력이 뛰어나 신의 이름이 별칭으로 붙었다. '잠수함 사냥꾼'이라 불리는 미 해군 최신예 해상초계기 P-8A가 '서울 국제 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19)' 참가차 최근 주일 미군기지에서 성남 서울공항으로 날아왔다. 북한이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할 수 있는 신형 잠수함 건조에 나선 상황에서 우리 정부는 2022년부터 1조9000억원을 투입해 포세이돈 6대를 도입할 계획이다.

하푼 미사일을 장착할 수 있는 날개의 장착점./변지희 기자
지난 16일 서울공항에 전시된 P-8A는 먼발치에서 봤을 때 민항기로 착각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P-8A는 미 보잉사의 민항기 모델인 보잉737을 베이스로 개발됐다. 하지만 가까이 다가가니 P-8A 별칭이 왜 포세이돈이 됐는지 실감났다.

P-8A 포세이돈은 대잠전 수행을 주 임무로 하나, 추가로 대함전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다목적 해상 초계기다. 먼저 P-8A 동체와 날개에는 설치된 무장(武裝) 장치가 한눈에 들어왔다. 하푼(Harpoon) 대함 미사일이나 레이저유도폭탄(LGB), 합동직격탄(JDAM) 등을 탑재할 수 있는 장치였다. 동체 앞쪽에 2개, 엔진이 있는 양쪽 날개에 각각 2개씩 있다. 양 날개에는 하푼 미사일만 탑재할 수 있다. 일본 오키나와 미군기지에서 근무하고 있는 제임스 앨러비(James Allerbe) 중위는 P-8A 동체에 대해 설명하면서 "내부에도 5개의 무장창이 있는데 어뢰 5개와 수색구조키트 등을 탑재할 수 있다"고 말했다.

P-8A 꼬리부분의 적외선 탐지장치./보잉 제공






P-8A 동체 옆면의 적외선탐지장치./변지희 기자
해상에서 수상·수중을 감시·정찰하는 초계기는 무장 못지 않게 '눈'이 중요하다. 초계기의 눈은 레이더와 카메라, 각종 센서들이 담당한다. P-8A에는 다기능 감시 레이더인 고해상 AN/APY-10 해상 수색레이더, 가시광선과 적외선 대역의 영상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는 전자광학 적외선 센서, 적외선 유도미사일의 추적을 차단할 수 있는 대응체계 등이 탑재돼 있다. 적외선 감지센서는 동체 양 옆과 꼬리 날개 부분에 장착돼 있었다. 앨러비 중위는 "적외선 센서들이 미사일이 날아오는 것을 감지하면 기체가 회피기동을 하면서 바로 옆 화염분출구에서 화염이 나오게 된다"고 말했다.

P-8A는 기체에 탑재된 여러가지 센서들의 융합 능력도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양한 센서에서 수집되는 각종 영상과 신호정보를 융합해 해석할 수 있고, 컴퓨터 시스템과 네트워크 체계가 개방형으로 설계돼 다양한 작전을 유연하게 구성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정찰과 무기시스템을 수월하게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고 한다.

P-8A 내부의 워크스테이션./변지희 기자
P-8A 내부에 들어서자 5석의 워크스테이션(work station)이 일렬로 배치돼 있었다. 자리마다 모니터가 장착돼 있다. 보통 임무 수행 때는 조종사 3명에 레이더와 음향센서 담당자 4명, 전술 코디네이터 1명이 구성된다고 한다. 엘러비 중위는 "정보 수집 임무를 수행할 때는 전술 코디네이터가 1명 더 탑승한다"고 했다. 워크스테이션에는 레이더와 카메라, 음향 담당자들이 표적을 식별해 스크린샷을 찍어 외부로 전송할 수 있다고 한다.

소노부이 랙(Rack·보관함)./보잉 제공
해상초계기는 잠수함 탐지·추적 등 수중의 적(敵)을 감시하는 게 주 임무다. P-8A는 잠수함 움직임을 잡아내기 위해 음향 탐지 부표 소노부이를 129개까지 실을 수 있다. 예를 들어 P-8A는 30기 정도의 소노부이를 투하하여 감시할 수 있는 구역을 4곳 이상 할당받아 감시할 수 있다. P-8A는 기존 대잠작전 구역보다 더욱 큰 구역을, 그것도 여러 곳을 할당받아 감시한다. 넓은 구역에서 많은 수중 표적을 탐지하여 식별할 수 있는 표적이 많다는 것을 뜻한다.

