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찰 특수부 축소' 조국의 이중성

조백건 기자 류재민 기자
입력 2019.10.02 03:00

[조국 게이트]

작년 민정수석 시절엔 검찰의 특수부 축소 건의 수용 않더니
법무장관 되자 특수부 축소가 검찰 개혁 핵심처럼 밀어붙여
적폐 수사땐 활용, 본인 가족이 수사받자 힘빼기 나선 셈

대검은 1일 '검찰 개혁 방안'을 발표했다. 특수부 축소, 파견 검사 복귀, 검사장 전용 차량 폐지 등 세 가지였다. 문재인 대통령이 검찰에 개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라고 지시한 지 하루 만이었다.

그러나 조국 법무부 장관, 더불어민주당에서부터 문 대통령까지 "검찰 개혁"을 외치는 것은 이들이 과거에 보인 모습과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많다.

검찰이 이날 개혁 방안 중에서 가장 먼저 발표한 것은 서울중앙지검 등 3개 검찰청을 제외한 나머지 4개 검찰청의 특수부를 폐지한다는 것이었다. 여권이 말하는 '검찰 개혁'의 핵심은 지금 조 장관을 수사하고 있는 검찰 특수부의 축소이기 때문이다.

특수부는 기업·공직 비리 등을 수사한다. 특수부는 부패 척결이란 순기능도 있지만 전(前) 정권에 대한 보복 수단으로 자주 악용된다는 역기능에 대한 지적도 검찰 내에서 많았다. 문무일 전 검찰총장도 "직접(특수) 수사의 총량을 대폭 줄일 필요가 있다"고 했었다.

그런데 현 정부는 작년 6월 발표한 검경 수사권 조정안(案)에서 이런 목소리를 반영하지 않았다. 특수 수사 축소 내용은 담지 않고, 사기·절도 등 민생 사건을 처리하는 검찰 형사부의 권한을 줄이는 내용을 담았다.

검찰 내에서도 "종양이 있는 머리(특수부)는 놔두고 왜 엉뚱한 팔다리(형사부)를 자르려 하느냐"는 공개 불만이 나왔다. 청와대 민정수석으로 있으면서 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만든 사람이 조 장관이었다. 현재 특수부 축소를 가장 강하게 밀어붙이는 사람도 조 장관이다. 그가 띄운 법무부 산하 법무·검찰개혁위는 지난 30일 첫 회의 만에 검찰에 대한 1호 권고를 발표했는데 그것은 '직접(특수) 수사 축소'였다.

검찰 출신 변호사는 "조 장관이 검경 수사권 조정안을 만들 때는 현 정권이 검찰 특수부를 통해 전 정권을 겨냥한 적폐 수사를 한창 벌였던 시기"라고 말했다. 검찰 특수부를 전 정권 보복용으로 써먹다가 갑자기 조 장관 등 여권 핵심이 수사 대상이 되니 '검찰 개혁'을 내세워 특수부를 쪼그라뜨리려 한다는 것이다.

여권이 최근 '조국 수사'에서 검찰의 구태라고 지목한 피의사실 공표 문제도 비슷하다. 수사기관이 확보한 정보(피의사실)가 외부에 공개되면 당사자는 피해를 입는다.

그런데 문재인 청와대는 작년 7월 청와대 캐비닛에 있던 박근혜 청와대의 내부 문건을 언론 브리핑까지 열어 무더기로 공개했다. 이 문건들은 검찰을 통해 당시 박근혜 전 대통령과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재판부에 주요 증거로 제출됐고, 유죄 판결이 내려지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법조계 인사들은 "만약 검찰이 이번 수사에서 허위 논란이 있는 조 장관 자녀의 동양대 표창장 파일, 서울대 인턴증명서 파일 등을 출력해 언론 브리핑을 열어 공개했다면 여권에선 피의사실 공표라고 난리가 났을 것"이라고 했다.

법조계에선 여권의 '검찰 개혁' 압박은 '조국 수사'를 누그러뜨리는 것을 넘어 검찰 조직 개편까지 염두에 둔 것이란 얘기가 나온다. 여권은 '검찰 개혁' 일환으로 '형사·공판부 중심의 검찰'을 자주 거론하고 있다. 이 방향이 틀린다고 할 수는 없다. 하지만 그 이면엔 윤석열 검찰총장을 따르는 특수부 검사들이 주축인 현 검찰의 인적 구성을 바꿔 검찰을 장악하겠다는 계산이 깔려 있다는 것이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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