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병 싫어 피 토한 아내 방치해 숨지게 한 남편... 징역 3년

윤민혁 기자
입력 2019.08.22 15:14 수정 2019.08.22 16:41
피를 토하며 쓰러진 아내를 방치한 채 출근해 숨지게 한 30대 남성에게 징역형이 선고됐다. 그는 검찰 조사에서 "병원비와 간병이 싫어 신고하지 않았다"고 진술했다고 한다.

22일 인천지법 형사12부(송현경 부장판사)는 유기치사 혐의로 구속기소된 A(38)씨에게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A씨는 아내가 집에 들어온 뒤 피를 15차례 토하는 모습을 지켜봤고, 119를 불러 달라는 요청을 들었는데다 스스로 인공호흡까지 하는 등 위험한 상황을 충분히 인식했다"며 그에게 유기죄의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또 "피해자가 적절한 조치를 받지 못해 저혈량 쇼크로 사망했고 처음 피를 토했을 때부터 사망 이전까지 2시간이 걸렸던 점으로 미뤄봤을 때 유기와 사망 간 인과 관계가 있다"고 봤다. 재판부는 A씨가 주장한 심신미약에 대해선 "10년 이상 직장생활을 했고, 범행 당시 동기에 대해 명확히 진술한 점에 미뤄볼 때 인정할 수 없다"고 했다.

A씨는 지난해 8월 6일 오후 11시 5분쯤 자택에서 쓰러진 아내 B(44)씨를 방치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B씨는 평소 간 경화와 식도정맥류 질환을 앓고 있었다. A씨는 아내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졌지만 119 신고조차 하지 않고 회사에 출근했다. B씨는 쓰러진 후 3시간만에 식도정맥류 파열에 의한 출혈로 숨졌다. A씨는 검찰 조사에서 "119에 신고하면 병원비도 많이 나오고 다시 병원에서 간병을 해야 하는 게 싫었다"고 자백했다고 한다.

이 사건은 최초 경찰 조사 단계에선 무혐의로 묻힐 뻔했다. 경찰 조사에서 A씨가 "고의로 방치하지 않았다"며 혐의를 부인한 탓이다. 경찰은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시신 부검 결과를 토대로 범죄 혐의가 없다고 보고 사건을 종결하려 했다. 그러나 사건을 넘겨받은 검찰은 B씨가 다니던 병원 의사로부터 "응급조치를 했다면 사망하지 않았을 수 있다"는 의견을 받는 등 보강 수사에 나서 A씨를 구속기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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