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사퇴 첫 주말에도 광화문·여의도 등서 거리정치 맞대결…"공수처 설치" vs "조국 구속"

권오은 기자 박소정 기자
입력 2019.10.19 17:35 수정 2019.10.19 22:23
조국 전 법무장관 사퇴 이후 첫 주말 집회
한국당·우리공화당, 광화문·서울역서 장외 집회
여의도로 간 진보, "국회 각성하라" 공수처 설치 주장
보수단체, 맞불집회…"曺 사퇴, 보여주기일 뿐"
서초동에선 親文 네티즌 주도 단체가 집회 열어

조국 전 법무부 장관 사퇴 후 첫 주말인 19일에도 광화문·여의도·서초동 등 서울 도심 곳곳에선 진보·보수 진영 간 집회 세력 대결이 이어졌다. 자유한국당은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대규모 집회를 열고 "문재인 정권을 심판해야 한다"고 했다.

이른바 ‘서초동 집회’를 열어 "조국 수호" "검찰개혁"을 외치던 진보 진영은 ‘타깃’을 국회로 바꾸고 여의도로 장소를 옮겨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를 주장했다. 여의도에선 ‘조국 구속’을 요구하는 보수단체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일부 진보 네티즌들은 서초동에서 집회를 이어가며 ‘검찰 개혁’을 요구했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공수처 설치를 요구하는 촛불 집회가 열리고 있다. /조인원 기자
국회 앞 진보-보수 맞불집회…"공수처 설치" VS "조국 구속"
"조국을 수호하자"던 ‘검찰개혁 사법적폐청산 범국민시민연대(범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6시부터 국회 앞 의사당대로에서 ‘제10차 촛불문화제’를 열었다. 이들은 공수처 설치 법안이 조속히 통과돼야 한다는 취지로 국회를 향해 목소리를 높였다.

이날 무대에 오른 정청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전 세계 국가 중 대한민국 검찰이 제일 센 무소불위의 권력을 갖고 있다"며 "검찰 개혁은 시대정신이다. 결코 물러설 수 없다"고 주장했다.

진성준 전 민주당 의원은 "공수처법을 발의했던 자유한국당이 공수처를 반대한다"며 "뒤가 구려도 너무 구린 저들 입장에서야 무서울 것"이라고 말했다. "고위공직자들이 권한·지위 남용해서 온갖 부정부패 비리 저지르는 것 끝장내고, 청렴 공화국 만들기 위해 공수처를 설치해야 한다"고도 했다.

의사당대로에 모여든 집회 참가자들은 ‘응답하라! 국회’ ‘설치하라! 공수처’ 등의 문구가 적힌 손피켓을 흔들었다. "공수처를 설치하라" "국회는 각성하라" 등의 구호도 나왔다. 지난 집회에 이어 대형 태극기를 집회 끝에서 끝으로 옮기는 퍼포먼스도 했다. 주최 측은 경찰에 집회 인원 3만명을 신고했다.

범시민연대는 이날 오후 9시 50분쯤 국회 앞에서 집회를 마쳤다. 이후 집회 참가자들은 "정치검찰 OUT!" "자한당(자유한국당) OUT!" 등의 구호를 외치며 샛강을 건너 한국당 당사 앞까지 행진했다.
보수 진영의 맞불집회도 열렸다. 자유연대 등 보수성향 시민단체들은 이날 오후 2시부터 의사당대로에서 ‘애국함성문화제’ 집회를 열었다. 주최 측은 집회 인원으로 2000명을 신고했다. 이들은 "조 전 장관의 사퇴는 보여주기에 불과하다"며 "조국 구속" "정경심 구속" "문재인 탄핵" 구호를 반복해서 외쳤다.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열린 '애국함성문화제'에서 자유연대 등 참가자들이 사법부 개혁, 공수처법 저지 등을 촉구하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서초동 집회’ 당시 서초동 누에다리가 보수와 진보를 갈랐다면, 이번에는 불과 20m 폭의 의사당대로 중앙분리대가 그 역할을 했다. 양측은 예비 집회 도중 서로 스피커 소리를 키우는 등 견제구를 주고받았다. 경찰은 중앙분리대를 통한 원활한 집회 통제가 어려울 것으로 판단, 중재 끝에 보수단체가 집회 장소를 금융감독원 앞 여의대로로 옮겼다.

