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하러 온 이춘재 아내, 남편 성도착증 호소하며 계속 울어"

수원=권상은 기자 청주=신정훈 기자
입력 2019.09.21 03:00

25년전 '처제 살해사건' 담당형사
"李, 대법 판결때까지 혐의 부인… 무죄 짜맞추려 수시로 말 바꿔"

화성 연쇄 살인 사건의 유력 용의자인 이춘재(56)는 3차에 걸친 경찰 면담 조사에서도 거듭 혐의를 부인했다. 경찰은 이에 따라 지금까지 이씨의 DNA가 검출된 3건은 물론 나머지 사건 수사 기록을 정밀 분석하는 한편 당시 그의 행적을 추적해 범행을 입증할 단서를 찾는 데 주력하고 있다.

경기남부경찰청 수사본부는 20일 전날에 이어 미제사건수사팀 형사와 프로파일러 등을 이씨가 수감돼 있는 부산교도소에 보내 조사를 벌였다. 이날 3차 조사에서도 이씨는 "나는 화성 사건과 무관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그러나 이씨의 자백을 받아내기 위해 조사를 계속할 방침이다.

한편 화성 사건이 벌어진 주요 무대인 옛 화성군 태안읍에서 태어나 사건이 발생한 1986~1991년에도 줄곧 살았던 이씨는 마지막 10차 사건(1991년 4월) 발생 이후인 1991년 7월 아내 A씨와 혼인신고를 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때문에 결혼 이후 범행을 중단한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오고 있다. 이씨는 이듬해쯤 아들을 얻었으며 1993년 4월 충북 청주로 주민등록을 옮겼다. 그러나 당시 어린 아들을 방 안에 가두고 때리거나 아내에게 재떨이를 던지는 등 가정 폭력을 일삼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이춘재의 아내 A씨는 동생이 살해된 1994년 1월 경찰 진술에서 남편의 폭력 성향과 성도착증이 심하다고 호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당시 이춘재를 검거한 김시근(62·당시 청주서부경찰서 강력 5반 형사)씨는 20일 본지 인터뷰에서 "이춘재가 청주의 골재 채취 회사에서 일하다 그 회사 경리로 일하던 아내를 만나 같이 살았다"며 "회사가 부도 나면서 일자리를 잃자 아내가 호프집 아르바이트까지 하며 생활비를 벌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또 "경찰서에 진술하러 온 아내가 이춘재의 성도착증을 호소하며 진술 내내 울었다"고 말했다. 김씨는 이춘재를 교묘한 거짓말의 달인으로 기억했다. 김씨는 "이춘재는 대법원 판결 때까지도 범행을 부인했다"며 "무죄를 짜맞추려고 수시로 말을 바꿔 악질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조선일보 A10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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