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댓글 조작' 드루킹, 항소심도 실형 선고

오경묵 기자 백윤미 기자
입력 2019.08.14 14:59 수정 2019.08.14 16:01
여론 조작 혐의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씨가 지난 4월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항소심 재판에 출석하기 위해 호송차에서 내려 법정으로 향하고 있는 모습. / 연합뉴스
2017년 대통령선거 등을 겨냥해 여론을 조작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드루킹’ 김동원(49)씨가 항소심에서도 실형을 선고받았다.

서울고법 형사4부(재판장 조용현)는 14일 김씨에 대한 항소심 선고 공판을 열고 컴퓨터 등 장애업무방해 혐의 등에 대해 징역 3년을 선고했다. 징역 3년 6개월이 선고됐던 1심에 비해 감형된 것이다. 고(故) 노회찬 전 의원에게 불법 정치자금을 건넨 혐의(정치자금법 위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김씨와 댓글 조작을 공모한 도두형 변호사는 징역 6개월과 집행유예 2년, 벌금 700만원을 선고받았다. 범행에 가담한 경제적공진화모임(경공모) 회원들에게는 징역 6개월~1년에 집행유예 2년이 선고됐다.

이날 오후 2시 9분쯤 황토색 반팔 수의 차림으로 서울고법 403호 법정에 들어선 김씨는 담담한 표정으로 방청석을 향해 여러번 목례를 했다. 피고인이 많은 탓에 증인석 뒷쪽에 마련된 두 줄의 의자 중 앞줄 맨 오른쪽에 앉아 선고공판을 지켜봤다.

재판부는 "포털사이트 뉴스 기사에 달린 순위 제공 서비스는 인터넷 이용자가 특정 사안에 대해 어떤 의견을 갖고 있는지, 다른 사용자가 어느정도 공감하는지 등 여론을 알려주기 위한 기능을 한다"면서 "킹크랩을 이용한 댓글 순위 조작은 객관적 진실에 반하는 허위 정보로, 컴퓨터 등 장애 업무방해에 해당한다"고 했다.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에 대해서 재판부는 "김씨가 노 전 의원에게 정치자금을 공여한 목적 등에 비춰 죄질이 결코 가볍지 않다"면서 "그런데도 김씨는 쉽게 납득하기 어려운 주장을 하며 자신의 잘못을 반성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했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드루킹 일당의 댓글 조작은 피해 회사들의 업무를 방해하는 데 그치지 않고 온라인 상 건전한 여론 형성을 방해해 결국 전체 여론 왜곡하는 중대한 범죄행위"라면서 "특히 대통령선거와 지방선거 등 국민이 직접 대표를 선출하기 위해 의사를 표출하는 선거에서 특정 정당이나 후보자에게 유리한 방향으로 왜곡된 온라인 여론을 형성하려 해 자유롭고 공정한 선거를 저해하므로 위법성이 매우 중대하다"고 했다.

이어 재판부는 "경공모는 적대적 M&A를 통해 재벌을 해체하고 그 자리를 경공모가 대신한다는 목적을 세웠으나 정치를 통하지 않고는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다고 판단했다"면서 "특정 정치인이나 정당에 불리한 여론을 형성한 다음 불법적 행위의 대가로 거래 대상이 될 수 없는 공직을 요구한 것으로 죄질이 매우 불량하다"고 했다.

김씨 등은 지난 2017년 대선 때 당시 문재인 후보를 당선시키기 위해 2016년 말부터 ‘킹크랩’이라는 매크로(자동입력반복) 프로그램을 이용해 인터넷 댓글을 조작하는 등 약 1년 6개월 동안 8만여건의 댓글과 추천수 등을 조작한 혐의를 받고 있다. 주범인 드루킹 김씨는 도 변호사와 공모해 고 노회찬 전 의원에게 두 차례에 걸쳐 불법정치자금 5000만원을 건네고, 이를 숨기기 위해 관련 증거를 조작한 혐의 등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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