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언대] 더 많은 인도주의적 손길 내밀어야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입력 2019.08.14 03:11
박경서 대한적십자사 회장

2003년 8월 19일 이라크 바그다드 UN 본부에서 폭탄 테러가 발생해 인도주의 활동가 22명이 사망하고 수백 명이 다쳤다. UN은 2008년부터 매년 8월 19일을 '세계 인도주의의 날(World Humanitarian Day)'로 제정해 이들을 기리고 있다. 인도주의 활동가들은 전쟁, 분쟁, 재난 등 어려운 상황에 처한 사람들을 구조하고 보호하는 일을 하고 있다. 민간 구조 단체 '하얀 헬멧'은 10년 가까이 계속된 시리아 내전 현장을 누비며 11만명의 목숨을 살렸다. 이 과정에서 3000여명의 대원 중 200여명이 숨지고 500여명이 부상을 당했다. 미얀마 정부군의 탄압으로 방글라데시 국경을 넘은 로힝야족 90여만명은 현재 난민 캠프에서 생활하고 있다. 이들을 돕기 위해 국제 구호 단체들이 파견돼 주거와 식량, 교육 문제 등을 해결하고 있다.

이러한 인도주의 정신은 1863년 앙리 뒤낭의 제안으로 시작된 국제적십자운동과 맥을 같이하고 있다. 대한민국임시정부는 1919년 8월 29일 중국 상하이에서 대한적십자회를 설립했다. 일본에 국권을 강탈당한 국치일(1910년 8월 29일)보다 꼭 9년 뒤 같은 날이다. 독립된 국가만 적십자사를 가질 수 있기 때문에, 한·일 합방 조약의 부당함과 우리 민족의 자주성을 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의미가 담겨있다.

적십자는 제네바 제협약 체결 70주년, 임시정부 대한적십자회 설립 100주년인 올해, 앙리 뒤낭의 적십자정신과 독립운동가들의 인도주의 활동을 조명하는 각종 행사를 마련했다. 국내외 각종 인도주의 활동에 더 많은 도움의 손길을 내밀어야 한다.



조선일보 A29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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