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면피 조국에 분노" 광화문서 또 '조국 사퇴' 대규모 집회...청와대로 행진

김우영 기자 박소정 기자
입력 2019.10.09 14:10 수정 2019.10.09 23:27
‘한글날’ 보수단체, 광화문서 ‘조국 규탄’ 대규모 집회
개천절 이어 두번째…광화문광장~시청역 1.2km 또 운집
"조국을 감옥으로" 집회 뒤 청와대로 행진…‘문 대통령 하야’ 요구
"철면피 조국…文대통령 독재에 분노"…전국 곳곳서 上京
서울대생 등 20대뿐만 아니라 3040대 직장인들도 동참

한글날인 9일 서울 광화문광장 일대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는 보수 단체의 대규모 집회가 열렸다. 개천절인 지난 3일에 이은 보수 진영의 두 번째 광화문 집회였다.

‘문재인 하야 범국민투쟁운동본부(이하 투쟁본부)’는 이날 낮 12시부터 광화문 광장 일대에서 ‘대한민국바로세우기 2차 국민대회’를 열었다. 이들은 집회를 마친 뒤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한다. 집회 현장에는 오전부터 ‘조국 OUT’ ‘문재인 하야' '검찰개혁? 검찰장악!' 등의 문구가 적힌 손팻말과 태극기, 성조기를 든 시민들이 모여들었다. 집회 참석자들은 "조국 구속" "검찰 개혁은 가짜 개혁" "문(文) 정권 심판" 등의 구호를 외쳤다. 광화문 일대를 가득 메웠던 집회 참가자들은 청와대 방향으로 행진을 했다.

한글날인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김우영 기자
◇ 광화문~서울시청 또 가득 메운 인파…보수단체 "조국 구속" "문재인 정권 심판"
이날 정오 집회가 시작되면서 집회 참석자들은 점점 늘어 오후 1시쯤부터는 광화문광장에서 시청역까지 1.2km구간이 가득찼다. 이어 오후 2시가 넘어서는 숭례문 앞까지 약 1.7km구간 도로를 가득 메웠다. 광화문 사거리에서 동쪽으로 약 200m 떨어진 르메이에르 종로타운까지도 인파가 몰려들었다. 경찰은 광화문 사거리에서 남대문까지 이어지는 세종대로와 함께, 서대문역과 종각역 등 광화문 사거리로 이어지는 도로의 차량출입을 통제했다.

투쟁본부는 집회를 마친 뒤, 오후 3시부터는 청와대 앞까지 행진을 시작했다. 집회 참가자들은 광화문광장에서 출발해 경복궁역을 효자로를 거쳐 청와대 사랑채 방향으로 향했다. 이들은 "문재인은 하야하라" "조국은 감옥으로" "청와대로 갑시다"라는 구호를 외쳤다.

앞서 개천절인 지난 3일에도 보수 단체들은 광화문 일대에서 집회를 열었다. 당시에는 광화문 남측 광장에서 서울역까지 2.1㎞ 구간이 통제됐고, 주최 측은 300만명가량이 참석했다고 밝혔다.

이날 투쟁본부는 가족이 수사를 받는 상황에서 조국 장관의 장관직을 수행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조 장관 사퇴와 인사권자인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주장했다. 앞서 주최 측은 개천절 집회(주최 측 추산 300만명)보다 적은 100만 명(주최 측 추산)이 참석할 것으로 예상했다.

9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에 반대하는 시민들이 모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이경신 기자
투쟁본부 총괄 대표를 맡은 전광훈 목사는 "이승만 대통령이 이 나라를 건국할 때 자유민주주의, 자유시장경제 등 여러 기둥을 만들어 세웠다"며 "하지만 북한과 주사파 찌꺼기가 합쳐져 대한민국을 해체하려고 한다. 반드시 이겨내야 한다"고 했다.

이어 투쟁본부 총괄본부장인 이재오 전 특임장관이 "문재인 하야", "조국 감옥"을 외치자, 집회 참석자들이 따라서 외쳤다.

자유한국당은 앞서 오는 12일로 예정된 당 차원의 집회를 취소하고 의원 및 당원에게 한글날 집회 참여를 독려했다.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 나경원 원내대표, 김진태 의원 등이 개인 자격으로 집회에 참여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을 지지하는 우리공화당은 이날 오후 4시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조 장관 구속과 문재인 정권 퇴진을 촉구하는 특별 기자회견을 열었다. 우리공화당 관계자는 "12일 토요일 집회에 집중하기 위해, 별도의 서울역 집회를 갖지 않기로 했다"며 "다만 개별 당원 1000여 명 이상이 집회에 참여해, 집회에 힘을 더할 것"이라고 했다
◇ "철면피 같은 조국…文 대통령 독재에 화 나"…부산·강원·충남 등 전국 각지서 상경
이날 집회에는 전국 곳곳에서 상경한 참가자도 다수 눈에 띄었다. 개천절과 마찬가지로 소셜미디어(SNS)에서 부산, 대구, 광주, 강릉, 청주 등 전국 각지에서 단체 버스를 동원해 상경하려는 움직임이 이어진 것이다.

