꾀병 정황 동생은 親與매체 인터뷰… 아내는 나흘째 진단서 안내고 버텨

윤주헌 기자
입력 2019.10.19 03:00

[조국 게이트] 병원에 드러누운 조국 아내와 동생… 이런 피의자 가족은 없었다

조국 동생 "꾀병 보도는 가짜뉴스, 나는 채용비리 주범 아니다"
조국 아내, 변호인만 18명… MB·박근혜 前대통령보다 많아

웅동학원 교사 채용 대가로 2억1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는 조국 전 법무부 장관 동생 조모씨가 지난 17일과 18일 병상에 누워 언론과 연이어 인터뷰했다. 자신이 '꾀병'을 앓고 있다는 언론 보도는 "전부 가짜 뉴스"라고 했다. 그가 넘어져 허리디스크가 악화돼 병원에 입원했다는 지난 6일 멀쩡히 걸어 다니는 모습이 방범카메라에 찍혔는데도 그렇게 말했다.

조 전 장관 아내 정경심씨도 한 병원에 입원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최근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하면서도 진단서를 검찰에 내지 않고 있다. 검찰은 이 사건 핵심 인물인 두 사람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한다는 방침이지만 두 사람 모두 병원에 누워버리면서 영장 청구 여부와 시기를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지금까지 여러 피의자를 봤지만 가족들이 영장 청구를 앞두고 동시에 이러는 경우는 별로 보지 못했다"고 했다.

병상 인터뷰 - 18일 조국 전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병상에 누워 YTN 취재진과 인터뷰하고 있다. 이날 인터뷰에서 조씨는 일부 혐의에 대해 인정하면서도 자신이 주도하지 않았다는 취지로 답변했다. /YTN
조씨는 부산의 한 병원에서 지난 17일과 18일 각각 인터넷 매체 오마이뉴스, YTN과 인터뷰했다. 일종의 '병상 변론'이었다. 그는 실제 아프다고 했다. 그가 부축 없이 병원 내부를 활보하는 장면이 찍힌 방범카메라를 검찰이 확보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검찰이 그런 말을 했다면 거짓말"이라고 했다.

그는 지난 7일과 8일 자신이 입원했던 대학병원이 발급한 치료 소견서도 공개했다. 7일 소견서에는 '수술적 치료가 필요할 것으로 사료됨'이라고 적혀 있다. 그렇지만 8일 소견서에는 '상하지의 근력 회복 소견을 보여 수술적 적응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음'이라고 돼 있다. 수술을 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다. 소견서 내용에 변화가 생긴 이유에 대해 조씨는 "검사들이 (병원에) 와서 수술해도 되니 마니 얘기하니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검찰은 "8일 소견서가 정밀 진단 결과여서 더 정확하다"고 했다. 그는 YTN 인터뷰에선 자신이 채용 비리 주범(主犯)이 아니라는 취지로 해명했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가 주범이 맞는다"고 했다.

뇌종양·뇌경색 진단을 받았다는 정씨는 18일까지도 관련 진단서를 검찰에 내지 않았다. 지난 15일 처음 뇌경색과 뇌종양 진단을 받았다고 주장한 이후 줄곧 진단서를 내겠다는 입장만 밝힌 채 실제로는 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그러면서도 "뇌 질환을 앓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정씨 변호인단은 이날 "정씨의 건강 상태나 질병에 관해선 자료를 수사기관에만 제출할 예정"이라고 했다. 정씨 측은 지난 15일 저녁 검찰에 '입원 증명서'를 보냈는데 여기에는 진단서 발급 병원이나 진단 의사 이름이 없었다. 가짜 증명서 아니냐는 논란이 일자 정씨 변호인단은 "병원 등을 밝히면 (내용이 공개돼) 다른 환자들에게 피해가 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나 검찰이 이를 외부에 공개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한 변호사는 "상식에 맞지 않는 해명"이라고 했다.

이날 법원은 동양대 총장 명의 표창장을 위조한 혐의로 기소된 정씨의 첫 공판 준비 기일을 진행했다. 재판부는 검찰에 2주 내에 정씨 측에 사건기록 열람과 복사 등을 할 수 있게 하라고 주문했다. 정씨 변호인단에는 '이석기 내란선동 사건'을 변호했던 김칠준 변호사 등을 포함해 변호인이 18명(법무법인 3개) 포함됐다. 전직 대통령들보다 규모가 큰 변호인단이다. 이명박 전 대통령의 경우 2심이 진행 중인 현재 변호인 13명이 변호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1심 때 7명이었지만 이후 계속 줄었다.

한편 검찰은 조 전 장관 일가가 운영하는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 비리에 그의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이 관여한 정황에 대해 수사 중이다. 검찰은 박 이사장 자택에 보관돼 있던 시험지가 사전에 유출돼 채용 대가로 뒷돈을 건넨 응시자에게 흘러갔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씨가 자택에서 시험지를 가져갔다는 것이다. 검찰은 박 이사장, 웅동학원 이사를 겸임하고 있는 정씨 등도 채용 비리를 알고 있었을 수 있다고 의심하고 있다.

조선일보 A5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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