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산자위 與간사 홍의락 "GSOMIA 파기·올림픽 보이콧은 감정적인 얘기… 더 차분해져야"

손덕호 기자
입력 2019.08.04 10:49
국회 산자위 민주당 간사 洪의원..."日 수출심사 따져가며 차분히 대응해야"
소득주도성장·탈원전엔 "방향 맞지만 준비 부족, 성급했다"
지난 총선 때 공천 탈락하고도 대구 북구을서 무소속으로 당선
"한국당, 내 지역구에 당협위長 안 두는 건 오만"
PK추진 동남권 신공항에도 "국책사업은 다 재검토 할 텐가" 비판

일본 정부가 지난 2일 한국을 화이트리스트(수출 심사 우대국)에서 제외키로 결정하자 김현종 청와대 안보실 2차장은 "(양국 간에) 민감한 군사정보 공유를 계속 유지하는 것이 맞는 것인지(검토할 것)"이라고 했다. 최근까지 "동북아 평화를 위해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이 필요하다"고 했던 이해찬 민주당 대표도 "그 생각을 접어야 할 것 같다"며 돌아섰다. 여당 일부에서는 "2020 도쿄올림픽 참가를 거부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왔다. 일본의 경제 보복 조치에 강대강(强對强) 대치 국면이 정점을 찍은 모양새다.

그러나 민주당 홍의락(재선·대구 북구을) 의원은 4일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 인터뷰에서 "GSOMIA 폐기나 도쿄올림픽 보이콧을 거론하는 것은 감정적인 대응"이라며 차분히 대응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홍 의원은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민주당 간사와 대·중소기업 및 IT(정보기술)를 다루는 당 제4정책조정위원장을 맡고 있다. 그는 "우리나라 입장에서 수입 절차가 굉장히 불편하고 번거로워졌으니, 차분하게 따져가면서 대응해야 한다"고 했다. 또 소재(素材) 산업 등 중소기업 생태계 육성책을 빨리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양국 갈등이 상당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이니 냉정을 유지하며 '실리(實利)'를 도모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이 국회 의원회관에서 조선일보 디지털편집국과 인터뷰 하고 있다. /조선일보 장련성 기자
홍 의원은 지난 20대 총선 때 대구 북구을에서 당선됐다. 민주당 공천을 받지 못해 무소속으로 나서 거둔 승리였다. 그런 그는 최근 "문재인 정부가 TK(대구·경북) 예산을 깎고 홀대했다"고 한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를 향해 "대구만 오면 실성한 사람처럼⋯"이라고 말해 논란이 됐다. 한국당 측은 "황 대표가 맞는 말을 한 것"이라고 했으나, 홍 의원은 거듭 "문재인 정부가 대구를 홀대한 것은 없다"고 했다. 오히려 그는 "한국당이 내 지역구에 당협위원장을 보내지 않고 있는데, 한국당은 대구에 공천만 하면 당선될 줄 아느냐"며 "요즘 TK민심은 한국당을 한심해한다"고 했다.

그는 문재인 정부가 여당 소속 PK(부산·경남) 단체장, 의원들의 요구로 동남권 신공항 재검토에 들어간 것에 대해서는 "온당치 못하다"며 "(앞으로) 국책 사업에 문제가 제기되면 (정부가) 다 재점검 해줄 것인지 의문"이라고 했다.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에 대해서도 "방향은 맞지만, 정책 추진 과정이 다소 성급했고 준비가 부족했다"고 했다.

─일본이 화이트리스트 배제 조치를 강행했다. 결국 한·일 관계가 파국을 맞은 셈인데.

"(아직) 외교적으로 해야할 부분은 있다. 그러나 지금 일본 보고 (조치를 철회하라고) 졸라봐야 당장 입장이 안 바뀐다.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 (폐기) 얘기나 도쿄올림픽 불출전 얘기는 감정적인 대응이다. 우리 나름대로 극복할 길을 찾아야 한다."

─어떤 방법이 있을까.

"'가마우지 경제'에서 벗어나는 노력을 해야 한다. 수출 대기업과 국내 중소기업의 생태계 형성에 주력할 필요가 있다. 오늘 당장 될 일은 아니고 10년 안에도 전부 다는 힘들겠지만 지금부터 (국산 대체를) 시작해야 한다."

