쪼개기 후원금 與의원 "노조 만난적도 없어", 난방公노조 "의원측과 교감없이 돈 줬겠나"

김동하 기자
입력 2019.09.21 03:00

정치권 "입법 로비 수사해야"

한국지역난방공사 노조가 자사의 민영화를 막는 법안 통과를 위해 국회의원들에게 '쪼개기 후원'을 했다는 의혹과 관련해 정치적 논란이 커지고 있다. 여당 의원들은 "노조와 만난 적도, 후원금을 요구한 적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난방공사 내부에선 "의원 측과 교감 없이 노조가 알아서 후원했다는 건 말이 안 된다"는 지적이 나왔다. 정치권에선 "만연해 있는 쪼개기 후원과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수사해야 한다"는 요구가 쏟아졌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은 20일 입법 로비 의혹에 대해 입장문을 내고 "집단에너지사업법 법안 발의 과정에서 지역난방공사 노조위원장과 전화 통화는 물론, 단 한 차례도 만나본 적이 없다"고 했다. 이어 "지역난방공사 노조원들이 정치후원금을 누구에게 얼마나 배당해 독려했는지는 알 수 없다"며 "입법을 대가로 그 무엇도 요구한 적이 없다"고 주장했다. 또 "2017년 법안을 발의한 것은 공공에너지사업 민영화의 폐해가 크다는 소신 때문"이라고 했다. 지역난방공사 노조 중앙 집행부는 2016~2018년 전국 지부 20여 곳에 특정 국회의원을 할당해 '쪼개기 후원'을 지시했다. 이 의원은 노조원들이 소액 기부하는 '쪼개기' 방식으로 1500만원을 후원받았다.

하지만 노조 대의원 A씨는 본지 통화에서 "의원 측과 교감 없이 조직적인 쪼개기 후원 지시를 내렸다는 건 말이 되지 않는다"고 반박했다. A씨에 따르면 지역난방공사 노조 집행부는 2016년 12월 '(이번에) 후원할 국회의원은 김병욱 민주당 의원으로 집행부 출범식에도 참석할 예정'이라는 메일을 각 지부에 보냈다. 법안 대표 발의자는 이 의원이었고, 김 의원은 공동 발의자였다. 김 의원에게는 470만원의 후원금이 간 것으로 알려졌다. 김 의원은 "당시 집행부 출범식에는 가지 않았던 것으로 기억하고, 후원받은 내역은 확인 중"이라고 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관계자는 "노조에서 의원이나 보좌진에게 '이번에 얼마를 후원하겠으니 법안 통과에 힘써 달라'는 식의 입법 로비 사례가 많은 것으로 안다"고 했다.


조선일보 A6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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