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3년 영장심사 포기한 32명 100% 구속...조국 동생만 풀려났다

정준영 기자
입력 2019.10.09 18:44 수정 2019.10.09 19:15
조국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지난 1일 조사를 받기 위해 백팩을 메고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웅동학원 허위소송 및 채용비리 혐의(배임, 배임수재)를 받는 조국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52)씨의 구속영장 기각을 두고 법조계에서 형평성 논란이 제기되고 있다.

9일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배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미 이루어진 점, 배임수재 부분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조사 등 수사 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전력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조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그러자 검찰은 "혐의의 중대성, (조씨가) 핵심혐의를 인정하고 영장심문을 포기하기까지 하는 등 입증의 정도, 종범 2명이 이미 금품수수만으로 모두 구속된 점,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행한 점 등에 비춰 납득하기 어렵다"고 강력 반발했다.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씨는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 대가로 2억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 등을 받고 있다. 조씨에게 뒷돈을 전달한 브로커 2명은 지난 1일과 4일 각각 구속됐다. 이들이 조씨에게 2억원을 전달한 뒤 수고비 명목으로 챙긴 돈은 수백만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씨가 브로커 중 1명을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진술도 확보했다고 한다.

법조계에서는 조씨의 기각 사유가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지적들이 나온다. 조씨는 허리 디스크 수술을 명목으로 8일로 예정됐던 법원 영장심사를 미뤄보려다, 검찰이 강제구인에 나서자 법원 심문에 설 기회를 포기했다. 통상 영장심사 포기는 피의자 스스로 구속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때 이뤄진다. 검찰은 구인 과정에서 의사 출신 검사 등을 보내 건강상태를 점검한 뒤 영장심사 진행에 무리가 없다고 판단했었다.

영장심사를 포기했는데도 영장이 기각된 건 매우 이례적이다. 대법원이 지난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2015~2017년 피의자가 스스로 영장심사를 포기한 32건에 대해 모두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최근 3년 간 전국 법원 구속영장 발부율은 2016년 81.8%, 2017년 80.9%, 2018년 81.3%로 영장이 청구된 피의자 5명 중 4명은 구속됐다.

법조계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나왔다.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 출신의 이충상(62·사법연수원14기)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이날 ‘조국 동생에 대한 영장 기각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교사 채용 관련 종범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는데도 주범인 조국 동생에 대해서는 영장 기각을 한 것은 큰 잘못이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차장검사 출신 김종민(53·연수원21기)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조국 동생같이 중대한 범죄에 불구속이면 구속될 사람이 별로 없다"며 "구속 사유에는 범죄의 중대성도 포함되는데 채용비리 2억원 수수만으로 구속 사유는 차고 넘친다"고 썼다. 한 검찰 간부는 "소환조사 때만 해도 큼직한 백팩을 메고 검찰에 나오더니, 구치소에서 풀려나올 때 허리에 손을 대고 나오는 모습을 보니 작위적이란 느낌을 받았다"며 "영장 판사가 법정에서 직접 심문했더라면 다른 결과를 맞았을 것"이라고 했다.

웅동학원 허위소송 및 채용비리 혐의(배임, 배임수재)를 받는 조국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9일 법원의 구속영장 기각으로 대기하고 있던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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