가마우지 경제는 가마우지라는 새의 목 아랫부분을 끈으로 묶어 가마우지가 잡은 물고기를 삼키지 못하게 한 후 가로채는 낚시법에 빗대 우리 경제의 대일(對日) 의존성을 설명하는 표현이다. 1980년대말 일본의 경제평론가 고무로 나오키가 '한국의 붕괴'란 책에서 사용했다. 홍 의원 주장은 이번 위기를 일본에 대한 경제 의존을 탈피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는 뜻으로 보인다.

─중·장기 대책도 중요하지만 단기 대책도 있어야 하지 않나.

"일본은 아예 수출을 안 하겠다는 의미가 아니라 수출 심사 절차를 밟아서 차근차근 한품목 한품목 따져보겠다는 것이다. 우리 입장에선 굉장히 불편하고 번거로운 일이긴 하다. 그 사람들 기분에 따라 오늘은 (허가를) 해주다가 내일은 안 해줄 수도 있다. 차분하게 따져가면서 (심사에) 대응해야 한다."

─일본은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을 문제 삼았고, 기업 자산 현금화를 중단하자는 미국 중재안도 나왔는데.

"작년 대법원의 강제징용 판결은 2007년 일본 최고재판소가 중국인 강제동원 피해자 판결에서 '개인청구권은 살아있다'고 한 결정을 확인한 것이라고 본다. 아베 총리는 최고재판소 결정을 따르면 되는 것이고, 우리도 대법원 판결을 따르지 않을 수 없는 입장이다. 대법원에서 이미 판단을 내렸고 일본도 움직이지 않는데 (현금화 중단은) 방법이 없다고 본다."

산자위 여당 간사인 홍 의원은 소득주도성장과 탈원전에 관해 정부 내 강경론에 비해서는 '비판적 지지' 입장을 보여왔다는 평가가 많다.

─탈원전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공론화 과정에서 연착륙 하지 못하고 조금 성급했던 부분이 있었다. 하지만 에너지 전환은 세계적 추세로 피할 수 없다. 원전은 매우 서서히 없어지는 것이다. 문재인 정부에서 원전 5기가 늘어나고 석탄발전 7기가 늘어나는데, 가장 해야 할 일은 석탄발전부터 없애야 한다."

홍 의원은 경북 봉화 출신으로 독일의 기계제조업체 현지법인 대표를 한 기업인 출신이다.

─기업을 경영해본 입장에서 소득주도성장을 어떻게 평가하나.

"수출 주도의 우리 경제가 근래에는 내수(內需)와 전혀 관계가 없는 구조가 됐다. 이런 고민에서 내수를 진작시키는 방법으로 소득을 올려보겠다고 시작했지만, 연착륙시키지 못한 부분 때문에 부작용이 생기고 있다. 그걸 빨리 보완해야 한다."

─연착륙 방안은 무엇인가.

"(최저임금 인상의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능력이 제조업은 있는데, 자영업자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굉장히 수가 많고 출혈 경쟁하는 과정에 대한 현실적 접근과 준비가 부족했다. 자영업자들의 원금과 이자 상환과, (사업에서) 빠져나오고 싶은 분들을 지원하는 (정부의) 고민이 있어야 한다."

─생산성 향상이 뒷받침되지 않은 주 52시간제 확대 문제도 기업에 부담이란 지적이 있다.

"주 5일제 했을 때도 여러 얘기들이 있었는데, 결국 가야할 길이었다. 다만 우리 사회 분위기가 생산성을 올리기 위한 노력을 어느때부턴가 잊어버리고 대충대충 간 측면이 있다. 주 52시간제를 하면서 동시에 생산성을 높이려면 타이트한 사회적 분위기가 돼야 한다. 기업도 비용이나 인력 구조조정 측면에서만 접근하지 말고 혁신 노력을 해야 하고, 정부는 이를 지원해야 한다."

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지난달 16일 대구에서 "지난해 편성된 예산안 자료를 받아봤더니 올해 전국 광역지자체 모두 예산이 늘었는데, 대구만 줄었다고 한다"며 "이것은 또다른 (현 정권의) 경제보복"이라고 했다. '대구 예산 패싱론(論)'을 제기한 것이다. 황 대표는 대구시가 확보한 국비가 정부 편성안을 기준으로 2016년도 3조2428억원, 2017년도 3조554억원, 2018년도 2조8885억원, 올해 2조8902억원으로 문재인 정부 들어 감소 추세라는 점 등을 들었다.

