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수저 딸의 논문 2개·물리학회상, 高大 입학에 결정적일 것"

곽수근 기자 최연진 기자
입력 2019.08.21 03:00 수정 2019.08.21 08:41

[조국 의혹 확산]
입시전문가 "조국 딸처럼 문과생이 이과로 바꿔 대학 갈때 중요"
高2때 병리학 논문 1저자라더니, 의전원 병리학 과목선 F학점
책임교수 "조국 아내가 인턴 부탁"… 이후 인턴십 제도 사라져
조국 아내, 高3 딸 공주대 인턴 면접 동행… 또다른 논문 3저자로

조국 법무부 장관 후보자의 딸 조모(28)씨의 이름은 지난 2008년 단국대 의대 연구소가 대한병리학회에 제출했던 소아병리학 관련 SCIE급 영어 논문의 저자 6명 중 맨 앞에 나온다. SCIE급은 국제 학술지에 실릴 만한 전문적 논문이란 의미인데, 당시 한영외고 2학년인 조씨가 제1저자로 등재된 것이다. 조씨는 2010년 고려대 생명과학대학 수시 전형에 응시하면서 자기소개서에 단국대 논문 경력과 국제 학술대회 발표, 한국물리학회 수상 경력을 기재해 합격했다. 입학 전형을 담당해 온 한 국립대 교수는 "조씨처럼 문과에서 이과로 바꿔 대학에 지원하는 경우, 그런 경력이 합격에 결정적으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했다. 야당은 '부정 입학' 의혹을 제기했다.

대학 졸업 후 부산대 의학전문대학원에 진학한 조씨는 지난해 2학기 병리학이 포함된 '임상의학종합과정' 과목에서 F학점을 받기도 했다. 야당에선 "병리학 논문까지 썼다는 조씨가 관련 과목에서 낙제했다는 것은 비상식적"이라고 했다.

◇2주 인턴 하고 전문 논문 제1저자로

조씨가 제1저자로 이름을 올린 논문은 '출산 전후 허혈성 저산소 뇌병증에서 혈관내피 산화질소 합성효소 유전자의 다형성'이라는 제목의 소아병리학 관련 논문이다. 신생아 혈액 시료를 채취·분석해 질병과의 상관관계를 분석한 것이라고 한다. 이처럼 전문적 논문에 제1저자로 등재됐다는 것은 통상 논문 기획 단계에서 실험까지 주도적으로 기여했다는 뜻이 된다.

그러나 당시 조씨는 2008년 한영외고 유학반 재학 중이었고 유학반 친구 1명과 함께 2주가량 인턴으로 활동한 게 전부였다고 한다. 다른 5명의 공동 저자는 단국대 의대 교수이거나 박사·석사 과정생들이었다. 조씨가 인턴을 한 이후 11년간 이 학교에선 더 이상 인턴십 프로그램을 진행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연구 책임자는 단국대 A교수였다. A교수는 이날 한 언론 인터뷰에서 "조 후보자의 아내가 의대 인턴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싶다는 말을 내 아내에게 전달했고, 그것을 나한테도 말한 것 같다"며 "조 후보자가 누구인지는 전혀 몰랐다"고 했다. 한국당 관계자는 "조 후보자 부인인 동양대 정모 교수가 딸의 스펙 쌓기에 적극 나섰고 A교수가 도와준 것"이라고 했다. 정 교수는 조씨가 고3이던 2009년 여름 공주대 B교수 연구실에서 인턴 면접을 볼 때에도 동행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조씨는 3주간 인턴을 하고 학술대회 논문 발표에서 제3저자로 이름을 올렸다고 한다.

조씨는 이 같은 경력을 대학 입학에 활용했다. 조씨의 고려대 입학 자기소개서에는 '단국대 의과학 연구소에서의 인턴십 성과로 내 이름이 논문에 오르게 됐으며, 공주대 생명공학연구실에서의 성과로 국제조류학회에서 포스터 발표 기회를 가졌다'는 내용이 명시돼 있다. 조 후보자 측은 "정당한 인턴십 프로그램에 성실히 참여해 평가를 받은 것"이라고 했다.

◇단국대 "고교 안 적어서 몰랐다"

조씨의 논문은 교육부의 '미성년 공저자 논문 실태 전수조사'에도 걸리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부는 "1차 검증을 진행한 학교(단국대)가 걸러내지 못했다"고 했다. 교육부는 지난해와 올해 실태 조사에서 전국 56개 대학의 교수 255명이 410건의 논문에 미성년자를 공저자로 등재한 것을 확인했다. 이 가운데 21건은 교수 자녀, 22건은 친·인척, 지인의 자녀였다고 밝혔다. 교육부가 실태 조사를 한 이유는 이런 식으로 학생들의 경력을 관리해 대학 입시에 활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었다. 개중엔 형사처벌 대상이 된 사람들도 있었다.

단국대 측은 "저자 소속이 중·고교 등 '학교(school)'이면 학생인지 여부를 확인하는 식으로 미성년 저자를 가려냈는데, 조씨의 경우엔 '의과학연구소(Institute of Medical Science)' 소속이라고 기재해 걸러낼 수 없었다"고 했다. 의학계 관계자는 "소속 학교를 기재하면 미성년자가 제1저자임이 드러나 대학 연구윤리위원회(IRB)의 승인을 받지 못하니 의도적으로 소속을 숨긴 것"이라고 말했다. 파문이 계속되자 단국대는 이날 "연구 논문 확인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며 "연구윤리위원회를 개최해 부당한 논문 저자 표시를 중심으로 사안 조사에 착수하겠다"고 밝혔다.

또한 이 논문 연구는 한국연구재단의 지원을 받아 이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연구재단 관계자는 "이 연구엔 얼마가 지원됐는지 확인 중"이라고 했다. 연구재단에 따르면, 보건의료 분야의 과제당 연구비는 평균 8600만원이다. 일부 의대 교수들은 "조씨가 소속을 의과학연구소로 위장해 학회와 연구재단, 단국대병원 연구윤리위원회 등 3곳을 속인 논문 조작 아니냐"고 주장했다.


조선일보 A3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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