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조국 의혹 설명됐다" 임명 강행 움직임

이민석 기자
입력 2019.09.03 03:00

[조국 기자간담회]
기자간담회로 "여론 호전" 자평
동남아 3국 순방중인 文대통령, 오늘 청문보고서 재송부 요청할듯

與의 검찰 비판에 지지층 결집… 내부에서 "임명 늦출 필요없다"

청와대는 2일 조국 법무부장관 후보자의 기자간담회에 대해 "조 후보자의 불가피한 선택이었다고 본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간담회로 '각종 의혹에 대한 조 후보자 입장이 어느 정도 설명됐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동남아 3국을 순방 중인 문재인 대통령은 3일 인사청문경과보고서 재송부 요청을 하는 등 임명 절차를 강행하겠다는 계획이다.

그동안 공직 후보자 관련 의혹이 제기될 때마다 '야당도 과거에 그랬다'며 '물타기'를 시도했던 청와대와 여당은 이번에도 같은 방식으로 대응했다. 조 후보자 딸의 대입 관련 의혹을 방어하면서 보수 정권 때 만들어진 입시제도 탓으로 돌린 게 대표적이다. 조 후보자도 기자간담회에서 같은 논리를 폈다.

◇靑, "여론 유리해지고 있다" 판단

당초 청와대는 조 후보자 딸의 '논문 제1저자 등재'와 입시 관련 논란 등이 불거졌을 때만 해도 조 후보자 임명에 반대하는 여론에 큰 부담을 느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최근 여권이 조 후보자 의혹 수사에 착수한 검찰에 대한 비판을 이어가면서 지지층이 결집하는 양상을 보이자 "임명 절차를 늦출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내부에서 힘을 얻었다고 한다.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도 사전에 청와대와 더불어민주당, 조 후보자 측 간에 물밑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조 후보자의 언론 간담회에 대해 여권 관계자는 "조 후보자 의혹에 대해 의구심을 가졌던 지지층도 많았지만 이날 간담회로 상당 부분 해소가 된 것으로 본다"고 했다. 여권 일부에선 "조 후보자에 대한 여론 흐름이 우호적으로 바뀔 경우 문 대통령이 순방 기간 중에 조 후보자를 임명할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조 후보자의 기자간담회로 여론이 어느 정도 호전됐다는 판단이 나오면서, 청와대 내에서는 "야당의 요구를 받아들여 이번 주 인사청문회를 열어도 무방하지 않겠느냐"는 의견도 대두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조 후보자 기자간담회에 대한 여론의 반응을 감안할 때, 조 후보자 가족이 증인으로 출석하지 않는 인사청문회라면 야당의 공세를 충분히 방어할 수 있다는 것이다.

◇"후보자 의혹 덮기 위해 물타기 반복"

문 대통령은 지난 1일 조 후보자 딸의 입시 부정 의혹에 대한 여론이 심상치 않자 "대입(大入) 제도 전반에 대해 재검토해달라"고 했다. 앞서 여당 일각과 문 대통령 지지자들은 해당 의혹에 대해 "능력이 있는 조 후보자 딸이 이명박 정부 때부터 만들어진 수시 위주의 입시 제도에 적응한 것이지, 불법은 아니다"라는 주장을 펴 왔다. 이런 식으로 전(前) 정권 탓, 야당 탓을 하면서 '물타기'를 한 사례는 이전에도 있었다. 작년 4월 김기식 전 금감원장의 '로비성 해외 출장' 논란이 불거지자 청와대는 야당 의원들을 포함한 19·20대 국회의원들의 피감 해외 출장 사례 일부를 수집·조사했다. 당시 청와대는 "티끌 하나 묻지 않았더라면 더 좋았겠지만, 과연 평균 이하의 도덕성을 보여준 것인지 엄밀히 따져봐야 한다"고 했다.

지난 1월 문 대통령 대선 캠프 참여 의혹이 있던 조해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상임위원의 '정치 편향' 문제가 불거졌을 때도 더불어민주당은 "보수 정권에서도 당적이 있었던 인사를 선관위원으로 임명하지 않았느냐"고 했다.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은 지난 3월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부동산 투기, 상속 및 증여세법 위반 의혹에 몰렸었다. 야당 관계자는 "당시 박 장관은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가 법무장관으로 재직할 때 자신이 '김학의 CD'에 대해 알려줬다는 얘기를 갑자기 꺼내 관심을 그쪽으로 돌렸다"고 했다.


조선일보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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