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일 유일 군사협정… MB때 밀실추진 논란, 朴정부서 체결

윤희훈 기자
입력 2019.08.22 18:40 수정 2019.08.22 18:53
文정부 들어서 두차례 연장

정부가 22일 파기하기로 결정한 '한·일 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은 한·일 양국이 지난 2016년 북한군과 북한 사회 동향, 북핵·미사일에 관한 정보 등을 공유하기 위해 체결한 협정이다. 한국과 일본이 체결한 유일한 군사 분야 협정이었다. 또 한·일 양국과 각각 군사동맹을 맺고 있는 미국을 한·일과 묶는 삼각 안보 협력의 끈으로 꼽혔다. 그러나 3년만에 파기 운명을 맡게 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던 체결 과정 이상으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청와대가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지소미아)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한 사실이 22일 오후 일본 도쿄에서 NHK를 통해 보도되고 있다. /NHK·연합뉴스
지소미아는 이명박 정부 때인 2012년 검토·추진됐지만 '밀실 추진' 논란이 일면서 서명식 50분 전에 체결식이 취소되는 등 체결까지 우여곡절을 겪었다. 당시 지소미아 체결을 추진했던 조세영 현 외교부 1차관(당시 외교부 동북아시아국장)은 밀실 추진에 대한 책임을 지고 보직에서 해임되기도 했다.

2016년 박근혜 정부가 일본과 지소미아를 체결할 때도 지금의 여권(당시 야당)과 시민단체는 거세게 반발했다. 이재명 당시 성남시장(현 경기지사)은 지소미아 체결에 대해 "구한말 무능 황제와 매국노 대신들이 매국조약 체결하는 꼴"이라며 "일본이 군사대국화할 경우 가장 먼저 공격대상이 될 곳은 한반도임이 자명하다. 일본에 군사정보를 제공하고 일본 군대를 공인하는 것"이라고 했다. 유시민 현 노무현재단 이사장도 당시 "일본이 얻으려는 것은 북한이 아닌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 할 사드 레이더로부터의 미사일 탐지 정보"라고 했다.

그럼에도 문재인 정부는 출범 후 두차례나 협정을 연장하는 등 지소미아 협정의 실효성을 인정했다. 지소미아 체결 후 일본은 북한 중·장거리 미사일 실험이나 핵에 관한 기술 제원 분석 자료를 우리 측에 제공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의 주요 잠수함 기지 동향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분석자료도 일본의 정보 제공 목록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이 정보수집 위성 5기, 이지스함 6척, 탐지거리 1000㎞ 이상 지상 레이더 4기, 조기경보기 17대, P-3와 P-1 등 해상초계기 110여대 등의 다양한 정보 자산을 통해 수집한 북한 핵·미사일 관련 정보가 한국 측에 전달됐다.

하지만 일본이 작년 10월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판결에 반발하고 지난달 1일 수출 규제 등 경제 보복에 나서면서 한국 정부의 맞대응 카드로 지소미아 폐기 카드가 정부 내에서 검토되기 시작했다. 일본이 수출 심사 우대국 명단(화이트리스트)에서 제외할 정도로 경제 협력을 하지 않겠다고 나온 데다, 그 이유로 한·일 간 신뢰 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고 밝히고 나오면서 우리 역시 그런 일본에 어떻게 민감한 군사 정보를 어떻게 제공할 수 있냐는 주장이 부상했다.

김유근 청와대 국가안보실 1차장 겸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은 이날 "정부는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명확한 근거를 제시하지 않고, 한·일간 신뢰훼손으로 안보상의 문제가 발생하였다는 이유를 들어 '수출무역관리령 별표 제3의 국가군(백색국가 리스트)'에서 우리나라를 제외함으로써 양국간 안보협력환경에 중대한 변화를 초래한 것으로 평가했다"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정부는 안보상 민감한 군사정보 교류를 목적으로 체결한 협정을 지속시키는 것이 우리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소미아 파기로 국교정상화 후 최악의 상황에 처한 한·일 관계가 한층 더 어려움에 처하게 됐다. 그뿐 아니라 동북아 안보 전략 차원에서 지소미아 파기에 부정적 입장을 밝혀온 미국과의 관계도 경색될 가능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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