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채보증 선 웅동학원, 교육청엔 "공사대금" 거짓 보고

김형원 기자 임경업 기자
입력 2019.08.23 03:10 수정 2019.08.23 11:39

[조국 의혹 확산]

당시 신용불량자였던 조국 동생의 '年이자 100%' 빚에 담보 제공
학원이 떠안은 동생 빚 14억, 현재 55억… 웅동중학교 뒷산 가압류
野 "조국, 빚 보증 묵인했다면 횡령·배임… 공소시효 한달 남아"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동생이 집안의 웅동학원 소유 토지(경남 창원시 진해구 두동 284-1)를 담보로 연이자 100% 사채(私債) 14억원을 썼을 당시 사학재단은 이미 빚더미에 있었다. 이후 조 후보자 동생은 해당 채무를 상환하지 않음으로써, 현재 기준으로 55억원의 채무를 웅동학원에 추가로 떠안겼다. 웅동학원 토지가 담보로 제공됐던 2008년 당시 조 후보자가 웅동학원 이사로 재직했던 만큼, 조 후보자가 가족의 '사학 비리'를 눈감아 준 것 아니냐는 의혹이 커지고 있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담보 제공 행위를 묵인했다면 특가법상 배임·횡령죄에 해당할 수 있다"며 "공소시효가 한 달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고 했다.

◇"웅동학원 이사였던 조국, 당시 알았으면 형사처벌 대상"

당시 웅동학원 이사장은 조 후보자 부친 조변현씨였다. 그는 2008년 7월 조 후보자 동생이 14억원의 사채를 빌릴 수 있도록 웅동학원을 연대보증인으로 끼웠다. 11만5000㎡(약 3만5000평)에 이르는 재단 소유의 토지가 이사회 몰래 채권자 A씨에게 담보로 잡혔다. 사립학교법상 학교 재산은 엄격하게 보호되며, 매매·교환·담보 제공은 관할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야당 관계자는 "이 규정을 피하기 위해 땅을 매각하는 대신, 사채 담보로 잡히고 돈을 마련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조 후보자 가족은 2012년 교육청 재산 현황 조사에서 웅동중 뒷산이 A씨에게 가압류된 배경에 대해 "교사(校舍) 신축 공사 대금을 갚지 못해 채무를 진 것"이라고 허위 보고하기도 했다. 교육청 관계자는 "웅동학원이 설명한 대로, 당시 우리도 그렇게 파악했다"고 했다.

쟁점은 당시 웅동학원 이사였던 조 후보자가 그와 같은 사실을 알고 있었는지 여부다. 알고도 묵인했다면 특가법상 배임·횡령에 해당할 수 있다는 것이 법조계 설명이다. 야당은 조 후보자가 "웅동학원의 사학 비리를 인지했을 여지가 충분하다"고 했다. 웅동학원의 토지가 사채 담보로 잡혔던 2008년 웅동학원 이사장은 부친 조변현씨, 이사는 조 후보자였다. 이사진 가운데 조변현씨가 사학재단과 집안의 일을 상의할 사람은 장남 조 후보자가 유일했던 셈이다.

또한 조 후보자는 2013년 10월 부친이 작고한 뒤 모친·동생 등과 함께 상속 재산 이상의 채무는 변제하지 않는 '한정승인'을 신청했다. 집안의 채무 관계를 다투는 소송 당사자로 참여한 조 후보자가 동생의 사채를 몰랐겠느냐는 것이다.

또 다른 정황도 있다. 2016년 한국자산공사(캠코)는 조 후보자와 모친, 동생 등을 대상으로 "공사비 명목으로 빌려간 돈을 갚으라"는 소송을 제기했다. 당시 피고석에 섰던 조 후보자 측은 변호인 4명을 동원해서 치열한 법정 다툼을 벌였다. 캠코는 조 후보자 일가족이 빚을 갚지 않자 앞서 사채 담보로 잡혔던 웅동학원 소유의 토지를 가압류하기도 했다. 그런데 그 땅의 등기부 등본에는 사채를 빌려준 A씨도 동시에 채권자로 적혀 있었다.

◇조 후보자, 과거 사학 비리 비판해

조 후보자 가족들은 웅동학원에 손해가 되는 결정을 반복해왔다. 1995년과 1998년 신축 공사비 명목으로 대출받은 35억원이 용도대로 쓰이지 않은 사례가 대표적이다. 당시 이사장인 조 후보자 부친은 그 돈을 공사 대금으로 주지도, 은행 대출을 갚지도 않았다. 결과적으로 이 빚도 고스란히 웅동학원의 부채가 되면서 옛 학교 터가 경매에 넘어갔다. 증발 의혹이 있는 35억원에 대해 자유한국당 주광덕 의원은 "이 돈이 조 후보자를 포함한 일가족의 은닉 재산을 조성하는 데 쓰였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조 후보자 동생 내외가 웅동학원에 공사대금 청구소송을 제기하고, 조 후보자를 비롯한 웅동학원 이사진이 '무변론 패소'한 것도 배임에 해당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조 후보자와 그 가족들은 그간 '사학재단의 책임 있는 자세'를 지속적으로 강조해왔다. 조 후보자는 2015년 한 일간지 기고문에서 상지대 사학 비리를 거론하면서 "사학 권력 앞에서 법의 정신이 왜곡되고 농락되는 현실이 수치스럽고 비통하다"고 했다. 그러면서 "사학재단 이사장이나 이사는 소유자가 아니라 관리자"라고 주장했다. 현 이사장인 조 후보자 모친은 조 후보자가 청와대 민정수석에 발탁됐던 2017년 5월 웅동학원의 지방세 체납 논란이 일자 "학교를 통하여 사익(私益)을 추구한 적이 없다"며 "최근 일부 정당이나 언론이 저희 재단을 탈세 족벌 부패 재단으로 몰고 갔던바, 실태를 조사해보시길 바란다"고 공개 요청하기도 했다.


조선일보 A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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