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속속 드러나는 '조국 펀드' 증거 조작, 조국은 수사 방해 말라

입력 2019.09.16 03:20

이른바 '조국 가족 펀드'와 관련해 광범위한 증거 인멸과 조작 시도가 있었다는 증언과 정황이 계속 나오고 있다. 압수수색 직전 조 장관 아내의 동양대 연구실에서 PC를 빼내 숨긴 증권사 직원이 조 장관 집에서 쓰던 PC의 하드디스크도 교체해줬다고 한다. 이 직원은 "조 장관 아내의 요청이 있었고 당시 집에서 조 장관도 만났다"고 검찰에 진술했다. 조 장관은 인사 청문회에서 "증권사 직원이 수익률이 괜찮다고 해서 펀드에 투자했다" "재산 관리는 아내가 했다"며 자신은 펀드와 무관하다고 주장했다. 거짓말이었다. 증권사 직원은 "펀드 투자를 권유한 적이 없다"며 "조 장관과도 세 차례 만난 적 있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처음부터 펀드 투자에 개입해 놓고 검찰 수사를 받게 되자 조직적으로 증거를 없애려 했을 가능성이 있다.

문제의 펀드 운용 보고서가 청문회 직전 급작스럽게 조작됐다는 증언도 나왔다. 조 장관 5촌 조카가 조 장관 아내와 연락해 이뤄진 일이라고 한다. 조 장관은 청문회에서 "블라인드 펀드여서 투자 내용을 알 수 없다"고 했다. 그런데 조작이라는 것이다. 조 장관 조카는 펀드 관련 업체에 전화를 걸어 "조 후보자는 돈이 어디 쓰였는지 몰라서 답변할 수 없다고 (청문회에서) 얘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그대로 됐다. 조 장관 조카가 청문회 증인에게 "(펀드 문제가 불거지면) 다 죽는다. 조 후보자가 낙마해야 하는 상황"이라며 거짓 증언을 요구하는 녹음 파일도 공개됐다. 조 장관은 진짜 관련이 없나.

이 와중에도 조 장관은 거의 매일같이 검찰 압박에 나서고 있다. 3년 전 상관 폭언과 업무 스트레스로 자살한 검사 묘소를 참배하면서 "검찰 조직 문화를 바꿔야 한다"고 했다. 느닷없다는 느낌을 준다. 자신의 사퇴를 촉구한 검사 글에는 대꾸도 않더니 자기편을 든 검사 실명을 콕 집어 거론하면서 "법무부 감찰관실이 의견을 수렴하라"고 지시했다. 수사 결과가 맘에 들지 않으면 뒷조사를 하고 인사조치 하겠다는 협박과 다름없다.

그는 장관 임명장을 받자마자 민변 출신에게 '검찰 개혁' 책임을 맡겼다. 개혁이 아니라 검찰 장악 시도다. 전 정권 수사 피의사실 공표에는 침묵하더니 막상 자신이 수사받게 되자 수사 공보(公報) 자체를 금지시키겠다고 한다. 비판 언론의 입을 막고 국민의 눈과 귀를 가리겠다는 의도를 숨기려 하지도 않는다. 심지어 법무부 간부들을 동원해 '수사에서 윤석열은 빼고 가자'고 수사팀을 압박했다는 의혹까지 받고 있다. 장관 권한을 휘둘러 자기 혐의를 덮고 수사를 노골적으로 방해하고 있다. 가면 갈수록 그가 법무장관 자리에 있어선 안 될 이유가 쏟아지고 있다.



조선일보 A31면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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