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트, 패션에 생기를 불어넣다

최보윤 편집국 문화부 차장
입력 2019.09.06 03:01

Color of Mint

자연을 향한 인간의 갈구는 영원하다. 최근 패션계에서 흙이나 나무, 풀숲같이 자연에서 영감 받은 얼씨(earthy) 컬러가 인기를 끌면서 '그린(green)'이 트렌드의 키워드로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다. 1990년대 그린 오렌지 등 눈에 잘 띄는 원색 계열의 '팝 컬러'가 유행하고, 2017년 팬톤이 '그리너리'를 올해의 컬러로 선정한 이후 최근엔 한결 부드럽고 우아한 민트와 에메랄드그린, 세이지, 연한 터키석색, 올리브 등의 색상이 인기다.

기존 원색 계열의 녹색보다 좀 더 따뜻한 느낌을 풍긴다. 컬러 테라피 측면에서도 그린은 활력과 생기를 되찾고 봄이 주는 설렘처럼 새로운 시작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글로벌 트렌드 조사기관 WGSN에 따르면 민트 색조를 바탕으로 하는 '네오민트'가 2020년을 대표할 컬러로 부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WSGN은 "패션 런웨이에선 이미 민트 풍의 신선한 컬러가 점령하고 있다"며 "패션, 인테리어 디자인 등 전반위로 민트 컬러가 이용될 전망"이라고 진단했다.

◇비비안 웨스트우드, 한국만을 위한 '민트' 선보여

영국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브랜드 비비안 웨스트우드(Vivienne Westwood)의 '미니 야스민' 백의 민트 컬러는 조금 특별하다. 한국만을 위해서 '단독'으로 선별된 색상이기 때문. 전 세계 매장에서 다양한 컬러로 출시됐지만 한국엔 우아한 민트 색상이 추가로 단독 제작된 것이다. 미니 야스민 백은 비비안 웨스트우드 팬이라면 잘 아는 아이코닉한 제품. 1987년 가을 겨울 시즌 처음 공개된 제품으로 비비안 웨스트우드와 매우 친했던 디자이너 야스민 에스라미를 위해 만들고, 그녀의 이름을 붙였다. 당시 야스민은 이 가방안에 립스틱과 작은 소품 등 꼭 필요한 물건들만 들고 다녔다고 한다. 이번 시즌에는 '마이크로백' 열풍에 맞게 새로운 사이즈로 선보였다. 가방을 넘어 액세서리 혹은 주얼리처럼 활용 가능한 마이크로백이 인기를 끌면서 야스민 백 역시 '미니 야스민'으로 선보인 것이다.

◇시계·주얼리에도 그린 열풍

프랑스 까르띠에가 이번 국제고급시계박람회(SIHH)에서 선보인 '리브르' 컬렉션의 테마는 '테크니컬러(technicolour)'. 그 중 베누아 알롱제 셀라돈 워치는 길게 뻗은 우아한 다이얼을 캔버스 삼아 에메랄드, 파라이바 투르말린, 다이아몬드와 같은 다채로운 스톤이 세팅됐다. 그 중심 다이얼에는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가 파베 세팅돼 화려함을 더한다. '베누아(baignoire·프랑스어로 '욕조'라는 뜻)' 시리즈는 1912년 루이 까르띠에가 전통적인 원형시계 벗어나 우아한 타원형의 디자인으로 탄생했다. 까르띠에 관계자는 "기존의 미학적 코드를 재해석한 새로운 디자인과 컬러 조합으로 다채로운 모양의 시계를 선보였다"고 밝혔다. 화이트 골드 버전으로 고유 번호가 부여된 50피스 리미티드 에디션이다.

불가리의 '디바스 드림'은 여성미를 그대로 담아낸 유려한 곡선과 다양한 젬스톤을 접목시킨 것이 특징이다. 부채꼴 모티브에 토파즈, 탄자나이트 등의 생동감 넘치는 컬러 조합이 우아한 주얼리 디자인에 경쾌함을 더한다. 쇼메는 그린 색상이 가미된 다양한 종류의 하이주얼리와 데일리 주얼리를 선보였다. 조세핀 황후의 영감의 원천인 자연과 정원의 생동감을 담은 '레 제스피에글르리 드 쇼메' 컬렉션이나 프랑스의 문화 부흥기인 '벨 에포크(Belle Epoque)' 시대에 유행했던 백로 깃털 장식의 헤어 장신구인 아그레뜨 컬렉션이 눈에 띈다. 새롭게 선보이는 조세핀 아그레뜨 컬렉션은 아메시스트, 시트린, 페리도트, 아쿠아마린, 루돌라이트 등 다채로운 색상의 컬러 스톤과 진주 등이 조화를 이뤘다. 부쉐론의 '메시' 카멜레온 링은 남아프리카의 줄루족에 전해지는 천지 창조 신화에서 영감을 받았다. 전설에 따르면 카멜레온은 영원과 희망의 상징이며, 단계별로 변화하는 무지개 빛깔은 하늘과 땅 사이를 이어주는 길을 나타낸다. 224개의 파라이바 토말린과 130여개의 퍼플, 핑크, 오렌지, 옐로, 블루 라운드 사파이어 그리고 라운드 차보라이트가 세팅됐다. 피아제의 터콰이즈 블루는 상징적이다. 알티플라노, 포제션, 라임라이트 갈라 등 피아제 대표 라인에 브릴리언트 컷 다이아몬드와 터콰이즈 블루 색상이 고급스러우면서도 신선하다.

◇패션계를 물들이는 민트

독일 프리미엄 러기지 리모와의 '에센셜 컬렉션'은 한정 기간 내놓는 스페셜 에디션. 영국 북동부의 휴양지로 유명한 레이크 디스트릭트의 녹색에서 영감을 받은 세이지(Sage) 컬러로 가벼운 폴리카보네이트 소재로 돼 있다. 에르메스의 에버컬러 송아지가죽 소재의 에르메스 트윈 백은 아카이브에 보관된 가방에서 영감을 받았다. 두 개의 스냅 잠금장치로 돼 있는데 메탈 봉을 가죽 고리에 꼽아 고정할 수 있다. 미우미우 마텔라쎄 버킷백은 특유의 주름장식이 돋보인다. 구찌의 실비 1969와 발렌시아가의 트리플 S는 브랜드의 대표적인 인기 라인들. 세이지, 민트 컬러로 산뜻한 느낌이다. 몽블랑의 민트 노트는 새로 출시한 블루 팔레트 컬렉션 중 하나로, 최고급 사피아노 가죽에 터콰이즈 젬스톤(터키석)이 가지고 있는 특별한 블루 그린 톤의 컬러를 담았다. 의류의 경우 뉴욕을 대표하는 디자이너 마크제이콥스는 민트 색상 드레스 등을 이번 가을겨울 런웨이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민트 컬러의 경우 복숭아색, 화이트, 블루, 베이지, 네이비 등 다양한 색상과 활용할 수 있다.
조선일보 C6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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