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석기 찬양"… 내부 상벌위 제소된 광복회장

양승식 기자
입력 2019.10.19 03:00

김원웅 회장 취임 후 계속 잡음… 옛 통진당 인사들과 총선 얘기
회원들 "조중동 보지 말라고 해"
광복회 정관엔 정치적 중립 명시, 보훈처 "위반 여부 검토 후 조치"

김원웅〈사진〉 광복회장이 이석기 전 통진당 의원을 찬양하고 자유한국당을 폄훼하는 등 정치적 중립을 어기고 있다는 이유로 내부 상벌위원회에 제소된 것으로 18일 알려졌다. 김 회장은 지난 6월 취임 이후 김원봉 서훈을 추진하고, 군인 출신이라는 이유로 청와대에 박삼득 신임 보훈처장 임명 철회를 요청하는 등 각종 잡음을 일으켰다. 하지만 김 회장은 정치 편향적 행보를 멈추지 않았고, 그로 인한 불만이 광복회 내부에서 표출된 것이다.

광복회 정관(定款)에는 정치적 중립이 명시돼 있다. 그러나 본지가 이날 입수한 광복회원 A씨의 김 회장 제소장에는 "(김 회장이) 통진당 이석기를 찬양하고, 한국당 폄훼 발언을 했다"며 "광복회 구성원들의 분열을 조장할 수도 있는 매우 위험한 작태"라고 적시돼 있다.

이와 관련, 한 광복회 지회장은 "김 회장이 1년 동안 지회장들을 지켜보면서 저쪽(한국당) 성향으로 알게 되면 무조건 용서 없이 커트 하겠다고 했는데 깜짝 놀랐다"고 했다. 또 다른 지회장은 "김 회장이 우리나라 정당 역사와 관련된 도표를 그려가면서까지 이석기가 왜 훌륭한지를 설명했다"며 "억울하게 감옥에 들어갔고 빨리 석방해야 한다고 했다"고 했다. 김 회장과 사석에서 만났다는 한 지회장은 "조중동 신문을 보지 말라는 말도 있었다"며 "지회에 그 신문이 있으면 그런 성향인 것으로 알겠다는 취지였다"고 했다. 광복회 정관에는 '특정정당 또는 특정인을 지지·반대하는 등 일체의 정치활동을 할 수 없다'고 돼 있지만, 이를 위반하고 있다는 것이다. 광복회 내부 관계자는 "편향적 발언을 한두 번이 아니라 대놓고 여러 곳에서 하고 있다"고 했다.

김 회장은 지난달 5일 통진당의 후신 격인 민중당 측 인사들과 간담회를 가지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김 회장은 "내년 총선도 '진보 대 보수'가 아니라 '민족 대 반민족'의 마지막 대결이 되어야 한다"고 했고, 민중당 홍성규 사무총장은 "광복회의 모든 사업에 민중당이 적극 함께하겠다. 내년 총선이 확실한 분기점이 되어야 한다"고 했다. 김 회장은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와도 만났지만, 자유한국당 쪽 인사들과는 만나지 않았다. 광복회 관계자는 "한국당, 바른미래당 지도부와는 간담회 같은 공식적인 만남이 없었다"고 했다.

정부 관계자는 김 회장의 행보에 대해 "실제로 김 회장이 제소장에 나오는 행동과 발언을 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광복회의 관리·감독 기관인 국가보훈처는 최근 총선을 앞두고 정치적 중립을 당부하는 내용의 공문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그만큼 광복회 내부 사태가 심상치 않음을 인식한 것이다.

광복회 관계자는 "회장이 공적인 자리가 아닌 사석에서 의견 표출을 한 것으로 안다"고 해명했다. 보훈처는 "국가유공자 등 단체 설립에 관한 법률 제14조에 따라 각 단체는 특정 정당의 정강을 지지, 반대하거나 특정 공직 후보자를 지지하거나 반대하는 등의 정치 활동을 할 수 없다"며 "이에 따라 정치 중립 위반 여부를 검토해보고 그 결과에 따라 상응한 관리·감독 조치를 취하겠다"고 했다.


조선일보 A8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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