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무탄 맞은 여성 실명… 홍콩공항까지 시위 번진 이유 있었다

전효진 기자
입력 2019.08.12 21:48 수정 2019.08.12 22:25
경찰 진압으로 여성 시위 참가자 실명 위기 처하자 시민들 ‘분노’
홍콩 시위대, 홍콩국제공항 점령…여객기 운항 전면 중단 사태까지

홍콩에서 ‘범죄인 인도 법안’(송환법) 반대 시위가 10주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홍콩국제공항이 12일 공항 내부에서 열린 시위가 예상보다 커지자 공항을 폐쇄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이번 사태의 근원은 경찰의 폭력적인 진압으로 한 여성 시위 참가자가 실명 위기에 처하는 등 피해가 커졌기 때문이다. 홍콩 시위가 폭력의 악순환 고리에 빠져들고 있어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지난 11일 시위에서는 경찰이 발포한 고무탄에 얼굴을 맞은 여성 시위 참여자의 오른쪽 안구가 파열되고 코뼈 연골이 가라앉는 사고가 발생했다. 게릴라식 시가전을 펼친 시위대는 경찰서에 휘발유를 담은 화염병을 투척했고, 지하철역으로 ‘토끼몰이식 진압’을 하던 경찰은 2m 근거리에서 총을 쏘기도 했다.


범죄인 인도 법안 반대 시위가 이어진 지난 11일 홍콩의 사이완호 지역에서 시위진압 경찰이 주민들과 대치하고 있다. /연합뉴스
전날 경찰의 과도한 폭력 사용에 항의하며 검은 안대를 두른 시위대는 이날 홍콩 국제공항을 점령한 채 시위를 펼쳐 공항관리국이 당일 항공편을 취소시키기도 했다. 홍콩 항공당국이 발표한 ‘노탐’(NOTAM·Notice To Airmen)에 따르면 홍콩국제공항은 한국시간으로 13일 오전 9시까지 폐쇄된다.

지난 11일 오후에는 수백명의 시위대가 침사추이 경찰서를 포위하기도 했다. 경찰이 최루탄 발사를 경고하는 검은 깃발을 든 뒤 최루탄을 난사했다.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레이저포인터를 쏘며, 보도블록과 경찰이 발사한 최루탄을 다시 던지며 반격했다. 휘발유를 담은 화염병도 처음 등장했다. 경찰은 시위대가 던진 화염병에 경찰 중 10% 정도가 2도 화상을 입었다고 발표했다.

같은 날 오후 7시 30분쯤에는 침사추이 경찰서 인근에서 시위를 벌이던 여성이 고무탄에 얼굴을 맞아 쓰러졌다. 구호대에 의해 병원으로 이송된 이 여성은 오른쪽 안구가 파열되고 코뼈 연골도 다쳐 긴급 수술을 받았지만, 시력을 잃었다고 홍콩 명보는 보도했다.

같은 날 오후 10시, 시위대는 퉁뤄완(銅鑼灣)역을 거쳐 홍콩 섬 서쪽 타이구(太古)역으로 이동했다. 이곳에서 진압경찰은 2m 근접거리에서 시위대를 조준해 최루탄을 직사하기도 했다.

홍콩 인권단체는 경찰이 ‘최소한의 무력 사용 원칙’을 위반했다며 강력 반발했다. 홍콩 경찰은 이날 오후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9일부터 이날까지 149명을 불법 집회, 경찰 습격, 공무 방해 등의 혐의로 체포했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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