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전 실제보니] 대한축구협회가 밝힌 녹화중계 취소의 '진짜 이유'

스포츠조선=이원만 기자
입력 2019.10.17 17:34
[축구회관=스포츠조선 이원만 기자] 대한축구협회가 사상 초유의 '깜깜이 매치'로 치러진 축구 국가대표팀 '벤투호'의 북한 원정경기 녹화 중계 취소 사태에 대해 공식 해명했다.
벤투호는 지난 15일 북한 평양의 김일성 경기장에서 2022 카타르월드컵 아시아지역 2차 예선 H조 3차전을 치렀다. 그러나 이 경기는 중계도 없고, 관중도 없고, 취재진도 없는 '3無' 경기로 열렸다. 급한대로 평양의 AFC 감독관이 AFC에 선수교체, 경고, 스코어 등 현장 상황을 메신저를 통해 알리면 AFC가 대한축구협회로 이를 포워딩하고 다시 대한축구협회가 자체 SNS와 출입기자단에게 알리는 3단계를 거쳐 한줄 현장소식이 국내 팬들에게 전달됐다.
이런 와중에 당초 17일 오후로 예정됐던 KBS의 녹화중계마저 취소되자 축구 팬들의 원성이 폭발했다. 관련 기사의 댓글에는 '정부 음모론'마저 제기되는 형편이다. 워낙 공개된 정보가 없고, 상식적으로 이해되지 않는 일이 벌어진 탓에 생긴 현상이다. 결국 대한축구협회는 출입기자들을 대상으로 북한으로부터 받은 경기 영상 상영회를 개최하는 동시에 녹화 중계 무산의 자세한 속사정을 밝혔다.
대한축구협회는 17일 오후 문자메시지를 통해 출입기자단에 3시30분부터 축구회관에서 북한전 영상 상영회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실제로 확인한 중계영상의 화질은 매우 조악했다. 내용을 떠나 일단 화면 비율부터 과거의 '4대3' 비율이었다. 해상도 역시 SD급으로 현재의 국내 방송 표준인 '16대9 HD, 1280X720 또는 1920X1080 픽셀'과 맞지 않았다. 이는 과거 브라운관 TV에서 쓰이던 표준이다. 화상도는 720X480 픽셀, 40만 화소 정도로 열악했다.
결국 이런 기술적 문제로 인해 KBS 측에서 녹화 중계 취소를 결정하게 된 것이었다. 대한축구협회 이정섭 홍보마케팅 실장은 "녹화 중계 취소와 관련해 여러 억측이 나와 이번 상영회를 개최하고 배경에 대해 설명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이어 이 실장은 "당초 경기 후 북측으로부터 경기 영상이 담긴 DVD를 받았다. 하지만 현장에서 이 영상이 '방송 중계용'인지 아니면 관례적으로 상대 팀에 주는 '경기 기록물'인지 명확한 설명을 받지 못했고, 현장 확인도 불가능했다"면서 "귀국 후 공항에서 DVD 재생이 되는 노트북으로 영상을 확인했다. 중계사인 KBS PD가 직접 확인한 결과 화질 자체가 방송에 적합하지 않고, 또한 DVD도 복사본이어서 영상 퀄리티가 더욱 떨어졌다. 결국 KBS 측에서 녹화 중계 취소를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더불어 이 영상물에 대한 권리 활용 범위가 명확치 않은 점도 녹화 중계 취소의 한 이유로 작용했다고 덧붙였다. 이 실장은 "대표팀이 가지고 온 DVD는 한 장이다. 그러나 이것이 보도 배표용으로 활용이 가능한 지에 대한 명확한 답변을 북한으로부터 듣지 못했다. 그래서 가공과 배포에 더욱 조심스러운 입장이다. 이 영상물을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는지 (저작권을 지닌)북한에 질의했지만 응답이 얼마나 신속하고 정확하게 올지는 알 수 없다"고 밝혔다.
마지막으로 대한축구협회 측은 이 영상을 편집해 축구 팬들이 볼 수 있도록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실장은 "축구팬들의 알 권리를 충족시키기 위한 방안을 고민 중이다. 전체 분량을 공개하기는 권리 부분에 대한 모호성 때문에 어렵지만. 전후반 하이라이트를 편집해서 축구팬들이 볼 수 있도록 하겠다. 축구협회 홈페이지를 통해 영상 클립을 확인할 수 있도록 준비 중"이라고 말했다.
축구회관=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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