이에 대해 홍 의원은 지난달 18일 당 공개 회의에서 "대구만 오면 실성한 사람처럼 대구시민을 우롱한다"고 말했다. 그러자 한국당은 "홍 의원이 막말을 했다"며 반발했다.

─ 대구 예산 문제로 황 대표와 충돌했는데.

"황 대표가 자꾸 엉뚱한 얘기를 하니까 내가 따진 것이다. 대구나 경북이나 SOC(사회간접자본) 사업이 많이 마무리돼가면서 예산이 줄어든 (추세적인) 것은 일반화 돼 있다. 지난 10년간 대구 예산을 보면 죽죽 줄었다. 황 대표가 총리 시절에도 그랬다. 또 2017년 황 대표가 대통령 권한대행이고 박근혜 정부 장관들이 재직 중일 때 부처가 (지자체로부터) 반영했던 2018년도 예산을 보면 전년 대비 확 줄어있다. 그걸 문재인 대통령이 홀대해서 그렇다고 얘기하면 어떻게 하나."

홍 의원은 2018년도 예산이 대선이 있던 해인 2017년 초에는 부처 단위에서 지자체 협의를 통해서 예산이 반영되기 시작하는 단계였으므로, 이를 챙기지 못한 한국당에도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해석됐다. 그러나 한국당 관계자는 "황 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예산 홀대에 대해 정확하게 말했고, 계속 문제 제기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

더불어민주당 홍의락 의원. /조선일보 장련성 기자
─ 대구 유권자들은 문재인 정부와 민주당, 한국당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정부를) 좋아하지는 않는다. 일례로 PK는 정부에 대한 기대가 컸다가 여러 경제나 성과를 놓고 실망을 해서 (지지율이) 막 내려가다가 이제는 오르내리고 최근에 달라진 부분도 있다. TK는 문재인 정부한테 기대를 별로 안했었는데 기대했던 한국당을 보니까 한심한거다. 한국당에 실망이 크니까 (한국당 지지율이) 내려가고 어느 수준에서 올라가지 않는다. 반면 민주당에 대해서는 일반 유권자는 실망했다거나 기대했다 그런 것은 별로 없다. 민주당이 대구를 위해서 해야할 일을 하고 있는데⋯워낙 (TK의) 여론 지형이 기울어져 있는 것은 사실이다."

한국갤럽에 따르면, 대선 석달 뒤인 2017년 8월 첫째주 여론조사에서 대구·경북 지역 민주당 지지도는 32%, 자유한국당은 16%, 바른정당 10%였다. 2018년 8월 첫째주는 민주당 25%, 한국당 28%, 바른미래당 8%였고, 지난 2일 발표된 올해 8월 첫째주 조사는 민주당 25%, 한국당 32%, 바른미래당 5%, 우리공화당 2%이다. 여론조사 관련 내용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

─ PK 지역 동남권 신공항 추진에 대해 TK소외론이 나오는데.

"(PK지역) 지자체장이 나서서 김현미 국토부 장관하고 만나서 (동남권 신공항을) 얘기하는 것은 (정부가 PK 지역의) 압박에 의해서 (재검토를) 받아들인 것처럼 보여진다. 그것을 총리실에서 받아서 하는 것도 모양새가 안 좋아보인다. 그러면 국책 사업에 문제 있다고 생각하는 당사자는 다 재점검 해줄 것인가 의문이 있다. (신공항 입지가) 가덕도를 향해서 직결한다고 하는 것도 온당하지 못할 것이다. 가덕도는 기술적인 문제로 사실상 불가능할거라고 생각한다."

─지역구의 내년 총선 분위기 어떤가.

"우리 지역에 한국당 당협위원장이 없다. 한국당은 대구는 언제든 누구나 공천하면 당연히 당선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그러지 않고서야 한국당이 이렇게 지역구를 방치해놓겠느냐. (한국당이) 이겼다고 생각하라 해라. 9회 말까지 기분좋게 이겼다고 생각하다가 역전할 수도 있다. 선거는 해봐야 아는거다."

3일의 약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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