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시민, 양승동 사장 거론 KBS 법조팀 문제삼자 KBS, 특별팀 구성 발표…사실상 현 취재팀 배제

손덕호 기자
입력 2019.10.09 23:28 수정 2019.10.10 11:08
유 이사장, 9일 오전 라디오서 "내가 KBS 양승동 사장이면 김씨 인터뷰 영상과 뉴스 점검해볼 것"
오후엔 유튜브 방송서 "KBS CEO가 나서 공신력 위기 빨리 정리해야"
이후 KBS 진상조사위·특별취재팀 구성 발표⋯기존 조국 취재팀 취재 배제하고 감찰하겠다는 뜻인 듯
野 "중립적 보도 않던 KBS, 조국 수사 보도 더 편파적으로 보도하겠다는 것"

KBS가 9일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를 통해 KBS 법조팀이 조국 법무장관 관련 보도를 검찰에 유출했을 가능성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한 것과 관련해 "조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관련 취재 및 보도를 담당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유 이사장 의혹 제기에 조 장관 의혹이 불거진 후 두 달간 취재해 오던 법조팀 기자들을 사실상 조 장관 관련 보도에서 배제하겠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야당은 "문재인 정권 출범 후 중립적인 보도를 하지 않았던 KBS가 조 장관 관련 수사 보도에서 더 편파적으로 보도하겠다는 것이냐"라고 했다.

유시민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진행하는 유튜브 방송 '알릴레오'가 지난 8일 조국 법무부 장관의 아내 정경심씨의 증거인멸을 도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씨의 육성 인터뷰를 공개했다. /유튜브 캡처
KBS는 이날 저녁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외부 인사를 포함한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최근 의혹이 제기된 조 장관 및 검찰 관련 취재·보도과정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겠다"며 "KBS 시청자 위원과 언론학자 등 중립적인 외부 인사들이 참여해 관련 내용에 대해 충실히 조사한 뒤,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그 결과를 공개하겠다"고 했다. KBS는 이어 "진상 조사가 진행되는 동안 '조 장관 및 검찰 관련 보도를 위한 특별취재팀'을 구성해 관련 취재 및 보도를 담당하도록 하겠다"며 "특별취재팀은 통합뉴스룸 국장 직속으로 법조, 정치, 경제, 탐사 등 분야별 담당기자들을 망라하여 구성해, 국민의 알권리와 진실에 기반한 취재와 보도를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KBS는 이 같은 결정을 내린 배경에 대해서는 "알릴레오에서 제기한 KBS 보도 의혹에 대하여 전날 해명했지만, 관련 의혹이 완전히 해소되지 않고 추가적인 조사의 필요성도 제기됐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조 장관 아내 정경심(57)씨의 자산을 관리한 한국투자증권 직원 김경록(37)씨의 육성 인터뷰를 공개하며, 검찰과 언론이 밀접한 관계를 맺고 정보를 주고받고 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방송에 공개된 인터뷰에서 김씨는 "KBS와 인터뷰를 하고 들어왔는데, 인터뷰를 했다는 내용이 검사의 컴퓨터 대화창에 떠 있었다"며 "(누군가) ‘(김경록씨가) KBS와 인터뷰를 했다고 한다. 털어봐라. 조국이 김경록 집까지 쫓아갔단다’라고 보낸 메시지를 우연하게 보게 됐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KBS 법조팀장과 인터뷰했다고 했다.

이에 유 이사장은 "다른 검사가 아마 정보를 수집해서 조사하는 검사에게 준 것일 것"이라며 "공영방송이 중요한 검찰 쪽 증인을 인터뷰를 하고 인터뷰도 안 내고 검찰에 실시간으로 (정보를) 흘려 보낸다는 게 가능한 일인가 싶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어 "KBS 법조팀장과 인터뷰를 해도 완전히 묻히고 심지어 KBS가 자기가 하지 않은 말을 보도하니까 김 차장(김씨)이 언론을 굉장히 불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KBS는 전날 "KBS는 취재원의 인터뷰 내용을 유출하지 않았다"며 "인터뷰 직후 김씨의 주장 가운데 일부 사실관계를 분명히 할 필요가 있는 부분은 검찰 취재를 통해 확인한 적은 있으나, 인터뷰 내용 일부라도 문구 그대로 문의한 적이 없고 인터뷰 내용 전체를 어떤 형식으로도 검찰에 전달한 적이 없다"고 했다. KBS가 인터뷰를 하고도 보도하지 않았다는 유 이사장 주장에 대해서도 "인터뷰가 진행된 바로 다음날인 9월 11일 ‘9시 뉴스’에 2꼭지(기사 2개)로 보도됐다"고 했다. 그러면서 "허위사실 유포에 대해 법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자 유 이사장은 이날 라디오 방송과 유튜브 방송에 나와 양승동 KBS 사장을 압박하는 듯한 발언을 했다. 이날 오전 tbs라디오 '김어준의 뉴스공장'에 나와 KBS 반박에 대해 "제가 양 사장이라면 서둘러서 해명하기 전에 김씨와의 인터뷰 영상과 내보낸 세 꼭지의 뉴스를 보고 점검해 볼 것 같다"고 했다. 유 이사장은 이날 오후엔 유튜브 '알릴레오' 생방송에서 "전날 밤 '이상한 해명' 내지 법적 조치하겠다는 '으름장'은 보도국 차원으로 책임 범위가 넓어진 것"이라며 "CEO(최고경영자)가 나서 공신력의 위기를 빨리 정리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오전 라디오에서) 양 사장에게 인터뷰 영상과 (보도된) 뉴스를 비교해보라고 했다. 입수한 첩보에 따르면 오전 중 그 일이 실제 일어났다고 한다"며 "KBS 안에서 내부 논의를 한다니, 조금 지켜보면 좋을 것 같다"고 말했다.

유 이사장의 유튜브 생방송은 이날 오후 9시쯤 시작했다. KBS가 조 장관 보도 관련 '조사위·특별취재팀' 구성을 보도자료를 통해 알린 것은 오후 9시 19분이다. 유 이사장이 오전과 오후에 양 사장을 언급하는 발언을 한 뒤, KBS가 조사위와 특별취재팀을 구성한다고 밝힌 것이다. KBS가 진상 조사란 명목을 내걸었지만 그동안 조 장관과 여권 입장을 대변해온 유 이사장 주장을 제대로 검증하기도 전에 기존 취재팀 기자를 사실상 취재에서 배제한 것으로 해석되는 조치를 한 셈이어서 양 사장이 유 이사장 등 여권의 압박을 의식해 이런 조치를 취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야당에서 나왔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자유한국당 간사인 김성태(비례) 의원은 "KBS가 여러 사안을 보도함에 있어 공영방송의 위상을 상실한 지 오래됐다. 이번 사건도 정부의 흐름에 발맞추는 것이 아니냐"며 "KBS는 그동안 중립적인 보도를 하지 않았는데, 앞으로는 더 편파적으로 보도하겠다는 것"이라고 했다. 이어 "당 차원에서 어떤 조치를 할지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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