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 관객 사로잡은 엑시트, 1000만 영화 될까

송혜진 기자
입력 2019.08.19 03:00

개봉 18일 만에 700만명 돌파

위기를 돌파하는 청춘의 열정이 700만명을 끌어모았다. 영화 '엑시트'(감독 이상근)가 개봉 18일째에 누적 관객 700만명을 넘겼다. 영화진흥위원회 통합전산망에 따르면 18일 '엑시트'의 누적 관객은 729만8765명. 이날 오전 일찍 700만명을 넘겼다. 18일 오후 '분노의 질주: 홉스&쇼'에 이어 예매율 2위다. '봉오동 전투'에 잠시 밀렸으나 다시 한국 영화 예매율 선두에 올라섰다.

18일 700만명을 넘긴 영화 '엑시트'. 대학 산악 동아리 선후배였던 용남(뒤)과 의주(앞)는 갖은 기지를 발휘하며 정체불명의 유독가스에 뒤덮인 도심을 암벽등반하듯 빠져나간다. /CJ엔터테인먼트
'엑시트'는 백수인 용남(조정석)과 대학 동아리 후배 의주(임윤아)가 정체를 알 수 없는 유독가스에 뒤덮인 도심의 빌딩 숲을 암벽 등반하듯 탈출하는 액션 재난극. '킬링 타임용 오락영화'라는 비판도 있지만, 눈물 짜는 억지 신파가 없어 신선하다는 평을 더 많이 듣는다. 돈 없고 '빽' 없는 청춘 남녀가 요행에 기대지 않고 젖 먹던 힘을 짜내 스스로 위기를 돌파하는 장면이 경쾌한 쾌감과 감동을 빚는다는 것. 많은 메시지를 담으려고 욕심내지 않고 한 가지 이야기에 집중했고, 지극히 한국적인 상황 안에서 액션을 그려낸 점도 호평받는 요인이다.

청년이자 백수, 여성, 사회적 약자에 해당하는 이들이 위기를 정면으로 돌파하는 이야기여서일까. 20~30대 관객에게 특히 큰 지지를 얻고 있다. CGV 리서치 센터에 따르면, 이달 둘째 주까지 엑시트를 관람한 관객 중 34.8%가 20대였다. 같은 기간 다른 영화를 본 20대 관객의 수치가 28.4%에 그쳤던 것에 비하면 20대 관객 비율이 상당히 높은 편이다. 2인 관객 비율(55.2%)도 타 영화 평균 수치(52.4%)에 비해 높았다. CGV 리서치 센터 측은 "20~30대 커플들이 영화를 유독 많이 본 것으로 분석된다"면서 "청춘 관객의 지지와 입소문이 700만명을 넘기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엑시트'의 인기는 '쉬운 영화'가 사랑받는 최근의 영화계 경향을 다시금 확인시켜 주고 있기도 하다. 재작년까지만 해도 정치·사회 비판을 담은 묵직한 고발형 영화가 큰 인기였으나, 작년부터는 쉽고 부담 없는 영화가 지지를 얻었다. 영화관에서까지 복잡하고 답답한 현실을 그리는 영화를 보고 싶지 않아 하는 관객의 심리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1620만명 관객을 모은 '극한 직업', 1200만명을 넘긴 '알라딘' 등 올해 1000만 관객을 넘긴 영화 대부분이 쉽고 보편적인 이야기로 관객몰이에 성공한 경우였다. 반면 '엑시트'와 비슷한 시기에 개봉했던 여름 대작 '나랏말싸미' '사자'가 어둡고 진지한 이야기를 그렸으나 결국 손익분기점을 넘지 못했다.


조선일보 A21면
말모이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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