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공관 무단침입인데…"애국적 항거"라며 석방 요구한 진보단체

권오은 기자
입력 2019.10.19 18:09
주한미국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한 혐의로 입건된 친북(親北) 성향 ‘한국대학생진보연합(대진연)’ 회원들과 관련, 진보단체들은 19일 "애국적 항거를 한 대학생들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한국진보연대와 민주노총 통일위원회 등 시민사회단체 회원들이 19일 오후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지난 18일 주한 미국 대사관저에 담을 넘고 들어가 농성을 벌인 한국대학생진보연합 회원들의 석방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대진연·한국진보연대 등 진보단체들은 이날 오후 3시 서울 중구 남대문경찰서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주한미대사를 규탄하는 우리 대학생들의 의로운 행동은 처벌이 아니라 오히려 혈세강탈을 막고 재정주권을 지키려 한 의로운 행동으로 격려받아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해리 해리스 주한미대사는 지난 14일 방위비 분담금 5배 인상요구는 정당하다며 한국이 5분의 1만 감당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는 새빨간 거짓말을 했다"며 "(주둔경비 증액이) 12월 31일까지 타결돼야한다며 한국을 압박했다"고 주장했다.

대진연 회원들은 전날인 18일 오후 2시 56분쯤 사다리 2개를 이용, 3m 높이의 담벼락을 넘어 서울 중구 정동 미대사관저에 무단 침입했다. 이들은 "해리스 떠나라" "(방위비) 분담금 인상 절대 반대" 등의 구호를 외쳤다. 당시 해리스 대사는 청와대 행사에 참석 중이었다.

경찰은 대진연 회원 19명을 현행범으로 체포해 서울 남대문·종암·노원경찰서에서 조사를 벌이고 있다. 해리스 대사는 이날 오후 본인의 트위터에 "대사관저에 무단으로 난입한 시위대 관련 대처를 잘해준 대사관 경비대와 서울지방경찰청에 감사 인사를 드린다"며 "19명이 체포됐고, (제) 고양이들은 무사하다"고 적었다.

이와 관련, 한충목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해리스 대사가 경찰청에 감사의 편지를 보냈고 감사의 말과 더불어 우리 고양이도 무사하다는 말을 했다고 한다"며 "빈말일지라도 대학생들이 연행과정에서 다친 점에 대해 물어봐야 하는 것 아닌가? 일국의 대사가 할 법안 말이 아니다"라고 했다. "학생들이 석방되지 않으면 각계 종교·시민 ·사회단체와 함께 미국 대사관은 물론 청와대에도 국민적인 항의 투쟁을 이어가겠다"고도 했다.

정종성 한국청년연대 상임대표는 "해리스 대사는 대한민국 국민들을 고양이보다 못한 존재로 여기는 것"이라며 "이러니 방위비 부담금을 6조원으로 올리라고 헛소리를 지껄이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대진연 측은 "대학생들이 미국 대사관을 방문 한 것은 미국의 뻔뻔한 방위비 분담금 요구를 항의하기 위해서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경찰은 미대사관저 무단 침입 혐의로 입건된 대진연 회원들에 대한 구속영장 신청 여부를 검토 중이다. 체포된 대진연 회원들은 묵비권을 행사하며 경찰 조사를 거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관계자는 "구체적인 범행 동기를 전혀 말하고 있지 않아 수사가 길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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