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는 사죄하라"... 1400회 수요집회에 2만명 운집

김우영 기자 김지훈 인턴기자(연세대 경제학과 4년)
입력 2019.08.14 14:41 수정 2019.08.14 17:04
제7차 세계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기림일인 14일 서울 광화문 구(舊) 일본대사관 앞 부지에서 1400번째 정기 수요집회가 열렸다.
‘일본군 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정의기억연대(정의기억연대)’는 이날 낮 12시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1400회 정기 수요집회와 제7차 세계일본군 위안부 기림일 기념 세계연대집회를 열고, 일본 정부의 범죄 인정과 공식 사죄 등을 요구했다. 이날 집회에는 피해자 길원옥(92) 할머니도 참석했다.

이번 집회는 서울 등 국내 13개 도시를 비롯해 일본, 미국, 대만, 호주 등 세계 9개국 21개 도시에서 함께 진행됐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1400번째 수요집회엔 당초 2500명이 집회에 참가할 것으로 경찰에 신고됐다. 집회 시작 직후엔 3000여 명이 모였지만 참가자들이 계속 늘면서, 주최 측 추산 시민 2만여 명이 집결했다. 집회 무대가 설치된 옛 일본대사관 부지 앞을 비롯해, 주변 율곡로 100여m가 참가자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최근 일본 정부의 경제 보복 조치로 반일 감정이 커지면서 참가인원이 대폭 증가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날 정의기억연대 측은 성명서를 통해 "반인도적인 전쟁범죄를 저지른 가해국 일본 정부는 2015년 한·일 합의로 모든 문제가 해결됐다고 주장하며 역사적 사실을 왜곡하고 범죄 사실과 법적 책임을 부인하고 있다"며 "오히려 전쟁 범죄에 대한 반성 없이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들의 명예와 인권을 담보로 군국주의 부활을 꿈꾸며 평화헌법 개정을 노골적으로 드러내고 동북아의 평화를 위협하고 있다"고 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연합뉴스
이어 일본 정부에 △전쟁범죄 인정 △진상규명 △공식사죄 △법적 배상 △전범자 처벌 △역사교과서에 기록 △추모비와 사료관 건립 등 7가지 사항을 요구했다.

윤미향 정의기억연대 대표는 "우리는 74년 전 광복을 맞이했지만 일본군 성노예 피해자들의 고통은 여전히 남아있는 상태다. 우리가 바라는 것은 일본 정부가 진정으로 자신들의 범죄를 인정하고 사죄하는 것"이라며 "다음 1500회 수요집회는 할머니들의 고통을 담보로 진행하지 않도록 일본 정부와 끝까지 싸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집회에 참여한 심상정 정의당 대표는 "올해는 일본이 식민지 지배 과오를 성찰하고 동북아 평화를 향한 협력의 새로운 관계로 나아가길 기대했지만 아베의 도발은 국민 염원을 배신했다"며 "이번 기회에 위안부 피해자 및 강제징용 피해자들의 원한을 풀어주고 일본의 진정어린 사과와 명예회복 법적 배상 등을 통해 새로운 한일관계로 나아가야 한다"고 말했다.

14일 오후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앞에서 일본군성노예제 문제해결을 위한 1400차 정기 수요집회가 열리고 있다. 주최 측 추산 2만 여명이 집회에 참석했다. /연합뉴스
이날 집회에선 북한에서 보낸 연대서한도 낭독됐다. 북측 일본군 위안부 문제해결 단체인 ‘조선일본군성노예 및 강제련행피해자문제대책위'는 서한문을 통해 "우리 민족의 원한과 분노를 폭발시켜 온 국가가 투쟁해야 한다"며 "일본의 과거 죄악을 청산하고 그 대가를 받아내기 위한 반일 연대운동을 더욱 힘차게 벌려나가자"고 했다.

수요집회는 1991년 8월 14일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인 김학순 할머니가 피해 사실을 최초로 공개한 이후 이듬해 시작돼 올해까지 27년째 이어져 오고 있다. 8월 14일은 위안부 피해자인 고(故) 김학순 할머니가 처음으로 일본군위안부 피해 사실을 증언한 날이기도 하다. 지난 2017년 위안부피해자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하면서 8월 14일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기림의 날'은 국가기념일로 지정됐다. 수요집회가 국가기념일과 겹친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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