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지지율 최저치로 떨어졌는데, 靑 '마이웨이'

홍영림 여론조사전문기자 최연진 기자
입력 2019.09.21 03:00

30·40代와 호남 빼곤 모두 '국정운영 잘못한다' 부정평가 우세
與내부 "조국 임명 후폭풍 심각, 예상보다 낙폭 훨씬 크다" 동요

문재인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 대한 부정 평가는 호남과 30·40대를 제외한 전 지역과 계층에서 긍정 평가를 앞섰다. 문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호남을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40%에 겨우 턱걸이하거나, 20~30%대로 떨어졌다. 조국 법무부 장관 임명 강행에 대한 부정적 여론이 추석 연휴 이후 더 확산하면서 문 대통령의 정치적 지지 기반까지 허물기 시작한 것이다. 전문가들은 "조국 장관 사태가 장기화할 경우 지지율이 30%대로 하락할 수도 있다"고 전망했다.

문 대통령 지지율은 조국 법무부 장관 지명(8월 9일) 이전인 8월 2주까지는 47%로 부정 평가(43%)를 앞섰다. 그러나 '조국 논란' 이후 지지율이 떨어지기 시작했고, 추석 연휴 이후 하락 폭이 더 커졌다. 문 대통령 지지율이 지난 대선에서 문 대통령의 득표율(41%)보다 낮아진 것은 처음이다. 핵심 지지층까지 이탈하고 있다는 얘기다.

자칫 문 대통령 지지율이 여당 지지율(38%)보다 낮아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럴 경우 총선에 대한 위기감이 확산하면서 여당 내에서 청와대에 반기를 드는 목소리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국갤럽 허진재 이사는 "문 대통령 지지율 40%는 대선 때 찍지는 않았지만 기대감을 갖고 지지를 보냈던 '유입 지지층'이 모두 사라졌다는 의미"라며 "앞으로는 핵심 지지층의 추가 이탈 여부가 관심사"라고 했다.

취임 28개월이 지난 문 대통령 지지율(40%)은 역대 대통령 3년 차 2분기와 비교하면 이명박 전 대통령(49%)보다 낮았고 김대중(38%), 박근혜(36%), 노무현(34%) 전 대통령에 비해선 높았다. 하지만 문 대통령이 국정 운영을 '잘못하고 있다'는 부정 평가(53%)는 박근혜(54%), 노무현(53%) 전 대통령과 비슷한 수준이었고 김대중(26%), 이명박(41%) 전 대통령에 비해선 크게 높았다.

연령별로는 30대에서 문 대통령에 대한 긍정 평가(55%)가 부정 평가(39%)를 앞섰다. 20대와 50대는 각각 부정 평가가 9%포인트 높았고 60대 이상에선 부정 평가가 45%포인트나 많았다. 지역별로는 광주·전라(69%대 24%)에서만 긍정 평가가 부정 평가보다 높았다. 대전·충청(41%대56%), 서울(40%대53%), 인천·경기(39%대55%), 부산·경남(33%대54%), 대구·경북(25% 대70%) 등 모든 지역에서 부정 평가가 더 높았다.

청와대는 20일 "일희일비하지 않고 국정을 또박또박 해나가겠다"고 했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이 됐던 인사나 정책 수정보다는 기존 정책을 유지하며 그 성과를 기다리겠다는 것이다. 고민정 대변인은 "지지율 하락 원인을 청와대에 묻는 것은 맞지 않는다. 언론이 분석할 일이고, 그 분석 결과를 청와대가 논의하는 것이 순서"라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지지율 하락을 엄중히 보면서 상황을 분석하고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조국 장관 임명 이후 핵심 지지층의 동요가 지지율 하락의 주요 원인인 것으로 보고 있다.

양정철 “옳다면 무소의 뿔처럼 밀고가야” - 20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불어민주당 2019 정책 페스티벌 토론회에서 이해찬(맨 왼쪽부터) 대표, 양정철 민주연구원장, 김경수 경남지사가 단상으로 나가고 있다. /뉴시스
민주당 의원들은 "조국 장관 임명 후폭풍이 예상보다 심하다"고 우려했다. 한 초선 의원은 "지지율이 조금 떨어질 것이라 생각은 했지만, 예상보다 낙폭이 더 크다"며 "민주당을 비판적으로 지지했던 유권자의 마음이 많이 돌아선 것 같아 걱정"이라고 했다. 또 다른 의원은 "지역구에서 느껴지는 부정적 여론이 만만치 않아 의원들이 상당히 동요하고 있다. 내부 충격이 작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이 이날 '정책 페스티벌'을 열고 '민생·정책 정당' 이미지 띄우기에 나선 것도 이런 위기감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민주당은 국회 세종의사당 설치를 위한 심포지엄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의 핵심 측근인 양정철 민주연구원장은 전날 직원들에게 서한을 보내 "옳다는 확신과 신념이 있다면 무소의 뿔처럼 밀고 갈 수 있어야 한다"고 했다. '조국 사태'에 흔들리지 말고 가자는 의미다.


조선일보 A5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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