닮은꼴, 고체연료로 기습 발사… 北발사대 탐지조차 쉽지 않다

양승식 기자
입력 2019.08.14 03:00

신형무기 테스트한 이동식 발사대… 軍, 어떤 미사일 쏠지도 파악못해
전문가들 "우리 정보 자산 한계"

합동참모본부는 13일 북한의 최근 에이테킴스(ATACMS)급 추정 지대지미사일 도발에 대해 "단거리 미사일"이라며 "자세한 제원 등은 분석 중"이라는 기존 입장을 유지했다. 일각에서는 북한이 사진을 공개하기 전까지 군이 이번 에이테킴스급 도발에 대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도발'로 판단했다는 얘기도 나왔다. 북한은 최근 한 달 사이에 킬체인의 무력화를 노린 세 종류의 신형 무기를 시험 발사했는데, 우리 군의 제대로 된 정보 판단은 여전히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군사 전문가들은 이런 정보 판단의 미숙이 북한 미사일의 세대교체와 관련 깊다고 보고 있다. 북한 미사일과 도발 수단들은 패러다임 전환기를 맞고 있는데, 우리 정보 자산은 큰 발전이 없다는 것이다. 박원곤 한동대 교수는 "북한이 갖고 있던 미사일들이 이번 기회에 완전히 바뀌고 있다"며 "이동식 발사대 기술의 발전, 고체연료화, 유도 항법장치의 정교화 등이 완성 단계인 것으로 보이며 앞으로 중·장거리 미사일에도 이런 기술이 그대로 적용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위성으로도 구분 힘든 이동식 발사대 - 북한의 에이테킴스급 미사일,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도발에 사용된 이동식 발사대들(왼쪽에서부터). 가까운 거리에서는 구분이 가능하지만, 위성 등 정찰 자산으로 보면 유사해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합뉴스
북한이 이스칸데르급 미사일,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 에이테킴스급 미사일의 '3종 세트' 도발을 하면서 공개한 이동식 발사대는 이전에 비해 상당한 기술 진전을 이뤘다. 이번 도발과 비슷한 사거리(400㎞ 안팎)인 스커드 계열 미사일은 이동식 발사대 운용 인력이 6명가량이었는데, 3명 안팎으로 운용 인력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군 관계자는 "이동식 발사대 시스템이 한층 업그레이드된 것으로 보고 있다"며 "이를 넘어 전반적으로 이동식 발사대가 비슷한 형태로 규격화되고 있다"고 했다.

이 때문에 한·미 정보 당국은 도발 직전 이동식 발사대의 움직임을 알고 있었지만, 구체적인 미사일 종류는 식별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북한의 최근 3종 도발에 사용된 이동식 발사대를 자세히 보면 생김새와 특징이 조금씩 다르다"면서도 "하지만 그건 가까이서 봤을 때의 얘기고, 위장막을 치고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상당히 유사해 보일 수밖에 없다"고 했다. 어떤 도발 무기인지 알아야 제대로 된 대응을 할 텐데 북한의 이동식 발사대가 비슷한 형태로 규격화돼 마음만 먹으면 우리 측 정보 자산을 기만할 수 있다는 뜻이다.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의 변화는 사태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고 있다. 액체 기반이었던 기존 스커드·노동미사일은 액체연료를 주입하는 데 30분에서 1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체연료 미사일은 연료 주입 시간 없이 바로 발사가 가능하다. 이동식 발사대를 통한 도발에 대응하려면 사전 탐지가 중요한데, 대응이 어려워진 것이다.

우리 군이 정보를 오판하거나 분석에 어려움을 겪는 경우는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 지난달 31일과 지난 2일 북한의 도발에 대해 "단거리 탄도미사일"이라고 했지만, 북한은 '신형 대구경조종방사포'를 시험 발사했다고 주장했다. 우리 군은 문제 해결을 위해 "조기에 정찰위성을 확보하려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하지만 우리 군의 정찰위성은 2025년에야 전력화될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 A5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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