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이산상봉 불발, 남·북 모두 잘못"

이민석 기자 윤형준 기자
입력 2019.09.16 03:00

北 소극적 태도·변덕 때문인데 한국 정부 공동책임으로 돌려
MB·朴정부선 각각 두차례씩… 文정부 들어와선 한번만 성사

문재인 대통령은 이산가족 문제에 대해 "이렇게 긴 세월 동안 서로 만날 기회조차 주지 않는 것은 남쪽 정부든 북쪽 정부든 함께 잘못하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지난 13일 KBS의 이산가족 특별방송에 출연해 "(상봉 행사의) 진도가 빨리빨리 나가지 않아 아쉽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간 대면·화상 상봉, 생사 확인 등 이산가족 문제가 꽉 막힌 것을 남북 공동의 책임으로 돌린 것이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발언과 달리 이산가족 문제가 풀리지 않는 것은 전적으로 북한의 소극적 태도와 변덕 때문이란 지적이 많다. 김승 전 통일부장관 정책보좌관은 15일 "과거 이산가족 상봉은 대부분 우리 측이 제안했고, 북한은 식량·비료 지원 규모 등 정치·경제적 유불리를 따져 선택적으로 응했다"며 "(상봉에) 합의해놓고 뒤집기도 했다"고 말했다.

실제 북한은 2010년 10월 이산가족 상봉 개최를 위한 적십자회담에서 쌀·비료 지원과 금강산 관광 재개 등을 요구했다 거절당하자 다음번 적십자회담을 앞두고 연평도를 포격했다. 2013년 9월에도 금강산 관광 재개 요구가 수용되지 않자 이산가족 상봉을 나흘 앞두고 취소했다.

이산가족 상봉 실적이 가장 저조한 것은 문재인 정부다. 남북 교류가 한창이던 작년 8월 한 차례 상봉 이후 추가 상봉의 기미가 없다. 현 여권이 '남북 관계의 암흑기'로 비난하는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도 이산가족 상봉은 2회씩 총 네 차례 열렸다. 문 대통령은 작년 9월 평양에서 김정은 국무위원장과 금강산 이산가족 상설 면회소 개소, 이산가족 화상 상봉과 영상 편지 교환 등에 합의했다. 하지만 북한은 이후 후속 적십자회담에 불응하고 있다.

한편 문 대통령은 이 방송에서 2004년 청와대 근무 당시 모친과 함께 상봉 행사에 참석해 북측 이모를 만난 일을 떠올리며 "제일 효도했던 때"라고 했다. 이어 "(모친 생전에) 흥남시, 우리 옛날 살던 곳, 외갓집, 이런 쪽을 한번 갈 수 있으면 더 소원이 없다"고 했다.


조선일보 A8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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