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상 前 영장판사 "조국동생 영장 기각,법원 스스로 오점 찍은 날" 공개 비판

정준영 기자
입력 2019.10.09 17:46 수정 2019.10.09 17:49
2004년 영장전담판사 때 盧 측근 여택수씨 구속영장 발부
"정경심, 정상 국가라면 영장 발부 확률 100%"
"정씨 영장 기각하면 삼권분립·법치주의 무너진 독재될 것"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를 지낸 이충상(62·사법연수원 14기·사진)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법원 스스로 오점을 찍은 날"이라며 조국 법무장관의 동생(52)에 대한 구속영장 기각을 공개 비판했다. 그는 영장 재판에 외압이 있던 것 아니냐는 의혹도 제기했다.


/경북대 법학전문대학원
이 교수는 9일 ‘조국 동생에 대한 영장 기각을 보면서’라는 제목의 글에서 "조 장관의 동생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오늘은 법원 스스로 법원에 오점을 찍은 날"이라며 "교사 채용 관련 종범 2명에 대해서는 구속영장이 발부됐는데도 주범인 조국 동생에 대해서는 영장 기각을 한 것은 큰 잘못이고, 어이가 없다"고 했다. 이 교수는 "조국 동생은 종범에게 증거를 인멸하고 외국으로 도망하라고 교사했고, 거액의 배임 혐의도 있다"면서 "특히 스스로 구속을 면하기 어렵다고 보아 심문(영장실질심사)을 포기한 사람"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오전 명재권(52·사법연수원27기)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배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광범위한 증거 수집이 이미 이루어진 점, 배임수재 부분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조사 등 수사 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전력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며 조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했다.

조씨는 2006년, 2017년 두 차례 허위소송을 통해 지연이자 포함 웅동학원을 상대로 100억원대 채권을 확보한 혐의(배임), 웅동중학교 교사 채용 대가로 2억원을 수수한 혐의(배임수재) 등을 받는다. 교사 채용 뒷돈을 전달한 2명은 지난 1일과 4일 각각 구속됐다.

이 교수는 "명재권 판사는 법원장의 의향을 영장 재판에 반영할 사람이나 이는 예외적이니까 검찰은 꼭 영장 재청구를 해야 한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2004년 서울중앙지법에서 영장전담 부장판사로 재직할 당시 경험도 털어놨다. 이 교수에 따르면, 2004년 고(故) 노무현 전 대통령의 핵심 측근이었던 여택수 당시 청와대 부속실장 직무대리가 롯데쇼핑 사장에게 현금 3억원을 받은 사건에서 영장심사를 포기한 여씨의 구속영장이 기각됐다. 이 교수는 "재청구 영장의 심사를 맡게 되자 법원행정처 고위법관이 ‘오죽하면 이렇게까지 말하겠느냐’며 강하게 영장 기각을 요구했다"고 했다. 그러나 이 교수는 당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이 교수는 "문재인 대통령이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을 하고 있을 때"라며 "문 대통령이 직접 또는 타인을 시켜 부탁했을 가능성이 상당하다"고 했다. 이어 "압력으로 영장을 기각시켰으면 문 대통령이 직권남용죄의 범인"이라며 "이번에도 법정 밖에서의 압력에 의해 영장 기각이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조 장관 부인 정경심(57)씨에 대해서도 구속 수사가 마땅하다고 썼다. 검찰은 이달 3일, 5일, 8일 세 차례 정씨를 소환조사한 뒤 현재 구속영장 청구 여부 등 신병처리 방침을 고심 중이다. 이 교수는 "정씨 구속 여부는 조국 동생과 비교가 되지 않을 정도로 온 국민의 관심사"라면서 "정상적인 국가에서라면 영장 발부 확률이 100%"라고 했다. 이어 "만약 법관이 정씨에 대한 영장 청구를 기각하면 거의 대부분의 국민이 청와대의 압력과 그것을 전달한 사법부의 수뇌부 때문이라고 생각하고 삼권분립과 법치주의가 무너진 독재와 인치가 될 것"이라며 "조 장관이 사퇴하고 문 대통령도 거리를 두는 것이 국민이 둘로 분열돼 서로를 적대시하는 것을 끝내는 길"이라고 했다.

그는 "문 대통령의 임기 만료 후에 문 대통령과 사법부의 수뇌부가 직권 남용죄로 수사와 재판을 받는 일이 없기를 간절히 바란다"며 "(정씨) 영장이 발부되면 그럴 가능성이 0%다. 영장 발부면 직권 남용의 미수인데 직권남용의 미수는 처벌할 조항이 없기 때문"이라고 했다.

전북 전주 출신인 이 교수는 "필자는 전라도 사람인데도 대한민국의 통합과 법치주의의 확립을 위해 이 글을 썼다"고 했다.

이 교수는 경기고, 서울대 법대를 나와 지난 1988년 판사로 임용돼 대법원 재판연구관,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등을 지냈다. 2006년 법복을 벗고 변호사로 활동하다 현재 경북대에서 민사소송법 실무를 가르치고 있다.

웅동학원 허위소송 및 채용비리 혐의(배임, 배임수재)를 받는 조국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52)씨가 9일 구속영장 기각으로 대기하고 있던 서울구치소를 나서고 있다./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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