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수사' 첫 영장 발부… 법원 "5촌 조카, 도주·증거인멸 우려"

정준영 기자 홍다영 기자
입력 2019.09.16 23:02 수정 2019.09.17 06:47
조씨 "억울" 항변…법원 "범죄 사실 상당부분 소명됐다"
‘핵심’ 코링크PE 실소유주는 정경심?… 검찰 수사에 속도
자금 흐름 집중 추적…정경심, 자본시장법 위반 여부 조사

조국 법무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 관련 핵심 인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가 16일 구속됐다. 검찰이 지난달 27일 전방위 압수수색으로 조 장관 관련 의혹에 대해 본격 수사에 나선 이후 구속영장이 발부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검찰은 또 조 장관 일가가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인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의 실소유주가 조 장관의 부인 정경심(57)씨일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검찰은 코링크PE의 최초 설립 자금이 정씨에게서 나간 돈이라는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안팎에서 "정씨에 대한 소환 조사가 임박했다"는 의견이 나온다. 검찰 수사가 조 장관의 턱밑까지 치닫는 양상이다.

조국 법무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몸통'인 조 장관의 5촌 조카인 조모씨가 16일 새벽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 /연합뉴스
서울중앙지법 임민성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이날 오후 10시 56분쯤 "범죄 사실 중 상당 부분이 소명되고, 범행 전후 일련의 과정에서 피의자의 지위 및 역할, 관련자의 진술 등 현재까지 전체적인 수사 경과 등에 비춰 도망 내지 증거 인멸 우려가 있다"며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검찰이 조씨 신병을 확보하는데 성공하며 이른바 ‘조국 펀드’ 의혹에 대한 수사가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검찰 안팎에서는 20일 이전에 정씨가 검찰에 소환돼 조사를 받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앞서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조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등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법원은 이날 오후 3시부터 열린 영장실질심사에서 3시간가량 조씨를 심문했다. 조씨는 이 자리에서 "억울한 점이 많지만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지난 14일 새벽 6시쯤 괌에서 입국한 조씨를 인천국제공항에서 체포해 서울중앙지검으로 압송했다. 이후 조씨를 두 차례 조사해 지난 16일 조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법원은 코링크PE 전 대표 이상훈(40)씨와 이 회사가 인수한 가로등 점멸기 생산업체 웰스씨앤티 대표 최태식(54)씨에 대한 구속영장을 기각했다. 법원은 기각 사유로 두 사람 모두 범행의 주범(主犯)으로 보기 어렵고, 범죄 사실을 대부분 자백하고 있는 점을 들었다.

검찰에 따르면 조씨는 조 장관 가족이 14억원을 투자한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블루펀드)’ 운용사 코링크PE를 실질적으로 운영하며 대표를 맡던 이씨 등과 회삿돈 수십억원을 빼돌린 혐의(횡령)를 받는다. 조씨는 지난 8월 말 해외로 도피한 뒤 최씨에게 거짓 진술을 하도록 지시한 혐의(증거인멸 교사)도 받는다.

조씨는 웰스씨앤티 자금을 빼돌린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조씨가 코링크PE를 통해 웰스씨앤티에 투자한 10억 3000만원을 이 업체 대표 최씨에게 수표로 되돌려받은 뒤 명동 사채시장에서 현금화한 사실을 파악해 이 돈이 어디로 흘러들어 갔는지 수사하는 중이다.

검찰은 조씨를 조사하며 정씨가 코링크PE와 사모펀드 운영에 관여했는지 등에 대해 추궁했다고 한다. 정씨는 이른바 ‘조국 펀드’가 투자한 웰스씨앤티와 우회상장을 하려고 했던 2차전지 제조업체 더블유에프엠(WFM)으로부터 자문료 명목으로 2018년 12월부터 지난 6월까지 7개월 동안 매달 200만원씩 총 1400만원을 받았다.검찰은 업계 관계자들로부터 "조씨가 정씨의 투자 손실을 보전해주기 위해 자문료 명목으로 투자금에 대한 이자를 줬다"는 취지의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특히 코링크PE 최초 설립자금이 정씨로부터 흘러들어온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씨는 2015년 말부터 이듬해 초 사이 조씨 아내 이모씨에게 5억원을 송금했다. 2016년 2월 조씨 주도로 코링크PE가 설립됐고, 조씨 아내 이씨의 계좌에 입금됐던 5억원 중 2억 5000여만원이 이 회사 설립자금 등으로 사용됐다고 알려졌다. 남은 절반은 이씨가 웰스씨앤티 주식을 매입하는데 사용됐다고 한다.

조 장관은 이후 2017년 8월 청와대 민정수석이 된 뒤 공직자 재산을 등록하면서 이씨에게 송금된 5억원을 포함해 총 8억원의 ‘사인간 채권’이 있다고 신고했다. 나머지 3억원은 2017년 2월 조 장관의 처남이자 정씨의 동생 정모(56)씨에게 빌려줬다. 이 사실은 최근 인사청문회 과정에서도 확인됐다. 처남 정씨가 빌린 3억원은 코링크PE 지분 0.99%를 인수하는 자금으로 쓰였다.

조 장관 부인 정씨가 코링크PE 설립과 운영에 개입하거나, 차명 투자를 한 실소유주라는 증거가 나올 경우 정씨에게는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자본시장법은 펀드 운용과 투자를 분리하고 있어, 정씨가 운용사 지분을 차명으로 보유하며 펀드에 투자금까지 넣은 경우 현행법 위반 소지가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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