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동생 구속영장 기각...檢 “납득 어려워, 재청구 검토 계획”

정준영 기자
입력 2019.10.09 07:50
조국 법무부 장관의 동생 조모씨가 지난 1일 조사를 받기 위해 서울중앙지검으로 들어서고 있다. /연합뉴스
법원이 조국 법무장관의 동생 조모(52)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를 기각한 것과 관련 검찰은 "구속영장 재청구 등을 검토할 계획이다"고 밝혔다.

9일 서울중앙지검 조 장관 비리 의혹 수사팀은 "혐의의 중대성, 핵심혐의를 인정하고 영장심문을 포기하기까지 하는 등 입증의 정도, 종범 2명이 이미 금품수수만으로 모두 구속된 점, 광범위한 증거인멸을 행한 점 등에 비춰 구속영장 기각은 납득하기 어려운 결정"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명재권 서울중앙지법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영장심사 예정일인 8일부터 조씨의 구속영장을 서면심리한 뒤 이날 오전 2시 25분쯤 기각했다. 명 부장판사는 "주요 범죄(배임)에 대한 다툼의 여지가 있고, 광범위한 증거수집이 이미 이루어진 점, 배임수재 부분의 사실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는 점, 수회에 걸친 피의자 소환조사 등 수사 경과, 피의자 건강 상태, 범죄전력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법원 영장심사 결과를 두고 조씨 전략이 먹혔다는 분석도 나온다. 조씨는 지난 7일 "허리디스크 수술을 받아야 하니 영장심사를 미뤄달라"고 법원에 요청했다. 영장심사를 하루 앞두고 수사 지연이 전망됐다. 하지만 검찰은 조씨가 입원한 부산의 병원으로 의사 출신 검사까지 포함된 수사팀을 보내 그의 건강에 문제가 없다는 것을 확인한 뒤 구인영장을 집행해 서울로 압송했다. 이후 영장심사 포기서가 제출돼 법원은 조씨를 심문하지 않고 서면심리로 대체했다. 통상 영장심사 포기는 피의자 스스로 구속을 면하기 어렵다고 판단할 때 이뤄진다. 그러나 법원은 조씨 건강상태를 영장 기각 사유에 포함했다.

조씨는 웅동학원 공사 대금과 관련해 허위 소송을 벌여 웅동학원에 손해를 끼친 혐의(배임)를 받고 있다. 웅동학원은 1996년 웅동중학교 신축 공사를 발주했다. 조씨가 운영하던 회사도 이 공사에 참여했다. 그런데 조씨는 "웅동학원이 공사 이후 공사 대금(16억원)과 지연 이자를 주지 않았다"며 2006년과 2017년 각각 공사 대금 청구 소송을 냈다. 그는 2006년 소송 당시 웅동학원 사무국장이었다. 자신이 일하고 있는 학원을 상대로 소송을 낸 것이다. 웅동학원은 두 차례 소송에서 변론을 하지 않아 조씨가 승소했다.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웅동학원 자산을 조씨에게 넘기려고 허위 소송을 벌인 것으로 보고 있다.

조씨는 2010년대 중반 웅동학원이 운영하는 웅동중 교사 채용 대가로 지원자들로부터 수억원을 받아 챙긴 혐의(배임 수재)도 받는다. 조씨에게 돈을 전달한 브로커 조모씨, 박모씨는 각각 지난 1일, 4일 구속됐다. 조씨는 또 자신의 비리에 연루된 이들에게 관련 증거를 없애라고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있다. 검찰은 조씨가 브로커 조씨를 해외로 도피시켰다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이 조씨의 신병을 확보하지 못하면서 조 장관 일가 의혹에 대한 수사 속도는 더욱 더뎌질 전망이다. 법원이 배임 혐의 성립에 의문을 품은 것과 관련 조 장관 부부 조사 필요성이 더욱 높아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검찰이 허위 소송으로 판단한 조씨의 2006년, 2017년 소송 당시 웅동학원 이사진에 각각 조 장관, 조 장관 아내 정경심(57)씨가 있었다. 특히 검찰은 조씨의 채용비리 혐의 관련 뒷돈 일부가 모친인 박정숙 웅동학원 이사장에 건네진 단서도 확보해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때도 정씨가 이사로 재직했다. 조 장관 부부가 웅동학원 관련 불법행위를 묵인·방조했다면 업무상배임 혐의가 적용된다. 정씨는 지난 3일과 5일에 이어 8일 세번째 소환 조사를 받고 12시간만에 귀가했다. 검찰은 조만간 정씨에 대한 구속영장 청구 등 신병처리 여부를 결정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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