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계 "조국, 아내와 PC교체 상의했다면… 증거인멸 공범 될 수 있다"

양은경 기자
입력 2019.09.18 03:15

[조국 파문]

동양대 총장에게 전화한 조국 "표창장 위임한 걸로…" 종용 의혹
증거인멸 교사 적용은 다툼 여지

조국 법무부 장관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딸의 대학원 진학을 위해 동양대 총장 표창장을 위조했다는 검찰 공소장이 17일 공개되면서 조 장관에게 증거인멸 교사(敎唆) 혐의가 적용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앞서 동양대 최성해 총장이 언론 인터뷰 등에서 "정 교수가 (지난 4일) 조 후보자를 바꿔줘 통화했고, 조 후보자가 당시 (표창장 발급을) '정 교수가 위임받은 것으로 해달라'고 말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조 장관은 당시 "진상을 밝혀달라는 취지였다"고 했다. 형법은 자기 혹은 친족의 범죄에 대한 증거를 직접 인멸한 경우는 처벌하지 않지만 이런 행위를 남에게 시키면 '증거인멸 교사'로 처벌하고 있다. 하지만 최 총장 주장이 사실이어도 "위임한 것으로 해달라"는 말을 증거인멸로 보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한 부장판사는 "증거인멸은 문서나 파일 등 물적 증거물을 없애는 행위"라며 "'위임으로 한 것으로 해달라'는 것은 증거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라 허위 진술을 시키는 것이어서 다툼의 여지가 있다"고 했다. 현행법상 수사기관에 대해 허위 진술을 시키는 행위는 처벌 규정이 없다.

하지만 검찰의 대대적 압수 수색 후 동양대 압수 수색이 이뤄지기 전인 지난달 29일 조 장관 아내의 부탁을 받고 조 장관 자택 PC의 하드디스크를 교체해 준 증권사 직원의 행위에 대해선 조 장관이 책임을 져야 할 수도 있다. 이 직원은 수십 분 동안 PC 두 대의 하드디스크 교체 작업을 하던 중 퇴근한 조 장관으로부터 '아내를 도와줘서 고맙다'는 말을 들었다고 한다. 그는 당시 교체한 하드디스크 3개를 정씨에게 건넸다. 그런데 며칠 뒤 정씨가 김씨를 불러 "보관했다가 나중에 돌려달라"며 하드디스크를 건넸고, 김씨는 이를 한 스포츠센터 라커에 보관하다 검찰에 제출했다. 법조계 인사들은 "조 장관이 범행 은폐 목적으로 정씨와 PC 교체를 논의한 정황들이 나온다면 증거인멸의 공범이 될 수 있다"고 했다.


조선일보 A3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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