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호영·문찬종·안권수, 힘찬 출발… 관심집중 해외파 트리오

뉴시스
입력 2019.08.26 18:42
LG 손호영
돌고 돌아 다시 새 출발선에 섰다.

2020 KBO 2차 신인 드래프트가 26일 서울 웨스틴조선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열렸다. 이번 신인 드래프트 대상자는 총 1078명이다. 해외 아마 및 프로 출신 등 기타 선수는 8명이다. 이 중 3명이 프로 구단의 선택을 받았다.

해외 유턴파 손호영(25)과 문찬종(28), 재일동포 출신 안권수(26)가 주인공들이다.

독립구단 연천 미라클에서 뛰고 있는 내야수 손호영은 3라운드 전체 23순위로 LG 트윈스에 지명됐다. 안양 충훈고 출신의 손호영은 홍익대 1학년을 중퇴한 뒤 시카고 컵스와 계약해 미국 무대에 도전했다. 그러나 빅리그 무대를 밟지 못하고 2017년 방출됐다. 이후 국내로 돌아와 군복무를 마치고, 연천 미라클에서 재기를 준비했다.

차명석 LG 단장은 손호영에 대해 "굉장히 좋은 모습을 보여줬다. 공, 수, 주가 다 되는 선수이고 군문제까지 해결돼 있다"며 흡족해했다.

손호영은 "이렇게 높은 순위로 지명될 거라고 예상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어깨가 가장 자신이 있다"는 손호영은 "포지션은 구단에서 시키는대로 열심히 하겠다. 경기에 나갈 수만 있다면 어느 포지션이든 좋다"며 웃음지었다.

SK 와이번스 하재훈(29)과 삼성 라이온즈 이학주(29), KT 위즈 이대은(30) 등 올 시즌 맹활약하고 있는 해외 유턴파 선수들도 좋은 자극제가 된다. 손호영은 "마이너리그 시절 하재훈 형과 룸메이트를 했다. 재훈이 형이 '열심히 준비하면서 기다리면 기회가 올 것'이라고 응원을 해줬다"며 "이학주 형을 따라갈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문찬종은 6라운드 전체 57순위로 키움의 선택을 받았다. 우투양타인 내야수 문찬종은 충암고 3학년이던 2009년 9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계약했다. 메이저리그 입성에 실패한 문찬종은 2017년 시즌 중 방출됐다.

문찬종은 "키움에는 젊은 선수들이 많아서, 나이가 많은 나에게는 관심이 없는 줄 알았다"며 웃은 뒤 "나이가 많은 신인이지만, 열심히 준비해서 좋은 모습을 보이겠다"고 다짐했다.

이상원 키움 스카우트 팀장은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한 결과 바운드를 맞추는 감각이 탁월하다는 평가를 내렸다. 1군 즉시 전력감"이라고 문찬종을 소개했다. "우타자로는 시간이 조금 걸리겠지만, 오래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본다. 크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마이너리그에서 보낸 7년의 시간을 떠올린 문찬종은 "힘들 때도, 좋을 때도 있었다. 좋은 경험이었던 것 같다. 이제는 동료들과 한국말로 대화를 하면서 야구를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집으로 돌아온 느낌"이라고 기대했다.

동갑내기 절친이자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최지만(28·탬파베이 레이스)은 이날 드래프트 행사를 인터넷으로 지켜보고, 문찬종이 지명되자마자 축하 문자를 보내왔다. 해외 유턴파로 2018 2차 1라운드 8순위로 키움 유니폼을 입은 김선기(28)도 이제 한 팀이 된 친구를 반겼다. "지만이가 '표정이 왜 계속 굳어있냐'고 하더니 '축하한다'고 문자를 보냈다. 선기도 같은 팀이 돼 기쁘다고 말해줬다"며 미소지었다.

마이너리그에서 함께 고생한 해외 유턴파의 활약을 보며 KBO리그에 설 날을 그렸다. 문찬종은 "학주 형이나 재훈이 형이 잘하고 있어서 기분이 좋다. 나도 빨리 함께 야구를 하고 싶었다"며 눈을 빛냈다.

일본 독립리그 출신 외야수 안권수는 10라운드 전체 99순위로 두산 베어스에게 이름이 불렸다. 이날 지명된 전체 100명의 선수 중 막차를 탄만큼 기쁨과 놀라움도 더 컸다.

안권수는 재일동포 3세다. 일본 와세다대 출신으로 일본 독립리그와 실업팀 등을 거쳤다. 이달 초 열린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지만, 갑작스런 허리 통증으로 제 실력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명에 큰 기대를 하지 않은 안권수는 이날 행사에도 오지 않았다. 대신 안권수의 아버지 안룡치(54)씨와 어머니 최일미(52)씨가 드래프트 참석을 위해 전날 밤 입국했다.

사실상 포기할뻔 했던 순간, 아들의 이름이 불렸다. 어머니는 곧바로 드래프트 지명 결과를 찍은 사진을 일본에 있는 아들에게 보냈다. "마지막의 마지막으로, 아슬아슬하게 됐다"는 멘트를 덧붙였다. 최씨는 "기쁜 것도 있지만, 정말 안 될 거라고 생각했기 때문에 놀란 게 더 큰 것 같다"면서도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 안씨는 "기적이 일어났다"며 감격했다.

안권수는 3~4년 전부터 KBO리그에 관심을 가졌고, 1년 전부터 KBO리그 입단 준비를 했다. 6개월 전부터는 한국어 공부에도 정성을 쏟았다. 최씨는 아들에 대해 "야구에 대해서 정말 성실한 선수다"며 "트라이아웃을 앞두고도 훈련을 너무 많이 해서 갑자기 통증이 생길 정도"라고 설명했다. 다행히 이제 몸상태에는 문제가 없다.

프로선수라는 꿈을 이룬 아들이 더 큰 꿈을 향해 나아가길 바란다. 최씨는 "일본에서 야구를 하다가 한국으로 오게 돼 나쁜 의미로든, 좋은 의미로든 집중을 받게 될 것 같다"며 "(부담을 이겨내고) 팀에서 크게 활약을 할 수 있는 선수가 되면 좋겠다"고 응원했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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