세종시에서 부인·아이와 함께 올라온 성기혁(44)씨는 "문재인 대통령의 오만과 거짓이 극에 달한 거 같고, 우리는 큰 일을 하려는 게 아니라, 작은 목소리라도 더하려고 왔다"며 "검찰이 (수사)하는 걸 막는 게 제일 화가 나고, 오히려 법무부나 청와대가 개혁의 대상"이라고 했다. 성씨는 "원래 정치에 관심이 없었지만, 민주주의가 뭔지 아이에게도 교육이 될 거 같아서 데리고 나왔다"고 했다.

부산에서 새벽 6시에 버스를 타고 올라왔다는 박모(여·64)씨는 "조 장관을 구속하고 문 대통령을 퇴진시키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충남 서산에서 상경한 장모(58)씨는 "잘못된 사람을 법무부 장관 자리에 임명하고, 그의 잘못이 계속 드러나는데도 임명을 강행한 문재인 정부에 분노해서 나왔다"며 "또 나라를 이렇게 극명하게 분열시켜 놓은 이 정부에 책임을 묻기 위해 이 자리에 나왔다"고 했다.

대학생 딸과 함께 강원 화천에서 올라온 조모(여·47)씨는 "문 대통령이 하는 일이 독재 같아 보여 화가 난다"며 "조 장관은 철면피 같은 모습으로 위선적인 모습만 보이고 있다"고 했다.

9일 서울 청계광장 앞에서는 서울대 광화문집회 추진위가 주도하는 집회가 열렸다. /박소정 기자
경기도 오산에서 딸과 함께 집회에 참여한 이종빈(45)씨는 "여야 정치를 떠나서 서민과 학부모 입장에서 분노가 치미는 일이 많았다"며 "의혹이 이렇게 많으면 내려오는 게 맞는다고 생각한다. 거짓말, 위선적인 모습에 가장 화가 났다"고 했다.

3040대 직장인들도 시위에 나섰다. 동네 선후배 사이인 직장인 김모(38)씨와 박모(37)씨는 "우리는 진보·보수 어느쪽도 아니지만 이런 나라를 아이에게 물려 줄 수 없어 시민의 양심에 따라 집회에 참석했다"고 했다. 이들은 "이번 사태를 보며 가족과 후세에 심각한 고민을 던져주었다"며 "참다못해 우리 같은 30대도 집회에 나오게 된 것"이라고 했다.

서울대생들도 낮 12시부터 청계광장에서 ‘조국 반대’ 집회를 열었다. 서울대 광화문집회 추진위는 참가자 선착순 1000명에게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인권법 센터장’ 명의의 ‘인턴십 활동 예정 증명서’를 나눠주는 퍼포먼스도 벌였다. 조 장관 자녀가 전례 없는 ‘인턴 예정 증명서’를 받았다는 사실을 풍자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9일 서울대 광화문집회 추진위는 조국 장관의 자녀의 인턴예정증명서 논란과 관련해, 풍자하는 증명서를 나눠주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증명서를 받기 위해 청계광장 일대 60여m의 긴 줄이 생겼다. /박소정 기자
오전 11시 20분쯤부터 인턴예정증명서를 받기 위한 시민들의 줄이 이어지면서 한때는 약 60m가 넘는 줄이 만들어지기도 했다. 인턴 예정 증명서 ‘활동예정사항’ 란에는 "2019. 10. 9 사회정의 실현, 조국 구속 및 문재인 정부 규탄 집회 참여" 등이 적혀 있다. 용도란에는 "부정입시용", 직인에는 "서울대학교 문서위조학과 공익인권법센터"가 명시돼 있다.

서울대 동문 권모(32)씨는 "젊은 후배들이 나서서 해 주는 게 기특해서 휴일을 반납하고 집회에 참여하게 됐다"며 "(조 장관이) 트위터에 많은 명언을 남겼는데, 나쁘다고 말한 것을 본인은 해왔다. 위선적이라고 생각한다"며 "젊은이들이 주축이 돼서 광화문 집회를 여는 기회가 거의 없었는데, 여기에 나도 힘을 보태야 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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