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 한마디도 행성의 관심 모아" 북한, 김정은 우상화 점입가경

김경화 기자
입력 2019.10.19 03:00

北 3일째 '백마 등정' 대대적 선전 "청년 장군 김일성 다시 뵈옵는 듯"

북한이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백두산 백마 등정'을 3일째 대대적으로 선전했다. 지난 3월 김정은 스스로 지시한 '과도한 우상화 자제령'이 무색해진 모습이다. 전직 통일부 관리는 18일 "인민들 피부에 와 닿는 성과·업적이 없으니 '상징 조작'을 통해 인위적으로 김정은의 위대성을 강조하고 있다"며 "미·북 관계 교착에 따른 제재 장기화로 민심 이반이 심각하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3면 전면에 '절세의 영웅 우리의 장군'이라는 제목의 정론을 싣고 "천하제일 명마를 타고 (백두산에) 오르신 그이의 거룩한 영상은 세계의 절정에 서신 현세기의 최강의 영수, 위대한 태양의 모습"이라고 했다. "김정은 조선" "민족의 영웅, 위대한 주인" "백두의 영웅" "세계를 다스리는 강대한 위인" 등 생소한 표현들이 다수 동원됐다.

신문은 특히 "일제의 백만 대군을 쥐락펴락하시던 20대의 청년 장군 빨치산 김 대장(김일성)의 그 모습 다시 뵈옵는 것만 같았다"며 김정은을 김일성의 반열에 올렸다. 고유환 동국대 교수는 "당과 지도자, 국가를 동일시하는 '김일성민족' '김정일조선'을 잇는 '김정은조선'이라는 표현으로 김정은을 선대와 동일시했다"고 말했다.

신문은 또 "오늘처럼 조선의 말 한마디, 작은 움직임 하나마저 행성의 거대한 관심을 모은 때가 언제 있었던가"라며 김정은을 "(열강들도) 정중한 존대와 전례 없는 경칭을 아끼지 않는 걸출하신 위인"이라고 했다. 작년 초부터 대대적 평화 공세로 미·중·러와 연쇄 정상회담을 열며 외교적 고립에서 벗어난 것을 '최대 치적'으로 내세운 것이다. 앞서 김정은은 '하노이 노딜' 직후인 지난 3월 "수령의 혁명 활동과 풍모를 신비화하면 진실을 가리우게 된다"며 자신에 대한 '과도한 우상화 자제령'을 내렸다.

한편 세계보건기구(WHO)는 지난 17일 공개한 '2019 세계 결핵 보고서'에서 북한을 결핵 고위험국으로 재지정했다. 지난해 북한에서 '후진국 병' 결핵으로 2만여명이 사망한 것으로 추산됐다. 이는 주민 10만명당 80명꼴로 한국(4.8명)의 16.7배, 세계 평균(20명)의 4배 수준이다.


조선일보 A8면
3일의 약속

오늘의 정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