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미경] 美의 전략비축유, 1㎞ 지하 소금동굴 속에 6억4480만배럴 저장

이철민 선임기자
입력 2019.09.18 03:00

공급 완전히 끊겨도 한달 버틸 양

사우디아라비아의 석유 시설이 폭격당한 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5일 밤(현지 시각) '원활한 원유 공급을 위해' 미국이 전략적으로 비축한 석유의 판매를 승인했다고 밝혔다. 트럼프가 언급한 전략비축유(SPR)의 규모는 6억4480만배럴로 미 남부 텍사스주와 루이지애나주의 4개 도시 인근 지하 1㎞ 깊이에 설치한 인공(人工) 소금 동굴에 저장돼 있다. 소금의 화학적 성분과 지질학적 압력이 석유의 누출을 막아 지상의 거대한 탱크에 저장하는 것보다 비용과 안전성 면에서 훨씬 낫다고 한다.

작년 한 해 미국 내 1일 석유 소비량은 2050만배럴. 산술적으로는 미국에서 석유 공급이 완전히 끊기는 종말적 상황에서도 SPR로 한 달은 버틸 수 있다는 얘기다. 하지만 동굴에서 빼내서 실제 시장에서 판매되기까지는 2주가량 걸린다. 또 SPR은 정제되지 않은 원유 상태다.

미국은 1973년 10월의 제4차 중동전쟁 이후 석유수출국기구(OPEC)가 미국과 서방에 대한 석유 수출 금지에 나서자 전략적 석유 비축에 나섰다. 당시 금수(禁需) 조치로 전 세계 유가는 배럴당 3달러에서 12달러로 4배나 치솟았다.

1975년 12월 제럴드 포드 대통령이 서명한 에너지정책보존법에 따르면 SPR 판매는 미 대통령만이 승인한다. CNN방송은 "SPR의 방출은 지금까지 세 차례밖에 없었다"고 전했다. 2011년 6월 리비아 소요로 원유 생산과 공급에 차질이 발생하자 3000만배럴을 방출했다. 또 1991년 걸프전 때에는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2005년에는 초대형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피해 복구를 위해 아들 부시 대통령이 판매를 승인했다.

조선일보 A19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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