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국 자택 PC 하드드라이브도 교체했다"

양은경 기자 윤주헌 기자
입력 2019.09.11 23:05 수정 2019.09.12 00:17

증권사 직원, 정경심 PC하드 교체한 뒤 보관하다 검찰에 제출
법원 "피의사실 인정… 從된 역할" 조국펀드 관련 2명 영장기각

증권사 직원 "정경심 요청으로, 동양대 가기前 자택 PC부터 교체"
"준비해 간 새 하드 드라이브, 동양대 PC와 안 맞아 통째로 반출
조국과 세 차례 만나… 정씨가 먼저 WFM 언급하며 투자 물어봐"

코링크측 "조국이 간담회서 내세운 펀드보고서 급조된 것" 증언

조국 법무부 장관 아내 정경심 동양대 교수의 연구실 컴퓨터 반출을 도운 증권사 직원이 조 장관 부부의 서울 방배동 자택에 있는 컴퓨터 하드 드라이브 교체에도 동원됐다고 검찰에 진술한 것으로 11일 전해졌다.

검찰은 이날 한국투자증권 영등포지점에서 일하는 프라이빗뱅커(PB) 김모씨를 불러 조사했다. 그는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 수색하기 이틀 전인 지난 1일 자정쯤 정 교수와 함께 서울에서 경북 영주 동양대로 내려가 정 교수 연구실에서 컴퓨터를 갖고 나온 혐의(증거 인멸)를 받고 있다. 이후 검찰이 동양대를 압수 수색한 뒤 컴퓨터 행방을 찾자 정 교수는 김씨 트렁크에 보관 중이던 컴퓨터를 제출했었다.

김씨 변호인 측은 이날 "정 교수의 동양대 방문 동행 2~3일 전 조 장관 부부 자택에 들러 정 교수가 집에서 사용하던 컴퓨터 하드를 교체해줬다"고 밝혔다. "동양대를 방문할 때도 정 교수 연구실 내 PC 교체용으로 새 하드를 갖고 갔지만 사양이 안 맞아 컴퓨터를 들고 나왔다"고도 했다. 검찰은 김씨를 이날까지 4차례 소환했으며 교체된 하드를 제출 받아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김씨는 변호인을 통해 조 장관 부부의 컴퓨터 하드를 교체한 이유에 대해선 "정 교수가 요청했기 때문에 저로서는 어쩔 수 없었다"고 했다. 김씨 변호사는 "컴퓨터를 빼내기 위해 차로 2~3시간 걸리는 영주까지 내려간 이유는 VIP 고객인 정 교수의 부탁이 있었기 때문이었다"며 "정 교수가 조 장관의 부인이라는 사실도 당연히 알고 있었다"고 했다. 김씨는 검찰에선 "진지한 자리는 아니었지만 조 장관을 세 차례 만난 적이 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공직자윤리위원회가 지난해 관보를 통해 공개한 조 장관의 재산 변동 내역을 보면 정 교수는 한국투자증권을 통해 13억4600만원어치의 자산을 관리했다.

조 장관의 인사청문회 발언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 조 장관은 지난 6일 인사청문회에서 정 교수의 동양대 연구실 PC 반출 의혹과 관련해 "아내가 몸이 좋지 않은 상태라 김씨가 운전했고 제 처는 부산으로 갔다"며 "아내가 서울로 올라오고 난 뒤 김씨와 만났고, 그때 검찰에서 연락이 와 컴퓨터를 그대로 임의제출했다"고 했다.

6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법제사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인사청문회가 열렸다. 조 후보자가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남강호 기자

조 장관이 지난 2일 국회 기자간담회에서 "블라인드 펀드라서 사모펀드 투자 대상을 알 수 없었다"며 펀드 운용 현황 보고서를 공개한 것에 대해서도 청문회용으로 급조된 것이란 증언이 나왔다. 코링크PE 핵심 관계자는 언론 인터뷰를 통해 "해당 보고서는 펀드 관련 의혹이 쏟아지자 지난달 21일 급조했다"고 했다.

코링크PE 관계자는 "정관상 펀드 현황을 보고하게 돼 있지만, 한 번도 이런 형식의 문서 형태로 운용 현황을 보고한 적이 없다가 갑자기 만들게 됐다"며 "문건 작성을 전후해 정 교수가 코링크PE 임원 등과 자주 통화하며 대응 논리를 만들었다"고도 했다.

조 장관은 지난 2일 기자간담회에선 펀드 관련 질문에 "아내가 한국투자증권 등과 주식 거래를 많이 해왔고, 그 과정에서 알던 펀드 매니저에게 투자 여부를 물었더니 '수익률이 괜찮다'고 해서 투자하게 됐다"고 했었다. 김씨의 권유를 통해서 사모펀드 투자에 나서게 됐다는 취지였다. 그러나 김씨는 이에 대해서도 변호사를 통해 "코링크PE에 대한 사모펀드 투자를 정 교수에게 권유하지 않았다"며 "신중하게 투자하라는 조언을 했을 뿐"이라고 했다. 또 "정 교수의 사모펀드 투자 사실은 투자 자금을 이체하는 과정에서 처음 알게 됐다"고 했다. 김씨는 검찰에선 "정씨가 먼저 WFM 업체를 언급하면서 투자를 해도 좋은지 알아봐 달라고 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WFM은 '조국 펀드' 운용사인 코링크PE가 인수한 업체다. 정 교수는 이곳에서 최근까지 자문료 명목으로 1400만원을 받았다. 지금까지 조 장관과 정 교수는 투자처를 모른다고 해왔다.

한편 정 교수는 소셜미디어에 '정경심의 해명'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최근 코링크PE 관계자들의 대화 녹취록이 무차별적으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다"며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고 했다. 이어 "내용의 진위와 맥락이 전혀 점검되지 않은 녹취록으로 인해 저의 방어권이 심각하게 침해되고 있음에 대해 강력한 항의를 표한다"고 했다. 앞서 5촌 조카 조모씨는 지난달 24일 장관 청문회를 앞두고 웰스씨앤티 대표와 통화에서 "(펀드 문제가 불거지면) 같이 죽는 케이스"라며 자금 흐름을 사실과 다르게 말해줄 것을 부탁했고, 이 같은 내용의 녹취록이 10~11일 보도됐다.

이런 가운데 조 장관 가족이 투자한 사모펀드 운용사 코링크PE 이모 대표, 코링크가 투자한 웰스씨앤티 최모 대표에 대해 검찰이 청구한 구속 영장은 이날 법원에서 기각됐다. 서울중앙지법 명재권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기각 사유에 대해 "피의자들이 사실 관계를 대체로 인정하고 있고 증거가 수집되어 있다"며 "범행에서 관여 정도 및 종(從)된 역할 등을 참작하면 현 단계에서 구속의 사유와 필요성, 상당성을 인정하기 어렵다"고 했다. 두 사람 모두 혐의를 자백했고, 범행의 주범(主犯)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였다. 이는 이 사건의 주범이 따로 있다는 의미로 해석됐다.


조선일보 A1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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