◇한국당 "개혁해야 할 건 검찰 아닌 文정권"…우리공화당도 서울역 집회
자유한국당과 우리공화당은 각각 이날 오후 1시쯤부터 각각 서울 광화문광장과 서울역 광장 일대에서 현 정권을 비판하는 집회를 열었다. 자유한국당은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를 열고 "공수처 불가" "패스트트랙 저지"를 주장했다. 우리공화당은 태극기집회를 열고 "문재인 대통령 퇴진" "공수처법 저지"를 주장했다.

자유한국당은 이날 자체 추산 10만여 명이 참석한 장외집회에서 ‘공수처 설치 반대’ 등을 요구하며 현정부 심판론을 내세웠다. 이들은 "국민의 명령이다 조국 인사참사 문재인은 각성하라", "사법장악 언론장악 문정권은 사죄하라", "못살겠다 갈아보자" 등 구호를 외쳤다.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 등이 19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국민의 명령, 국정대전환 촉구 국민보고대회’ 이후 청와대 인근으로 행진하고 있다. /뉴시스
황교안 한국당 대표는 "여권에서 '조국이 끝났는데, 무슨 장외집회냐'라고 하지만 여기서 멈출 것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에 대해) 더 가열차게 싸우고, 반드시 끝장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여권에서 검찰 개혁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진짜 개혁할 것은 검찰이 아니라 문재인 정권"이라며 "문재인 정권은 옥상옥(屋上屋)인 공수처를 만들겠다고 하는데 내 맘에 안들면 검찰이 수사를 하든 안하든 공수처를 통해 수사해서 구속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북한 측 비협조로 무관중·무중계 경기로 진행된 월드컵 아시아지역 예선 남북 맞대결도 비판의 도마 위에 올랐다.황대표는 "선수들은 '다치지 않고 돌아온 게 다행'이라는데, 이 정부는 북한에 항의 한마디 했냐"며 "김정은 북한 눈치 보느라 할말도 할일도 못하는 이 정부 과연 믿어도 되겠냐"고 했다.

나경원 원내대표도 "기괴한 축구 경기 한 장면으로 이 정권의 남북관계 상황 현주소를 알 수 있었다"고 했다.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전날 문재인 대통령이 주한(駐韓) 외교단 청와대 초청 리셉션에서 2032년 서울·평양올림픽 지지를 당부한 것에 대해 "과연 대한민국의 대통령이 맞느냐"고 했다. 오후 2시 40분쯤 한국당 행사를 마친 후 집회 참석자들은 청와대 인근 청운효자동 주민센터까지 가두행진을 했다.

19일 오후 서울 서초동 서초대로에서 열린 ‘우리가 조국이다 시민참여 문화제’ 모습. /연합뉴스
◇서초동서도 ‘검찰개혁’집회…친문 네티즌 "검찰이 범인"
‘서초동 집회’를 이끌던 범시민연대가 빠진 자리에는 인터넷 커뮤니티 회원들로 구성된 ‘북유게사람들’이 집회를 열었다. 이날 오후 6시부터 서울중앙지법 앞에서 ‘우리가 조국이다 시민참여 문화제’를 진행했다. ‘북유게사람들’은 친문(親文) 성향 커뮤니티 ‘루리웹’에서 활동하는 일부 네티즌들이 만든 단체로 알려졌다. 경찰에 신고한 집회 참가 인원은 1만4000명이다.

이들은 조 전 장관 관련 수사가 계속되는 상황에서 촛불집회 장소를 서초동이 아닌 여의도로 옮긴 것에 대해 ‘회군(回軍)’이라고 비판하며 서초동에서 집회를 이어가겠다는 입장이다. 집회 참가자들은 "검찰이 범인이다" "공수처를 설치하라" 등의 구호를 외쳤다.

이날 집회에는 예상보다 많은 인원이 모여, 경찰이 오후 6시 30분쯤 4차선 한방향에서 8차선 양방향으로 집회 공간을 넓혀주기도 했다. 이들은 오는 26일에도 같은 장소에서 촛불을 들 계획이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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