쫓겨난 맘카페 회원들 "법적대응"… 집회 갈등 高大에선 "총학탄핵"

윤수정 기자 안상현 기자
입력 2019.09.16 03:12 수정 2019.09.16 08:00

조국 사태 후폭풍… 엄마들도, 학생들도 갈라졌다

조국 법무장관 자녀 입시 부정 의혹이 정치권은 물론 민간 커뮤니티(공동체·지역사회)에도 분열과 갈등을 불러왔다. 대학가와 맘카페(육아카페)가 대표적이다. 이들 커뮤니티는 그동안 대체로 현 여권(與圈)에 우호적인 성향을 보여왔지만, '입시의 직·간접 당사자'라는 커뮤니티 자체의 성격상 조 장관 자녀 입시 부정 의혹에 따른 충격파가 더 크게 나타난다는 분석이다.

조국 비판글 올렸다가 '강퇴', 피해자 440여명 새 카페 개설
"규정에 맞춰 쓴 글도 삭제하고 '자한당 알바' '벌레' 비방도… 손해배상 소송 등 진행할 것"

국내 주요 맘카페에서는 조국 장관 비판 게시물 문제로 조만간 회원 간 '소송전'이 벌어질 전망이다.

11일 네이버에 '온라인 까페 강퇴(강제 탈퇴), 활정(활동 정지) 피해자들 모임'이란 카페(이하 '피해자 카페')가 개설됐다. 카페는 개설 4일 만에 회원 440여명이 모였다. 주로 맘카페 등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조국 장관이나 정부를 비판하는 글·기사를 올렸다는 이유만으로 카페 활동에서 불이익을 당한 이들이다.

피해자 카페에는 레몬테라스·맘스홀릭·동탄맘들모여라·일산아지매 등 유명 맘카페에서 발생한 '피해 사례' 제보가 잇따른다. 이들의 주장은 "정부 또는 조국 장관을 비판하는 콘텐츠는 카페 규정에 어긋나지 않았음에도 삭제되거나 게시자를 강제 탈퇴시키는 반면, 조국 장관 옹호 콘텐츠는 욕설과 비방 등 규정을 어겨도 삭제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일부 회원은 여러 맘카페를 돌며 직접 조국 장관 비판 글을 올린 뒤 벌어지는 상황을 '화면 캡처'를 통해 시간대별로 '중계'하기도 했다. 실제로 일부 맘카페에서 글을 올린 지 1시간도 채 되지 않아 '알바 왔냐' '작전세력' '벌레' 등의 비방 댓글이 줄줄이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었다. 피해자 카페 회원 조모(34)씨는 "최근 3주 사이에만 레몬테라스·여성시대 등 4개 카페에서 활동 정지를 당했는데, 유일한 이유가 조국 관련 비판 기사를 올렸다는 것"이라며 "2년 전 촛불을 들었던 사람으로서 '자한당 알바'라는 비난에 너무 어이가 없어 피해자 카페에 가입했다"고 했다.

맘카페 운영진을 상대로 한 소송도 준비 중이다. 피해자 카페 개설자는 "온라인 카페의 공산당식 운영과 만행에 법적 조치를 강구하겠다"며 "해당 카페 운영진의 직무정지 가처분 소송과 손해배상 소송을 위해 변호사도 섭외했다"고 공지했다. 회원들은 현재 구체적인 소송 절차와 계획을 논의 중이다.

피해자 카페에서는 "주요 맘카페 운영진 상당수가 극성 여당 지지자"란 주장도 나온다. 실제로 2017년 대선 당시 더불어민주당 홍보 전단을 보면 '일산아지매' '달콤한 청라맘스' 등 맘카페 16곳이 문재인 당시 후보자 유세 모임에 참여한 것으로 나온다.

총학 주도 집회서 참여자 급감
한 간부의 "정당한 입시 치른 척 내로남불하는 ××들" 글도 논란
연휴기간 '탄핵 집행부' 출범, 다음주부터 서명운동 시작할 듯

지난 12일 오후 고려대 동문 커뮤니티 사이트 '고파스'에는 '고려대학교 51대 서울 총학생회 탄핵을 준비하고자 합니다'라는 글이 올라왔다. '평범한 재학생'이라고 자신을 밝힌 글 작성자는 "총학생회 탄핵을 위한 서명운동 및 대자보 운동을 시작하고자 한다"고 적었다. 사유는 학우와 소통 부재(不在)라고 했고, 구체적으로 '8월 30일 제2차 촛불집회 진행과 관련한 문제 및 학우들의 목소리를 외면한 점'을 포함했다.

이 글에 3일 새 851명이 '추천' 버튼을 눌렀다. 고려대 학생회칙에 따르면 총학생회 탄핵안을 발의하려면 재학생 600명 이상의 서명이 필요하다. '고파스'는 졸업생도 이용할 수 있지만, 이용자 대다수는 재학생인 것으로 학생들은 추정한다. 자원자로 구성된 '탄핵추진 집행부'도 출범했다. 이들은 이번 주부터 대자보와 유인물을 통해 탄핵 추진 사실을 홍보하는 동시에 탄핵안 발의를 위한 서명운동에 나설 계획이다. 집행부 관계자는 15일 "총학생회 관련한 내부 고발을 담은 대자보를 준비하는 중"이라고 전했다.

최근 '조국 의혹' 국면에서 고려대 학생들은 총학생회에 대한 불만을 지속적으로 제기해왔다. 일반 학생들이 시작한 집회를 넘겨받은 뒤, 무성의한 준비로 오히려 열기를 꺼뜨렸다는 지적이었다. 고려대 반(反)조국 집회 참여 인원은 일반 학생들이 주도한 지난달 23일 첫 집회 당시엔 600여명이던 것이, 총학생회가 주도한 지난달 30일 집회에서는 100여명으로 급감했다.

이런 가운데 총학생회 한 간부의 '본심'도 분노에 불을 지폈다. 총학생회 주거복지국장을 맡은 학생이 지난달 하순 소셜미디어에 '본인은 퍽이나 정당한 입시 치른 척 내로남불하는 XX들이 많다'며 'X 같은 고잡대(고려대 비하 속어) 정 떨어지누'라고 적은 것이 이달 9일 인터넷을 통해 동문들에게 알려진 것이다. "2차 집회가 왜 졸속으로 진행됐는지 이유를 알겠다" 등의 비난이 쇄도했다. 이에 총학생회는 11일 2차 집회가 제대로 진행되지 못한 것에 대한 입장문을, 14일에는 고파스에 직접 총학생회장과 부총학생회장 명의 사과문을 냈지만 논란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조선일보 A10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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