P-8A는 다수의 구역에서 수중 음향 데이터를 수집해 네트워크를 통해 다수의 아군 대잠 전력들과 공유한다. 적의 잠수함이 진입할 것이 확실한 해역, 대잠경계 우선순위가 높은 해역 등 지정된 구역에서 더욱 넓은 영역을 감시함으로써 잠수함을 탐지할 확률이 높고, 아군의 핵심 해상작전 자산과 항구로 적 점수함이 접근할 여지를 최소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잠수함이 방사하는 소음에는 비교적 협소한 사운드 채널을 통해 전파되는 대역 음향도 다수 있기 때문에 다양한 심도에 청음(聽音) 부이를 고정해야 탐지 가능성을 더욱 높인다.


소노부이 발사 장치./변지희 기자
P-8A 기체 내부 뒷편엔 소노부이 발사 장치 3개가 설치돼 있었다. 각각 10개씩 소노부이를 탑재할 수 있다. 발사 장치에 소노부이를 탑재하는 임무는 센서 담당자들 중 근무조가 아닌 사람이 맡는다고 한다. 컴퓨터를 통해 어느 소노부이가 어떤 발사장치에 들어가 있는지도 확인할 수 있다. 앨러비 중위는 "날씨가 좋을 땐 소노부이를 1000ft(300m) 고도에서도 바다에 전개할 수 있다"고 했다.


P-8A 조종석./변지희 기자
P-8A는 해상초계기 중 가장 높은 고도에서 가장 멀리 비행할 수 있다. P-8A가 등장하기 전까지 최강으로 평가받은 초계기는 P-3C 오라이언(Orion)이다. 1960년대 전력화된 이후 현재까지 757대가 생산됐다. 하지만 기체노후화로 인해 미 해군은 P-3C를 순차적으로 P-8A로 대체하고 있다. 미군은 P-8A가 P-3C의 3배 이상의 임무 수행 능력을 갖췄다고 평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P-8A는 마하 0.82(음속의 0.82배) 속도로 최대 4500마일(7242㎞) 이상을 비행할 수 있다. 최저 비행고도는 500ft(152m), 최고비행고도는 4만ft(1만2192m)다. 최고속도는 시속 907km에 이른다. 한번 비행에 최장 10시간 이상 하늘에 머물 수 있다. 공중급유를 받으면 지상에 내리지 않고 한번에 20시간 이상 비행할 수 있다. 최대 이륙중량은 8만5820kg이다.

P-8A은 보잉 737-800ER 여객기를 기반으로 개발됐다. 보잉 박영태 이사는 "보잉 737이 세계에서 4000대가량 운용되고 있기 때문에 P-8A에 필요한 부품을 손쉽게 납품받을 수 있어 유지 보수 비용도 절감할 수 있다"고 말했다. 현재 P-8A는 미국, 인도, 뉴질랜드, 호주, 영국, 노르웨이 군이 운용하고 있다. 우리 군도 작년 6월 방위사업추진위에서 차기 해상초계기로 포세이돈을 FMS(대외 군사 판매) 방식으로 6대 구매하기로 확정했다.

☞P-8A 포세이돈
뛰어난 탐지능력을 바탕으로 대잠·대함작전 같은 전투 임무 이외에도 감시·정찰, 수색· 구조, 인도적 지원과 재난 구호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할 수 있는 최고의 해상초계기다. P-3을 대체하기 위해 2009년 첫 비행을 시작으로 2013년 미 해군에 처음으로 도입됐다. P-8A는 2014년 3월 8일 인도양에서 추락한 말레이시아항공 370편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에 투입되기도 했다. 2017년 3월 31일에는 남대서양에서 원인 미상으로 침몰한 우리나라 스텔라데이지호의 실종자 수색 작업에도 참여했다. 전 세계에서 운용 중인 P-8A의 누적 작전 비행 시간은 10만시간이 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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