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8년전 '조적조 트윗'..."피의사실 공표 언론 자유 땐 위법 아냐"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9.16 16:09 수정 2019.09.16 16:55
조국, 2011년 "피의사실공표, 정당한 언론의 자유 범위 안에 있으면 위법성 조각"
김진태 "평생 특권·반칙으로 살더니 자신을 위한 셀프 규정 만들어"
조국 "일선 검사, 헌법정신 지키면 불이익 없어…훈령이 헌법정신 부합하는지 확인"

법무부가 조국 장관 취임 이후 피의사실 공표를 제한하겠다며 관련 훈령 개정 작업에 나선 가운데 조 장관의 과거 소셜미디어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법무부가 최근 마련한 형사사건 관련 언론 대응 훈령 초안은 수사 공보(公報)를 사실상 금지하는 방안인데, 조 장관은 2011년 트위터 글에서 " 피의사실공표도 정당한 언론의 자유 범위 안에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돼 불벌(不罰)"이라고 했던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자 야당에서는 "조 장관이 내 가족이 수사받고 있으니 피의사실공표를 막겠다고 한다"며 "법무부가 조국 일가족을 위한 곳인가"라고 했다.

조국 법무부 장관이 16일 오전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열린 전자증권제도 시행 기념식에 참석하기 위해 행사장으로 이동하고 있다. /연합뉴스
조 장관은 이명박 정부 시절이던 2011년, 은진수 당시 감사원 감사위원이 로비스트로부터 금품을 받았다는 보도와 관련해 "피의사실공표도 정당한 언론의 자유 범위 안에 있으면 위법성이 조각돼 불벌한다"면서 "노통(노무현 전 대통령)의 경우와 달리, 은진수에게 직접 (금품을) 전달하였다는 혐의이기에 위법성이 조각될 개연성이 높다"고 적었다. 공인(公人)이 받는 혐의에 대한 피의사실공표는 공익성이 있고, 혐의가 확실한 경우 위법하지 않다는 견해를 밝힌 것으로 보인다.

조 장관은 2012년에도 국정원 댓글 사건 당시 이정현 당시 박근혜 대선캠프 공보단장이 일부 관련 정보를 공개한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언론을 피의사실공표라고 공격하자 "이 단장, 피의사실공표 운운하며 선관위와 언론을 맹공했다. 합법적 단속과 취재 활동도 마음에 들지 않기에, 이 사건의 파장을 알기에 (그렇게 하는 것으로 보인다)"라며 "공이 이미 높아졌으나, 그만 하시길"이라고 적었다.

조국 법무부 장관 트위터 캡처.
그런데 법무부장관이 된 이후 그는 피의사실공표를 엄격히 제한하려 하고 있다. 법무부가 마련한 형사사건 공개 금지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기소 전까지 원칙적으로 혐의 사실 등 사건 내용 일체의 공개가 금지된다. 구속영장 청구, 소환 조사 등 대부분 수사 진행 상황도 공개할 수 없다. 특정인 소환의 경우 당사자가 서면으로 동의한 경우가 아니면 공개 소환을 할 수 없다. 정부와 여당은 조 장관이 참석한 가운데 오는 18일 당정 협의를 개최해 이 같은 방안을 논의할 계획이다.

하지만 야당에서는 이 훈령이 본인은 물론 그 가족이 검찰의 전방위 수사를 받고 있는 조 장관의 '셀프 방어'에 이용될 수 있다고 했다. 한국당 김진태 의원은 "조 장관이 본인 수사에 관여하지 않겠다고 했으니 일체 오해 살 일은 하지 말아야 한다. 설사 피의사실공표에 문제가 있더라도 자신에게 적용해서는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조 장관은 평생을 특권과 반칙으로 살더니 이젠 자신을 위한 셀프 규정까지 만드는 '조국스러운' 짓만 하고 있다"고 했다.

한국당에서는 법무부가 조 장관 아내 정경심(57) 동양대 교수 사건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는 것도 조 장관 때문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검찰은 조 장관에 대한 국회 인사청문회가 열린 지난 6일 정씨를 '동양대 총장 표창장' 위조 혐의(사문서 위조 혐의)로 기소했다. 이날 끝나는 공소시효 때문에 이례적으로 정씨에 대한 소환 조사 없이 기소한 것이다. 하지만 한국당 법사위원들이 법무부에 정씨에 대한 공소장을 공개하라고 요청했지만 아직 받지 못하고 있다고 한다. 김 의원은 "피의사실공표 금지는 기소 이전 단계에만 해당함에도, 검찰이 기소를 하고 나서도 공개를 안 하고 있다"며 "새로운 (공보) 지침까지 만들면 수사는 위축되고 국민의 알 권리는 무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조 장관은 이날 정오쯤 정부과천청사로 출근하는 길에 기자들과 만나 "시행령, 규칙, 훈령은 물론 실무 관행이라고 간과했던 것도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했다. 기존에 시행하던 법무부 훈령인 '인권보호를 위한 수사공보준칙'에 따르면 사건 관계인이 장관, 국회의원처럼 공적 인물인 경우 실명을 공개할 수 있고, 검찰 관계자의 구두 브리핑도 가능했다. 이것이 '헌법 정신에 부합하는지' 확인하겠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가족 관련) 수사를 일선에서 담당하는 검사들의 경우 헌법 정신과 법령을 어기지 않는 한 인사 불이익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가족을 수사 중인 상황에서 법무부가 수사공보준칙을 개정하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라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답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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