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병준 저서 출간…"보수 정치 핵심은 가족·시장의 가치"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9.16 18:48
2017년 가을부터 저술… '가장'으로서 국가·미래에 대한 고민 담아
"세상은 바르게 사는 사람 편… 삐딱한 생각하는 것이 패배자"
"노무현 전 대통령, 부총리직 사의 표하자 '내 손발 다 자르고'라며 분노"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이 16일 '아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름'이라는 제목의 저서를 출간했다. 아내와 함께 두 딸을 키우면서 느꼈던 가족의 가치와 한국의 미래에 관한 고민을 320페이지 분량에 담았다. 김 전 위원장은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의 통화에서 "(젊은 시절) 아이들이 커서 독립된 생활을 하게 되면 (성장 과정 동안) 어떤 마음으로 낳고 키웠다는 것을 긴 편지로 써줘야겠다고 생각했다"며 "주변에서 가족들끼리만 (이 이야기를) 나누지 말고, 책을 펴내라고 해서 내게 됐다"고 했다.

김병준 전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 /이태경 조선일보 기자
책은 김 전 위원장이 결혼 후 두 딸을 낳고 키우면서 느낀 점과 교육에 대한 철학 등을 중심으로 엮었다. 본격적인 정치 이야기는 거의 담겨있지 않다. 하지만 개인 일상과 육아 과정 등을 통해서 그의 정치 철학을 엿볼 수 있다. 김 전 위원장은 통화에서 "우리 사회의 변화는 기본적인 것부터 시작해야 한다"며 "특히 보수 정치는 가족, 시장 등 전통적으로 중시하는 가치가 핵심"이라고 했다.

책에는 김 전 위원장이 미국 유학 시절을 전후해 태어난 장녀에게 미국 시민권을 부여할 수 있는 기회가 있었음에도 이를 택하지 않은 사연이 나온다. 김 전 위원장은 "미국에서 유학할 때 아내가 잠시 한국에 들어가 있었는데 (그 때) 임신 사실을 알게 됐다. 미국에 와서 아이를 낳아도 되지만 그렇게 하지 않았다. 한국 국민으로 자라게 하자고 생각해 한국에서 출산했다"고 했다. 그는 "(당시) 많은 사람들이 미국에서 아이를 낳기 위해 원정 출산 등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던 때였다"며 "어차피 한국에서 살 아이, 한국 국민으로서의 분명한 삶을 살게 하고 싶었다"고 했다.

'조국 사태'와 관련해 한국 사회를 돌아보게 만드는 대목들도 있다. 김 전 위원장은 책에서 "세상 사람들이 '빽이 전부다'라고 하니 거기에 의존해서 살려고 하는 경향이 있다"며 "(하지만) 직장 생활이든 사업이든 성실히만 하면 반드시 결정적인 도움을 주는 사람들이 나타난다. 삐딱한 생각만 하고 요령만 피우는 것은 패자(敗者)의 길"이라고 했다. 그는 "세상은 바르게 사는 사람 편으로 변화될 것"이라며 "'빽'과 '줄', 그리고 부정과 부조리 등 역(逆) 인센티브의 근원이 되는 과도한 국가 권력도 줄어들 것"이라고 했다.

김 전 위원장에게 조국 법무부 장관에 대해서 묻자, "이 정부는 경제도, 외교도 잘 못하고 '공정·정의'만 앞세워 버티고 있는데, (문재인 대통령이) 조 장관을 임명해 정부의 정당성을 크게 해쳤다"며 "그동안 문재인 정부가 내세웠던 가치가 무너졌다"고 답했다.

책에서는 노무현·박근혜 전 대통령과의 일화도 소개됐다. 그는 노무현 정부 당시인 2006년 '논문 표절' 논란으로 부총리 겸 교육인적자원부 장관직에서 물러났다.

"(노무현) 대통령과 조찬을 하면서 사의를 표했다. 돌아서 나오는 데 대통령의 분노 섞인 목소리가 들렸다. '결국 나를 죽이겠다는 거지. 옆에 있는 사람 다 죽이고…손발 다 자르고…'(라고 노 전 대통령이 말했다)." 김 전 위원장은 당시 상황에 대해 "(논문) 표절이냐 아니냐의 문제가 아니라, 집권 세력 내 권력 투쟁의 문제였다"고도 했다.

2016년 박근혜 전 대통령으로부터 '거국내각 국무총리'를 제안 받았던 당시와 관련해서는 "박 전 대통령에게 '인준이 되면 거국 내각답게 야당 인사를 50%까지 앉히겠다'고 했었다"고 했다.

그가 책을 쓰기 시작한 시점은 2017년 가을쯤이었다고 한다. 하지만 2018년 7월부터 지난 2월까지 한국당 비대위원장을 맡은 동안 원고 작업을 잠시 중단했다가 올해 미국에서 원고를 마무리했다. 김 전 위원장은 내년 4월 총선에서 대구 수성갑 또는 서울 종로 출마설이 나오고 있다. 그는 "당의 도움이 되는 방향이라면 뭐든 해야 하지 않겠냐라는 생각이 있다"면서도 "한국당 사정이나 현재의 정국을 봤을 때, 출마에 대해 쉽게 이야기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니다"라고 했다.




김병준 전 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의 저서 '아빠, 세상에서 가장 무거운 이름' 표지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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