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범동 "이름 나가면 다 죽는다"던 익성… 관련자 모조리 압수수색

안중현 기자 정경화 기자
입력 2019.09.21 03:00

[조국 파문]

익성 본사는 물론 대표·부사장 집, 자회사 대표 집까지 동시다발
조국펀드 투자받은 자회사 IFM, 文정부 국정과제 '2차전지' 진출
野 "조국 민정수석 시절 사전에 정보 알려준 의혹"… 검찰 정조준

20일 검찰이 자동차 부품업체 익성과 그 주변회사들을 전격 압수 수색했다. 충북 음성의 익성 본사는 물론 이 회사 이모(60) 대표와 이모 부사장 자택, 그리고 익성의 2차전지 자회사 IFM과 그 회사 김모(41) 대표의 자택까지 동시다발적인 압수수색에 들어간 것이다.

익성 본사 압수수색 - 자동차 부품 업체 익성 압수 수색에 나선 검찰이 20일 오후 충북 음성군에 있는 익성 본사에서 확보한 압수품을 박스에 담아 가져 나오고 있다. 익성은 ‘조국 펀드’ 운용사 코링크PE와 수상한 자금을 주고받은 것이 포착되면서 검찰 수사망에 들었다. /신현종 기자
조국 법무부 장관 5촌 조카 조범동(36)씨가 해외 도피 중 가로등 점멸기업체 웰스씨앤티(이하 웰스) 최모(54) 대표와 통화에서 민감하게 대립했던 이슈가 바로 '익성'이었다. 조씨는 최 대표에게 "IFM으로 연결되면 (코링크PE가 인수한) WFM, 코링크 전부 다 난리가 난다"면서 "익성 사장 이름이 나가면 다 죽는다"고 했다. 이날 압수 수색 과정에서도 익성 관계자들은 취재진을 막으며 몸싸움을 벌일 정도로 예민한 모습을 보였다.

◇文 정부 배터리 육성정책 미리 입수했나

업계 관계자들의 말을 종합해보면, '조국 펀드' 운용사 코링크PE의 실질적인 대표인 조씨는 익성에서 근무하면서 코스닥 시장 상장 관련 실무를 맡았다. 그런데 상장에 실패하자, 익성은 사모펀드를 만들어 투자받는 방식으로 기업 가치를 높여 상장을 다시 시도하기로 했다. 이에 조씨가 중심이 돼 2016년 2월 코링크PE를 설립했다. 코링크PE의 초기 설립·운영 자금도 익성이 대준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익성은 코링크PE의 첫 사모펀드인 '레드 펀드'에 40억원을 투자했고, 레드 펀드는 이 중 13억5000만원을 익성에 다시 투자하기도 했다. 익성의 이모 대표의 아들이 코링크PE에서 투자 부문 과장으로 일하는 등 익성과 코링크PE는 '한 몸'처럼 움직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한 달 뒤인 2017년 6월엔 익성에서 2차전지 관련 연구원으로 일하던 김모씨가 2차전지 음극재 회사 IFM을 설립한다. 일각에선 익성이 현 정부의 배터리 육성 정책을 미리 알고 사업 아이템을 선점(先占)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이 나온다. 문재인 정부는 2017년 7월 국정운영 5개년 계획을 발표하면서 2020년까지 공공기관에 ESS(Energy Storage System·에너지 저장 장치)를 의무 설치하겠다는 내용이 나오는데, ESS가 바로 2차전지다.

IFM이 문 정부의 국정운영 계획이 발표되기 직전에 설립됐다는 점과 '조국 펀드'가 인수한 웰스가 IFM에 13억원을 투자했다는 점 때문에 야당에서는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이었던 조 장관이 미리 국정 계획을 입수해 활용한 것이 아니냐고 의심한다. 조씨가 최모 웰스 대표와의 통화에서 "IFM에 투자가 들어갔다고 하면 배터리 육성 정책에 맞물려 들어간다"면서 "(내부 정보를 획득해) 배터리 육성에 투자한 거 아니냐. 완전히 빼도 박도 못 하는 상황이 된다"고 말한 것도 이런 정황을 뒷받침한다. 검찰 역시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수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명동 사채 시장에서 세탁된 돈은 어디로

익성의 압수 수색에서 추가로 밝혀져야 할 부분은 조씨가 웰스에서 빼낸 10억3000만원의 행방이다. 검찰 등에 따르면 조씨는 2017년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웰스에서 총 10억3000만원을 수표로 빼냈다. 조씨는 이 돈을 명동 사채 시장에서 현금화했다.

그런데 이 돈의 행방이 묘연하다. 검찰은 조 장관 일가가 사모펀드에 투자한 10억5000만원 중 일부를 조씨가 현금으로 메꿔줬을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수사 중이다. 이는 조 장관 측으로 돈이 흘러갔다고 의심하는 것으로, 검찰이 칼끝을 조 장관에게 겨누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또한, 이 돈 중 일부가 익성으로 들어간 정황도 있다.

최 대표는 조씨와 통화에서 "익성 대표에게 정상적인 절차를 거쳐 빌려준 것으로 하자"며 차용증을 만들자고 주장했다. 반면 조씨는 "지금 익성 대표의 이름이 나가면 다 죽는다"며 최 대표를 말린다. 그런데 익성 측은 돈을 받은 사실을 부인하고 있다.



조선일보 A3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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