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전형적 범죄수법까지 나온 '조국 펀드' 현금 흐름

입력 2019.09.17 03:19
조국 법무장관의 5촌 조카가 '조국 가족 펀드' 투자 회사에서 10억3000만원을 수표로 인출한 후 현금화한 것으로 드러났다. 조 장관 아내와 자녀는 2017년 10억5000만원을 펀드에 넣었고 가로등 점멸기 업체인 웰스씨앤티 지분을 인수했다. 그런데 지분 인수 직후 조 장관 조카가 투자금과 비슷한 액수를 빼내 서울 명동의 사채시장에서 현금으로 바꿨다는 것이다. 사채시장을 통한 현금화는 사용처를 숨기기 위해 범죄자들이 주로 쓰는 방식이다.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조 장관 조카는 웰스씨앤티 대표에게 돈을 2차전지 업체 임원에게 빌려줬다고 말했다고 한다. 믿을 수 없다. 조국 인사청문회를 앞두고 두 사람이 나눈 대화 녹취록을 보면 조 장관 조카는 이미 사망한 하청업체 대표에게 돈을 준 것으로 조작하자고 했다. 조 장관 조카가 "이거는 같이 죽는 케이스"라며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고 말하는 대목도 나온다. '다 죽는 일' '조국 낙마'가 되는 이유는 그것이 범죄이기 때문일 것이다.

금융수사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부 부실 펀드들의 경우 권력 주변 인물이나 유명인들을 내세워 투자금을 끌어모은 뒤, 해당 인사들에겐 돈을 돌려주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사기적 부정 거래다. '조국 펀드'가 바로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닌가.

그런가 하면 조국 펀드와 관련된 업체 내부 회의에 조 장관 아내가 참석해 매출 관련 보고를 받았다고 업체 관계자들이 검찰에 진술했다고 한다. 조 장관 아내가 영어 교재 관련 '자문료' 1400만원을 받았다는 그 업체다. 조 장관 아내는 동생에게 펀드 운용사 주식 매입자금 수억원을 대주고 지분은 쥐꼬리만큼(0.99%) 확보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지분은 훨씬 많을 것"이라며 이면 계약 의혹을 제기한다. 조 장관이 민정수석이 된 이후 아내는 다시 10억5000만원을 투자해 웰스씨앤티를 인수했고, 이 회사는 서울 지하철 와이파이 사업 진출을 시도하고 우회 상장을 계획했다. 성사되면 조 장관 가족이 큰돈을 버는 구조다.

펀드와 관련해 조직적인 증거인멸 시도가 있었다는 증거가 계속 나오고 있다. 조 장관 아내는 압수수색 직전 PC 하드디스크를 교체했고, 관련자들과 말을 맞추려 했다. 펀드 운용 보고서는 조작됐다. 조 장관도 무관하다고 볼 수 없다. 증거 조작은 곁가지일 것이다. 이제 검찰 수사로 몸통이 드러나는 일만 남았다.
조선일보 A31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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