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직자는 조국뿐인데…법원 "조카 영장에 공직자윤리법 포함" 문자 논란

홍다영 기자
입력 2019.09.16 21:55 수정 2019.09.17 08:44
法, 조국 조카 영장에 ‘공직자 윤리법 위반’ 추가 혐의 문자
조 장관, 피의자 가능성에 논란 일어
法, 뒤늦게 "업무 착오"…검찰·법원 모두 "영장에 없다"


조국 법무장관 가족을 둘러싼 사모펀드 투자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씨가 16일 새벽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은 뒤 구치소로 향하는 호송차에 타고 있다./연합뉴스
단순 실수’인가? 예기치 못한 ‘비밀 유출’인가? 16일 법조계에서는 ‘공직자윤리법’이 입길에 올랐다. 조국 법무부 장관 가족의 사모펀드 투자 의혹과 관련, 핵심 인물인 조 장관의 5촌 조카 조범동(36)씨에 대한 검찰의 구속영장 청구서에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있는지를 놓고 검찰과 법원이 혼선을 빚었기 때문이다. 조 장관 일가에서 ‘공직자’는 조 장관뿐이다. 법조계에서는 사실상 검찰이 조 장관이 직접 연루된 범죄 혐의를 들여다보고 있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가 나왔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고형곤)는 이날 오전 1시20분쯤 조씨에 대해 자본시장법 위반, 횡령·배임, 증거인멸 교사 혐의를 적용해 법원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서울중앙지법이 오전 9시 20분쯤 기자들에게 영장실질심사 일정을 알리기 위해 보낸 문자메시지에는 검찰이 공개한 혐의 외에도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가 추가됐다. 이를 두고 논란이 일자 검찰 관계자는 "영장 범죄 사실에 공직자윤리법 위반 혐의는 없다"고 했다. 법원 역시 오전 10시쯤 "전자적 업무 착오였다"며 "공직자윤리법 위반은 영장 범죄사실에 없다"고 설명했다.

단순한 ‘업무 착오’라는 해명이지만 흔치 않은 ‘실수’를 놓고 법조계 안팎에서는 다양한 해석이 나왔다. 검찰이 법원에 수사기록을 전달할 때 이용하는 내부망인 형사사법포털(KICS)에 적은 범죄사실에는 공직자윤리법 위반도 포함돼 혼선이 빚어진 것 아니냐는 말도 나왔다. 하지만 검찰은 이에 대해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이와 관련,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 해명처럼 단순 행정 착오일 수도 있지만, 검찰 수사기록에는 관련 사항이 담겼기 때문일 가능성도 크다"고 말했다.

‘공직자 윤리법 위반’ 혐의에 관심이 집중된 것은 사모펀드 관련 수사에서 유일한 공직자인 조 장관이 직접 피의자로 수사를 받게 될 가능성을 품고 있기 때문이다. 공직자윤리법은 청와대 민정수석과 같은 고위공직자의 경우 보유 주식을 매각하거나 백지신탁해야 하고, 이를 위반하면 처벌한다. 재산공개 대상인 공직자는 물론 이해관계자도 규제 대상에 포함된다.

5촌 조카 조씨가 코링크PE의 실소유주이고 조 장관의 아내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코링크PE 차명 지분을 보유했다는 의혹 등이 사실이라면, 이는 펀드 운용과 투자를 분리하도록 한 자본시장법을 어긴 것이 될 뿐만 아니라 조 장관이 공직자의 직접 주식투자를 금지한 공직자윤리법을 위반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

하지만 조씨만 ‘공직자 윤리법’을 위반했을 가능성도 있다. 공직자윤리법은 직무상 공직자의 재산등록사항을 알게 된 사람이 공개사항 외의 내용을 정당한 사유 없이 누설한 경우도 처벌한다. 조씨가 ‘조국 펀드’를 운용하며 자금 출처 등을 투자처에 누설했다면 공직자윤리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조씨는 웰스씨앤티 인수 등에 쓰인 사모펀드 투자금의 출처가 조 장관 일가라고 밝혀온 것으로 전해졌다. 이 경우 장관 가족이 직접 펀드 운용에 관여하지 않았다면 조씨가 조 장관 이름을 판 것에 불과한 것일 수도 있다.

조 장관 일가는 코링크프라이빗에쿼티(PE)가 운용하는 사모펀드 ‘블루코어밸류업1호’에 14억원을 투자했다. 투자금이 전액 조 장관 일가에게서 나온 것이어서 ‘조국 펀드’로 불리운다. 정 교수의 동생 정모(56) 보나미시스템 상무는 이와 별개로 코링크PE 지분 5억원 어치도 사들였다.

조 장관의 청와대 민정수석 재직 당시 재산등록 현황을 보면 정 교수는 2017년 이전 8억원의 개인 채권을 갖고 있었다. 이 중 3억원은 정 교수가 동생 정 상무에게 빌려준 것이다. 정 교수가 빌려준 돈이 코링크PE 지분 및 사모펀드 투자금의 출처일 경우 정 교수의 코링크PE 지분 차명 보유 여부가 문제된다. 8억원 중 나머지 5억원은 지난해 회수됐다. 검찰은 이 5억원이 5촌 조카 조씨 측에 건네져 코링크PE 설립자금에 흘러든 것은 아닌지 여부도 의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정 교수가 조씨 부인 이모씨에게 2015~2016년 5억원을 빌려줬고, 이 중 일부가 코링크 설립자금에 쓰였다는 관계자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14일 조씨 부인 이씨, 15일 정 상무를 차례로 소환해 자금 흐름 등을 조사했다.

한편 이날 법원 영장실질심사에서 조씨는 변호인 4명의 조력을 받았다. ‘이석기 내란선동’ 수사를 맡았던 서울고검 송무부장 출신의 최태원(49·사법연수원25기) 변호사 등이 포함됐다. 다전은 정 교수의 사문서위조 사건 변론도 맡고 있다. 법조계에서는 조씨의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 등을 겨냥한 검찰 수사가 정 교수의 방어권과도 얽혀 있어 동일한 변호인을 선임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정 교수가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수사를 받아야 하는지 여부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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