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트럼프 탄핵 조사는 위헌…협조 안 해”

이선목 기자
입력 2019.10.09 10:26
미국 백악관은 8일(현지 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우크라이나 스캔들’과 관련해 민주당 주도로 하원에서 착수한 탄핵 조사에 협조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공식 밝혔다.

팻 시펄론 백악관 법률고문은 이날 그간 탄핵 조사를 주도해 온 민주당 소속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 등에게 보낸 8쪽짜리 서한에서 "미국 국민과 헌법, 행정부와 앞으로 모든 대통령들에 대한 의무를 다하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는 당신들의 당파적이고 위헌적 조사에 참여할 수 없다"고 했다.

시펄론 고문은 "가장 기본적인 절차적 보호가 없다"며 하원이 탄핵 조사 착수에 앞서 찬반 표결을 진행하지 않은 것을 지적했다.

그는 "간단히 말해 당신들은 2016년의 미 대선 결과를 뒤집고 국민으로부터 국민이 자유롭게 선출한 대통령을 빼으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당신들이 설계하고 온갖 수단을 동원해 진행 중인 (탄핵) 조사는 기본적 공정성과 헌법에 규정된 절차에 위배된다"며 "이는 유효하지 않다"고 말했다.

이 서한은 하원 정부위원회의 애담 시프 위원장과 엘리자 커밍스 위원장, 엘리엇 엥겔 하원 외교위원장에게도 전달된 것으로 전해졌다.

유엔 총회가 진행 중인 미국 뉴욕에 있는 한 호텔에서 지난달 25일 도널드 트럼프(오른쪽)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정상회담을 가진 후 공동 기자회견을 위해 앉아 있다. /AP 연합뉴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7월 우크라이나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민주당 유력 대선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의 비리에 대해 조사할 것을 요구한 것이 드러나 논란에 휩싸인 상태다. 민주당은 이에 대한 철저한 검증을 촉구하며 지난달 24일 탄핵 조사에 착수했다.

민주당의 칼날은 트럼프 대통령 뿐만 아니라 마이크 펜스 부통령,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 마크 에스퍼 국방장관, 윌리엄 바 법무장관 등에게까지 향하고 있다. 이들에게 의회 증언 출석 소환장을 보내고, 소속 기관에는 관련 자료 제출을 요구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민주당의 탄핵 조사에 대해 "마녀사냥"이라며 강력 반발했다. 그는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대가를 약속한 것이 없기 때문에 그 통화가 문제될 것이 없는 내용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백악관이 탄핵 조사에 협조하지 않기로 결정하면서 양측의 공방전은 한층 심화될 전망이다. 미 뉴욕타임스는 "백악관은 트럼프 탄핵 조사에 전쟁을 선포하고 이것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 무효를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펠로의 하원의장은 성명을 내고 "백악관은 대통령의 권력 남용에 관한 진실을 미국 국민에게 숨기기 위한 지속적인 노력이 (탄핵 조사) 방해 행위의 추가 증거가 될 수 있다는 점을 주의해야 할 것"이라며 "(트럼프) 대통령, 당신은 법 위에 있지 않다. 당신은 책임을 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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