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의학회 "조국 딸 제1저자 자격 의심... 대한민국 국격 추락"

장윤서 기자
입력 2019.08.22 15:11 수정 2019.08.22 17:38
의료계 최고 학술기구 긴급이사회
"단국대⋅병리학회에 조속한 사실규명 촉구"
"부당 논문 대입 연결 행위 방지하겠다"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연합뉴스
국내 의료 분야 최고 학술기구인 대한의학회가 22일 개최한 긴급이사회 후 내놓은 발표문에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 딸 조모(28)씨 논문 제1저자 등재논란을 두고 "저자 기준에 합당한지 의심스럽다"며 "단국대 등에 조속한 사실규명을 촉구했다"고 밝혔다. 또 부당논문 저자로의 등재가 대입에 연결되는 행위를 막는 등 연구 윤리 규정을 강화하기로 했다. 학회는 "대한민국 연구 윤리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와 국격 추락이 심히 걱정된다"고도 했다.

대한의학회는 이날 서울 서초구 반포 쉐라톤 팔레스호텔에서 긴급이사회를 개최 한 뒤 이같은 내용을 담은 ‘최근 대두된 출판윤리 관련 대한의학회 입장'을 발표했다. 대한의학회는 대한외과학회·내과학회 등 186개 학회가 소속된 의학 연구 관장 기구다.

발표문에는 △(문제 논문의)제1저자로 등재된 사람(조국 후보자 딸)의 소속 표기 △제1저자의 자격 여부 △(문제 논문이 게재된)대한병리학회 학술지의 책임 △의학 연구윤리 등 4개 방면에 대한 학회의 입장과 권고사항을 담았다.

가장 크게 논란이 된 것은 조국 후보자 딸 조씨가 작성한 의학 논문의 ‘제1저자의 자격유무’다. 학회에 따르면 대한의학회 산하 대한의학학술지편집인협의회의 ‘의학논문 출판윤리 가이드라인’과 ICMJE (국제의학학술지편집인위원회)의 저자 자격기준에는 ‘논문작성에 기여도가 가장 높은 사람이 제1저자가 된다’고 규정돼 있다.

대한의학회는 "실제 이 연구가 진행된 시기와 제1저자가 연구에 참여한 시기를 고려하면 해당자가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 저자기준에 합당한 지 의심스럽다"면서 "책임저자가 최종 결정하는 원칙이 어떻게 적용됐는지 살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단국대학교 당국과 대한병리학회는 이 문제에 대하여 사실을 규명하고 의학연구 윤리의 정도(正道)를 확립해 줄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조국 후보자 딸의 소속 표기와 관련, 대한의학회는 "논문에 발표된 단국대학교 의과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al Science) 소속 표기가 학술지 기록으로 허용 가능하더라도 일반적인 기록인 해당 연구수행기관과 저자의 현 실제 소속 기관을 동시에 명시하는 방법과는 차이가 있으므로 이 경위를 밝혀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한의학회는 "이렇게 된 사유에 대해 단국대학교 당국, 책임저자, 모든 공동저자 들이 빠른 시일 내 사실을 밝혀 더 이상의 논란이 없도록 할 것을 강력히 권고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논문 출판 자체는 하자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대한의학회는 "대한병리학회 학술지(2009년 당시 Korean Journal of Pathology)가 이 논문의 투고, 심사·게재에 이르는 모든 단계에서 원칙대로 업무를 수행했기 때문에 문제될 것이 없다고 판단한다"면서 "투고 당시 저자 순위에 대해서는 교신저자(책임저자) 윤리와 합리적인 판단을 신뢰하고 진행하는 상례에 비춰 (병리학회가)개별 저자 적절성 여부를 평가하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라고 밝혔다.

다만 대한의학회는 "논문이 채택되는 과정에서 정당성은 있지만 저자의 충실성 여부가 논란이 된 현 시점에서는 권위있는 학술지로서 이 논문에 참여한 저자들의 실제 역할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 기록의 진위도 확인해 후속 조치를 할 것을 권고한다"고 말했다.

의학계에서는 조씨가 한영외고 재학 시절 의대 인턴십 활동 2주 만에 의학 논문 제1저자로 등재된 것도 문제인데, 비의료인인 조씨가 연구윤리심의위원회(IRB) 승인 없이 환자 데이터를 활용하는 등 환자 임상연구에 참여한 것은 심각한 연구윤리 위반에 해당돼 더 큰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단국대 병원에서 얻은 환자 혈액 샘플과 의료 데이터에 외부인인 조씨가 허가 없이 접근한 것은 명백한 연구윤리 위반이라는 것이다.

대한의학회는 향후 연구윤리에 관한 규정을 강화키로 했다. 대한의학회는 "이번 사태가 재발되는 것을 방지할 것"이라면서 "고등학교 학생들의 연구 참여는 권장할 사항이지만 부당한 연구 논문 저자로의 등재가 대학입시로 연결되는 부적합한 행위를 방지하도록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연구 선진국에서 시행하듯이 연구에 참여한 고등학생들에게 ‘공헌자(contributor)’ 혹은 ‘감사의 글(acknowledgement)’에 이름과 참여 내용을 명시하는 방법 등으로 권고해 나가겠다"고 전했다.

대한의학회는 이번 사안을 두고 "대한민국 연구 윤리에 대한 국제적 신뢰도와 국격 추락이 심히 걱정된다"면서 "사회적 논란의 방향은 단편적인 부분에 집중돼 있고 각 단계별로 책임있게 대처해야 할 기관이 충분한 역할을 못해 사회적 혼란이 증폭된 것은 유감"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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